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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Sous vide cooked beef steak.jpg|500px|없음|섬네일|진공저온조리법으로 조리한 비프 [[스테이크]]. 겉 표면 색깔이 갈색인 것은 수비드 조리 후에 겉을 살짝 구워주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수비드(sous-vide)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수비드는 [[프랑스어]]이며 [[영어]]로는 'under vaccum' 정도의 뜻이 된다. 즉 '진공 상태에서'란 의미.
우리나라에서는 수비드(sous-vide)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수비드는 [[프랑스어]]이며 [[영어]]로는 'under vaccum' 정도의 뜻이 된다. 즉 '진공 상태에서'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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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를 비닐에 넣고 공기를 빼서 진공 상태로 만든 다음, 뜨거운 물에 넣거나 증기를 쐬어 조리한다. 이 때 조리하는 온도는 섭씨 55~60도 정도로 보통 음식을 조리하는 온도보다 많이 낮다. 이 조리법의 목적은 [[단백질]] 변성을 최소화 하면서 재료를 익히는 게 관건이다. 그 때문에 조리 시간은 보통의 음식 조리보다 길어서 적게는 한 시간에서 많게는 48시간까지 걸린다. <del>[[설렁탕]]도 그 정도는 하잖아?</del> 따라서 최소한 진공포장을 위한 기구와 물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기구를 필요로 한다. 진공포장을 하는 이유는, 일단 포장을 안하고 물에 넣으면 [[육즙]]이나 향이 다 빠져나가버리기도 하고, 55~60도라는 낮은 온도에서 조리하기 때문에 이 정도 온도에서는 너끈히 잘 사는 세균들의 파티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
재료를 비닐에 넣고 공기를 빼서 진공 상태로 만든 다음, 뜨거운 물에 넣거나 증기를 쐬어 조리한다. 이 때 조리하는 온도는 섭씨 55~60도 정도로 보통 음식을 조리하는 온도보다 많이 낮다. 이 조리법의 목적은 [[단백질]] 변성을 최소화 하면서 재료를 익히는 게 관건이다. 그 때문에 조리 시간은 보통의 음식 조리보다 길어서 적게는 한 시간에서 많게는 48시간까지 걸린다. <del>[[설렁탕]]도 그 정도는 하잖아?</del> 따라서 최소한 진공포장을 위한 기구와 물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기구를 필요로 한다. 진공포장을 하는 이유는, 일단 포장을 안하고 물에 넣으면 [[육즙]]이나 향이 다 빠져나가버리기도 하고, 55~60도라는 낮은 온도에서 조리하기 때문에 이 정도 온도에서는 너끈히 잘 사는 세균들의 파티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


처음 이 조리법이 고안된 것은 1799년으로 오래 되었다. 하지만 실용화된 것은 1960년대 중반으로 역사가 짧은 편이다. 미국 회사에서 프랑스 엔지니어와 함께 진공포장과 온도 유지에 필요한 기계를 개발하고, 이 방법을 최초로 적용한 곳은 [[프랑스]]의 로안에 있는 레스토랑 트루아그였다. 첫 요리는 [[푸아그라]]였는데, 다른 조리법과 비교하면 외형이 거의 그대로 유지되었고 엄청난 지방도 거의 손실이 없었던 데다가 질감 역시 굉장히 부드러웠다고한다.
처음 이 조리법이 고안된 것은 1799년으로 오래 되었다. 하지만 실용화된 것은 1960년대 중반으로 역사가 짧은 편이다. 미국 회사에서 [[프랑스]] 엔지니어와 함께 진공포장과 온도 유지에 필요한 기계를 개발하고, 이 방법을 최초로 적용한 곳은 [[프랑스]]의 로안에 있는 레스토랑 트루아그였다. 첫 요리는 [[푸아그라]]였는데, 다른 조리법과 비교하면 외형이 거의 그대로 유지되었고 엄청난 지방도 거의 손실이 없었던 데다가 질감 역시 굉장히 부드러웠다고한다.


수비드로 조리하는 요리는 보통 차가운 상태로 제공된다. 어차피 조리할 때의 온도 자체도 높지가 않고, 단백질 변성을 최소화하는 게 이 조리법의 핵심 중 하나이기 때문에 통상 따뜻하다고 느낄 정도로 온도를 올리면 수비드의 목적에 어긋나는 결과가 된다. 그런데 한국에는 '수비드 [[삼겹살]]'이라고 해서 수비드 방식으로 익한 삼겹살을 불에 구워먹는 것도 있다. <del>아니 이게 뭔...</del> 물론 바짝 익히지 않고 [[타타키]]처럼 겉만 살짝 익힌다면 이전의 [[삼겹살]] 구이에서는 먹어본 적 없는 전혀 새로운 맛을 느끼게 되겠지만 그냥 하던 대로 안에까지 확 구워버린다면... {{관용구:이하생략}}
수비드로 조리하는 요리는 보통 차가운 상태로 제공된다. 어차피 조리할 때의 온도 자체도 높지가 않고, 단백질 변성을 최소화하는 게 이 조리법의 핵심 중 하나이기 때문에 통상 따뜻하다고 느낄 정도로 온도를 올리면 수비드의 목적에 어긋나는 결과가 된다. 그런데 한국에는 '수비드 [[삼겹살]]'이라고 해서 수비드 방식으로 익한 삼겹살을 불에 구워먹는 것도 있다. <del>아니 이게 뭔...</del> 물론 바짝 익히지 않고 [[타타키]]처럼 겉만 살짝 익힌다면 이전의 [[삼겹살]] 구이에서는 먹어본 적 없는 전혀 새로운 맛을 느끼게 되겠지만 그냥 하던 대로 안에까지 확 구워버린다면... {{관용구:이하생략}}


