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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를 주원료로 우려낸 국물에 주로 소면을 말아서 내는 국수.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화된 소면 종류의 국수라 어딜 가나 멸치국수 파는 데는 있게 마련이다. 하다 못해 분식집에 가서 잔치국수를 시키면 그게 멸치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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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국물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가락국수]]와 비슷한 점도 있지만 [[가락국수]]와는 면 말고도 국물도 차이가 있다. [[가락국수]][[진간장]]으로 간을 해서 색깔이 짙고 [[설탕]]으로 단맛을 내기도 하지만 멸치국수는 [[소금]]을 쓰거나 소금에 [[국간장]을 조금 넣는 식이라 국물 색깔이 노르스름하고 단맛이 별로 없다. 둘다 [[다시마]]를 쓰지만 멸치국수는 [[]][[파뿌리]]와 같은 재료로 좀 더 개운한 느낌을 살린다.
[[멸치]]를 주원료로<ref>멸치가 아니라 밴댕이의 일종인 디포리도 쓰인다. 이쪽을 좀 더 고급 재료로 친다.</ref> 우려낸 국물에 [[소면]]이나 [[중면]] 같은 건면을 말아서 내는 [[국수]] 요리.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화된 [[소면]] 종류의 [[국수]]라 어딜 가나 멸치국수 파는 데는 있게 마련이다. 하다 못해 [[분식집]]이나 [[국수]] 전문점에 가서 [[잔치국수]]를 시키면 그게 멸치국수. 멸치국물에 [[칼국수]]를 넣어 먹을 수도 있지만 그건 그냥 [[칼국수]]라고 부르는 게 보통이다. 멸치국물을 쓰더라도 [[칼국수]]는 국물에 [[국수]]를 넣고 삶기 때문에 전분이 녹아 나와 국물이 걸쭉해지지만 [[건면]]을 사용하면 [[국수]]만 따로 삶아 물에 헹구면서 전분을 씻어내므로 국물이 맑다.


멸치국수 체인점도 많이 생겼는데, 이 중에는 국물에서 쓴맛이 나는 곳이 적지 않다. [[멸치]] 내장을 빼지 않아서 그렇다. 정말 제대로 멸치국물을 내는 집이라면 멸치를 하나 하나 까서 내장과 머리를 다 빼야 하는데, 그게 꽤나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귀찮아서 그냥 통째로 국물을 내는 집이 많다. 통째로 쓸 거면 오래 우려내지 말아야 하는데 본전을 뽑으려고 오래 우려내면 내장에서 쓴맛이 다 빠져나오는 것이다. 멸치국물에서 씁쓸한 맛이 난다면 성의 없이 국물을 낸 집이므로 피하자.
애호박, [[양파]]와 같은 채소도 단골로 들어간다. [[감자]]를 넣을 수도 있지만 전분이 우러나와 국물이 탁하고 결쭉해지는 경향이 있다. 국물에 달걀을 풀어서 넣기도 한다. [[고명]]으로는 채썬 애[[호박]]이나 [[달걀지단]], [[고추]], [[유부]], [[김치]], [[김]] 같은 것들이 종종 올라온다.
 
집에서도 만들기 쉬운 편이라 만들어 먹는 집이 많다. [[라면]]이 보편화된지라 지금은 멸치국수를 만들어 먹는 집이 드물어졌지만 [[라면]]의 기름기를 싫어하는 어르신들은 여전히 멸치국수나 [[칼국수]]를 즐긴다. 집에서 먹고는 싶은데 국물 내고 어쩌고 하기 귀찮으면 [[슈퍼마켓]]에서 포장된 멸치국수<ref>[[국수]]와 멸치국물 스프가 들어서 [[라면]]처럼 간편하게 끓여먹을 수 있는 제품도 나와 있다.</ref>, 또는 멸치칼국수 [[라면]]<ref>[[유탕면]]이 아닌 [[건면]]을 사용하기 때문에 [[라면]] 치고는 기름기가 적고 깔끔한 편이다.</ref>을 사다 먹을 수도 있다.
 
멸치국수를 주력으로 하는 체인점들도 있으며, 구포국수, 풍국면과 같이 [[국수]]를 만들던 기업이 아예 이쪽으로 진출한 사례들도 있다. 백종원도 미정국수0410이라는 멸치국수 체인점을 가지고 있다.
 