수비드로 조리한 고기 요리의 특징이라면 엄청난 부드러움이다. 고기를 열로 익히게 되면 [[단백질]]이 단단하고 질겨진다. 기름이 적당이 들어 있는 고기를 이 방법으로 조리해서 먹어 보면 그야말로 녹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
수비드로 조리한 고기 요리의 특징이라면 엄청난 부드러움이다. 고기를 열로 익히게 되면 [[단백질]]이 단단하고 질겨진다. 수비드는 이러한 [[단백질]] 변성을 최소화 하는 조리법이기 때문에 고기가 굉장히 부드럽다. 기름이 적당이 들어 있는 고기를 이 방법으로 조리해서 먹어 보면 그야말로 녹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 따라서 수비드로 조리하는 고기를 다시 굽거나 별로 익히는 식으로 소리를 하면 이러한 특징이 날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과학적으로 볼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세균 번식에 따른 식중독 문제다. 55~60도 정도에서 살 수 있는 세균은 아주 많다. 진공포장을 하기 때문에 괜찮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장 치명적인 보툴리누스균은 혐기성 세균이기 때문에 진공포장 환경을 아주 고마워한다. 게다가 수비드는 조리시간이 짧아야 한 시간, 길면 이틀까지 가므로 온도만 맞으면 세균에게에는 아주 끝내주는 증식 환경이다. 다만 이 세균이 잘 증식하는 온도는 20~45도 사이고, 50도가 살아남는 상한선이므로 수비드 조리가 통상 55~60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문제는 없다. 고기 덩어리를 조리할 때 안쪽까지 과연 그 온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가 문제다. 덩어리를 너무 두껍게 하지 않거나, 전자레인지로 한번 살균을 해 주는 것도 방법이다. 플로리다대학교의 자료에 따르면 따뜻한 상태의 음식을 보관하려면 57도 이상을 유지하라고 권하고 있다.<ref>[https://edis.ifas.ufl.edu/fs104 Keith R. Schneider, Rachael Silverberg, Alexandra Chang, and Renée M. Goodrich Schneider, "Preventing Foodborne Illness: Clostridium botulinum"], ''University of Florida IFAS Extension'', Original publication date February 2004. Revised December 2014.</ref> 즉 수비드 역시 안전하게 조리하려면 57도 이상을 유지하는 게 가장 좋다. 또한 진공 포장을 뜯기 전에 얼음물에 차갑게 식히는 것도 좋다.
과학적으로 볼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세균 번식에 따른 식중독 문제다. 55~60도 정도에서 살 수 있는 세균은 아주 많다. 진공포장을 하기 때문에 괜찮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장 치명적인 보툴리누스균<ref>생물이 만드는 독 중에 최악으로 손꼽히는 무시무시한 놈이다. 이 독을 묽게 희석시켜서 만드는 게 바로 [[보톡스]].</ref>은 혐기성 세균이기 때문에 진공포장 환경을 아주 고마워한다. 게다가 수비드는 조리시간이 짧아야 한 시간, 길면 이틀까지 가므로 온도만 맞으면 세균에게에는 아주 끝내주는 증식 환경이다. 다만 보툴리누스균이 잘 증식하는 온도는 20~45도 사이고, 50도가 살아남는 상한선이므로 수비드 조리가 통상 55~60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 온도만 유지시켜 줄 수 있다면 문제는 없다. 고기 덩어리를 조리할 때 안쪽까지 과연 그 온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가 문제다. 덩어리를 너무 두껍게 하지 않거나, 전자레인지로 한번 살균을 해 주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수비드는 조리시간이 굉장히 길기 때문에 안쪽까지 온도가 충분히 고르게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 플로리다대학교의 자료에 따르면 따뜻한 상태의 음식을 보관하려면 57도 이상을 유지하라고 권하고 있다.<ref>[https://edis.ifas.ufl.edu/fs104 Keith R. Schneider, Rachael Silverberg, Alexandra Chang, and Renée M. Goodrich Schneider, "Preventing Foodborne Illness: Clostridium botulinum"], ''University of Florida IFAS Extension'', Original publication date February 2004. Revised December 2014.</ref> 즉 수비드 역시 안전하게 조리하려면 57도 이상을 유지하는 게 가장 좋다. 또한 진공 포장을 뜯기 전에 얼음물에 차갑게 식히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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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8일 (화) 12:33 기준 최신판

진공저온조리법으로 조리한 비프 스테이크. 겉 표면 색깔이 갈색인 것은 수비드 조리 후에 겉을 살짝 구워주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수비드(sous-vide)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수비드는 프랑스어이며 영어로는 'under vaccum' 정도의 뜻이 된다. 즉 '진공 상태에서'란 의미.