==잔치국수==
 
'잔치국수'라는 이름으로도 종종 쓰이는데, 원래 국수는 환갑잔치나 결혼식과 같은 잔치에 등장하는 음식이었다. 우리나라는 밀농사가 잘 되는 데도 아니었으므로 밀가루가 귀했고 주로 메밀로 [[국수]]를 만들어 먹었는데 그조차도 지금처럼 아무 때나 흔하게 먹는 값싼 음식이 아니었다. 소면, 중면 같은 건은 일제강점기 때에 가서야 들어왔고 밀가루 국수가 대중화된 건 해방 후 미국의 원조 물자로 밀가루가 대량으로 풀리면서부터였다. 그런데 '잔치국수'라는 말은 예전에는 쓰이지 않았다. 이 말은 1980년대에 등장해서 우리나라 국수 전문 체인점의 초창기 강자였던 &lt;장터국수&gt;의 메뉴에 들어 있던 것으로, 체인점의 이름을 딴 장터국수, 마당냉면과 함께 주력으로 밀던 [[국수]] 요리였다. 다만 가장 전면에 주력으로 내세우던 것은 장터국수였고, 잔치국수는 그보다 조금 쌌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매체 광고나 매장 홍보의 전면에는 잘 나타나지 않던 음식이었다. 장터국수 체인점이 히트를 치면서 잔치국수라는 이름도 널리 퍼지게 되었고, 이제는 멸치국수를 뜻하는 말로 정착되었다. 정작 장터국수는 점점 쇠퇴기를 걸으면서 2021년 기준으로는 이제 몇몇 점포만 띄엄띄엄 남은 상태인데, 그래도 아직 본사는 운영을 하고 있는 상태다. 단 가맹점은 더 이상 받지 않고 기존 점포에만 재료를 공급하고 있다고. 체인점이지만 얼마 남지 않은 매장들은 이제는 나름 노포의 반열에 들어선 셈이다.
 
==가락국수와 차이점==
 
[[멸치국물]]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가락국수]]와 비슷한 점도 있지만 [[가락국수]]는 통통한 [[우동]]을 쓰는 것 말고도 국물도 멸치국수와는 차이가 있다. [[가락국수]]는 [[우동]]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ref>실제로 그냥 '우동'이라는 이름으로 파는 곳이 많다. 한국의 가락국수에 익숙해져 있다가 일본 현지에 가서 우동을 먹어 보고는 맛이 많이 달라서 당황하는 사람들도 있다.</ref> [[가쓰오부시]]를 일부 쓰는 곳도 있고, 멸치국물에 [[진간장]]으로 간을 해서 색깔이 짙고 [[설탕]]으로 단맛을 내기도 하지만<ref>다만 이건 간토 쪽 스타일이다. 가장 인지도가 높은 사누키우동을 포함한 간사이 쪽 우동은 소금으로 간을 하기 때문에 국물이 말간 편이다.</ref> 멸치국수는 [[소금]]으로 간을 하거나 [[소금]]에 [[국간장]]을 조금 넣는 정도라 국물 색깔이 연하게 노르스름하고<ref>일본 간사이 또는 [[큐슈]] 쪽 [[우동]]도 [[가쓰오부시]] 국물을 쓰지만 [[소금]]간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빛깔이 연하다.</ref> 단맛이 별로 없다. 둘 다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서 [[다시마]]를 쓰지만 멸치국수는 [[무]]와 [[파]]뿌리와 같은 재료로 좀 더 개운한 느낌을 살린다. 한국인답게 [[고춧가루]]를 뿌려서 얼큰하게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만 이는 [[가락국수]]를 비롯한 다른 여러 가지 [[국수]] 요리도 마찬가지다. [[짜장면]]에 [[고춧가루]] 넣어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중국집]] 테이블에는 꼭 고춧가루가 놓여 있다.
 
==그밖에==
 
멸치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체인점도 많이 생겼는데<ref>멸치국수를 주력으로 내세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막걸리]]와 한식 [[안주]]를 파는, 일종의 민속주점 개념으로 운영하는 체인점들도 많다.</ref><ref>최근에는 풍국면 같은 국수 제조업체가 직접 회사 이름을 브랜드로 내걸고 국수 체인점을 운영하는 곳도 있는데, 여기의 주력 음식도 멸치국수와 [[비빔국수]]다.</ref>, 이 중에는 국물에서 쓴맛이 나는 곳이 적지 않다. 원래 그러려니 하고 먹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은 [[멸치]] 내장<ref>흔히 [[멸치]] 똥이라고 부르는데 시커먼 색깔과 나쁜 맛 때문에 그리 부르는 것이 실제로는 내장이다.</ref>을 빼지 않아서 그렇다. 정말 제대로 멸치국물을 내는 집이라면 [[멸치]]를 하나 하나 까서 내장과 머리를 다 빼야 하는데, 일 자체는 간단하지만 1인분 멸치 국물을 내기 위해서 까야 하는 [[멸치]]의 양이 최소 열 마리 이상이다 보니 꽤나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수십 명 분의 국물을 한꺼번에, 그것도 하루에 여러 번씩 내야 하는 멸치국수집에서는 귀찮아서 그냥 통째로 [[멸치]]를 때려넣고 국물을 내는 집이 많다. 통째로 쓸 거면 오래 우려내지 말아야 하는데 본전을 뽑으려고 오래 우려내면 내장에서 쓴맛이 다 빠져나오는 것이다. [[멸치국물]]에서 씁쓸한 맛이 난다면 성의 없이 국물을 낸 집이므로 피하자.
 
{{각주}}
 
[[Category:국수]]

2024년 5월 1일 (수) 01:53 기준 최신판

Myeolchiguksu.jpg

멸치를 주원료로[1] 우려낸 국물에 소면이나 중면 같은 건면을 말아서 내는 국수 요리.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화된 소면 종류의 국수라 어딜 가나 멸치국수 파는 데는 있게 마련이다. 하다 못해 분식집이나 국수 전문점에 가서 잔치국수를 시키면 그게 멸치국수. 멸치국물에 칼국수를 넣어 먹을 수도 있지만 그건 그냥 칼국수라고 부르는 게 보통이다. 멸치국물을 쓰더라도 칼국수는 국물에 국수를 넣고 삶기 때문에 전분이 녹아 나와 국물이 걸쭉해지지만 건면을 사용하면 국수만 따로 삶아 물에 헹구면서 전분을 씻어내므로 국물이 맑다.

애호박, 양파와 같은 채소도 단골로 들어간다. 감자를 넣을 수도 있지만 전분이 우러나와 국물이 탁하고 결쭉해지는 경향이 있다. 국물에 달걀을 풀어서 넣기도 한다. 고명으로는 채썬 애호박이나 달걀지단, 고추, 유부, 김치, 같은 것들이 종종 올라온다.

집에서도 만들기 쉬운 편이라 만들어 먹는 집이 많다. 라면이 보편화된지라 지금은 멸치국수를 만들어 먹는 집이 드물어졌지만 라면의 기름기를 싫어하는 어르신들은 여전히 멸치국수나 칼국수를 즐긴다. 집에서 먹고는 싶은데 국물 내고 어쩌고 하기 귀찮으면 슈퍼마켓에서 포장된 멸치국수[2], 또는 멸치칼국수 라면[3]을 사다 먹을 수도 있다.

멸치국수를 주력으로 하는 체인점들도 있으며, 구포국수, 풍국면과 같이 국수를 만들던 기업이 아예 이쪽으로 진출한 사례들도 있다. 백종원도 미정국수0410이라는 멸치국수 체인점을 가지고 있다.

잔치국수

'잔치국수'라는 이름으로도 종종 쓰이는데, 원래 국수는 환갑잔치나 결혼식과 같은 잔치에 등장하는 음식이었다. 우리나라는 밀농사가 잘 되는 데도 아니었으므로 밀가루가 귀했고 주로 메밀로 국수를 만들어 먹었는데 그조차도 지금처럼 아무 때나 흔하게 먹는 값싼 음식이 아니었다. 소면, 중면 같은 건은 일제강점기 때에 가서야 들어왔고 밀가루 국수가 대중화된 건 해방 후 미국의 원조 물자로 밀가루가 대량으로 풀리면서부터였다. 그런데 '잔치국수'라는 말은 예전에는 쓰이지 않았다. 이 말은 1980년대에 등장해서 우리나라 국수 전문 체인점의 초창기 강자였던 <장터국수>의 메뉴에 들어 있던 것으로, 체인점의 이름을 딴 장터국수, 마당냉면과 함께 주력으로 밀던 국수 요리였다. 다만 가장 전면에 주력으로 내세우던 것은 장터국수였고, 잔치국수는 그보다 조금 쌌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매체 광고나 매장 홍보의 전면에는 잘 나타나지 않던 음식이었다. 장터국수 체인점이 히트를 치면서 잔치국수라는 이름도 널리 퍼지게 되었고, 이제는 멸치국수를 뜻하는 말로 정착되었다. 정작 장터국수는 점점 쇠퇴기를 걸으면서 2021년 기준으로는 이제 몇몇 점포만 띄엄띄엄 남은 상태인데, 그래도 아직 본사는 운영을 하고 있는 상태다. 단 가맹점은 더 이상 받지 않고 기존 점포에만 재료를 공급하고 있다고. 체인점이지만 얼마 남지 않은 매장들은 이제는 나름 노포의 반열에 들어선 셈이다.

가락국수와 차이점

멸치국물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가락국수와 비슷한 점도 있지만 가락국수는 통통한 우동을 쓰는 것 말고도 국물도 멸치국수와는 차이가 있다. 가락국수우동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4] 가쓰오부시를 일부 쓰는 곳도 있고, 멸치국물에 진간장으로 간을 해서 색깔이 짙고 설탕으로 단맛을 내기도 하지만[5] 멸치국수는 소금으로 간을 하거나 소금국간장을 조금 넣는 정도라 국물 색깔이 연하게 노르스름하고[6] 단맛이 별로 없다. 둘 다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서 다시마를 쓰지만 멸치국수는 뿌리와 같은 재료로 좀 더 개운한 느낌을 살린다. 한국인답게 고춧가루를 뿌려서 얼큰하게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만 이는 가락국수를 비롯한 다른 여러 가지 국수 요리도 마찬가지다. 짜장면고춧가루 넣어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중국집 테이블에는 꼭 고춧가루가 놓여 있다.

그밖에

멸치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체인점도 많이 생겼는데[7][8], 이 중에는 국물에서 쓴맛이 나는 곳이 적지 않다. 원래 그러려니 하고 먹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은 멸치 내장[9]을 빼지 않아서 그렇다. 정말 제대로 멸치국물을 내는 집이라면 멸치를 하나 하나 까서 내장과 머리를 다 빼야 하는데, 일 자체는 간단하지만 1인분 멸치 국물을 내기 위해서 까야 하는 멸치의 양이 최소 열 마리 이상이다 보니 꽤나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수십 명 분의 국물을 한꺼번에, 그것도 하루에 여러 번씩 내야 하는 멸치국수집에서는 귀찮아서 그냥 통째로 멸치를 때려넣고 국물을 내는 집이 많다. 통째로 쓸 거면 오래 우려내지 말아야 하는데 본전을 뽑으려고 오래 우려내면 내장에서 쓴맛이 다 빠져나오는 것이다. 멸치국물에서 씁쓸한 맛이 난다면 성의 없이 국물을 낸 집이므로 피하자.

각주

  1. 멸치가 아니라 밴댕이의 일종인 디포리도 쓰인다. 이쪽을 좀 더 고급 재료로 친다.
  2. 국수와 멸치국물 스프가 들어서 라면처럼 간편하게 끓여먹을 수 있는 제품도 나와 있다.
  3. 유탕면이 아닌 건면을 사용하기 때문에 라면 치고는 기름기가 적고 깔끔한 편이다.
  4. 실제로 그냥 '우동'이라는 이름으로 파는 곳이 많다. 한국의 가락국수에 익숙해져 있다가 일본 현지에 가서 우동을 먹어 보고는 맛이 많이 달라서 당황하는 사람들도 있다.
  5. 다만 이건 간토 쪽 스타일이다. 가장 인지도가 높은 사누키우동을 포함한 간사이 쪽 우동은 소금으로 간을 하기 때문에 국물이 말간 편이다.
  6. 일본 간사이 또는 큐슈우동가쓰오부시 국물을 쓰지만 소금간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빛깔이 연하다.
  7. 멸치국수를 주력으로 내세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막걸리와 한식 안주를 파는, 일종의 민속주점 개념으로 운영하는 체인점들도 많다.
  8. 최근에는 풍국면 같은 국수 제조업체가 직접 회사 이름을 브랜드로 내걸고 국수 체인점을 운영하는 곳도 있는데, 여기의 주력 음식도 멸치국수와 비빔국수다.
  9. 흔히 멸치 똥이라고 부르는데 시커먼 색깔과 나쁜 맛 때문에 그리 부르는 것이 실제로는 내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