재료를 비닐에 넣고 공기를 빼서 진공 상태로 만든 다음, 뜨거운 물에 넣거나 증기를 쐬어 조리한다. 이 때 조리하는 온도는 섭씨 55~60도 정도로 보통 음식을 조리하는 온도보다 많이 낮다. 이 조리법의 목적은 단백질 변성을 최소화 하면서 재료를 익히는 게 관건이다. 그 때문에 조리 시간은 보통의 음식 조리보다 길어서 적게는 한 시간에서 많게는 48시간까지 걸린다. 설렁탕도 그 정도는 하잖아? 따라서 최소한 진공포장을 위한 기구와 물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기구를 필요로 한다. 진공포장을 하는 이유는, 일단 포장을 안하고 물에 넣으면 육즙이나 향이 다 빠져나가버리기도 하고, 55~60도라는 낮은 온도에서 조리하기 때문에 이 정도 온도에서는 너끈히 잘 사는 세균들의 파티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

처음 이 조리법이 고안된 것은 1799년으로 오래 되었다. 하지만 실용화된 것은 1960년대 중반으로 역사가 짧은 편이다. 미국 회사에서 프랑스 엔지니어와 함께 진공포장과 온도 유지에 필요한 기계를 개발하고, 이 방법을 최초로 적용한 곳은 프랑스의 로안에 있는 레스토랑 트루아그였다. 첫 요리는 푸아그라였는데, 다른 조리법과 비교하면 외형이 거의 그대로 유지되었고 엄청난 지방도 거의 손실이 없었던 데다가 질감 역시 굉장히 부드러웠다고한다.

수비드로 조리하는 요리는 보통 차가운 상태로 제공된다. 어차피 조리할 때의 온도 자체도 높지가 않고, 단백질 변성을 최소화하는 게 이 조리법의 핵심 중 하나이기 때문에 통상 따뜻하다고 느낄 정도로 온도를 올리면 수비드의 목적에 어긋나는 결과가 된다. 그런데 한국에는 '수비드 삼겹살'이라고 해서 수비드 방식으로 익한 삼겹살을 불에 구워먹는 것도 있다. 아니 이게 뭔... 물론 바짝 익히지 않고 타타키처럼 겉만 살짝 익힌다면 이전의 삼겹살 구이에서는 먹어본 적 없는 전혀 새로운 맛을 느끼게 되겠지만 그냥 하던 대로 안에까지 확 구워버린다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수비드로 조리한 고기 요리의 특징이라면 엄청난 부드러움이다. 고기를 열로 익히게 되면 단백질이 단단하고 질겨진다. 수비드는 이러한 단백질 변성을 최소화 하는 조리법이기 때문에 고기가 굉장히 부드럽다. 기름이 적당이 들어 있는 고기를 이 방법으로 조리해서 먹어 보면 그야말로 녹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 따라서 수비드로 조리하는 고기를 다시 굽거나 별로 익히는 식으로 소리를 하면 이러한 특징이 날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과학적으로 볼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세균 번식에 따른 식중독 문제다. 55~60도 정도에서 살 수 있는 세균은 아주 많다. 진공포장을 하기 때문에 괜찮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장 치명적인 보툴리누스균[1]은 혐기성 세균이기 때문에 진공포장 환경을 아주 고마워한다. 게다가 수비드는 조리시간이 짧아야 한 시간, 길면 이틀까지 가므로 온도만 맞으면 세균에게에는 아주 끝내주는 증식 환경이다. 다만 보툴리누스균이 잘 증식하는 온도는 20~45도 사이고, 50도가 살아남는 상한선이므로 수비드 조리가 통상 55~60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 온도만 유지시켜 줄 수 있다면 문제는 없다. 고기 덩어리를 조리할 때 안쪽까지 과연 그 온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가 문제다. 덩어리를 너무 두껍게 하지 않거나, 전자레인지로 한번 살균을 해 주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수비드는 조리시간이 굉장히 길기 때문에 안쪽까지 온도가 충분히 고르게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 플로리다대학교의 자료에 따르면 따뜻한 상태의 음식을 보관하려면 57도 이상을 유지하라고 권하고 있다.[2] 즉 수비드 역시 안전하게 조리하려면 57도 이상을 유지하는 게 가장 좋다. 또한 진공 포장을 뜯기 전에 얼음물에 차갑게 식히는 것도 좋다.

각주

  1. 생물이 만드는 독 중에 최악으로 손꼽히는 무시무시한 놈이다. 이 독을 묽게 희석시켜서 만드는 게 바로 보톡스.
  2. Keith R. Schneider, Rachael Silverberg, Alexandra Chang, and Renée M. Goodrich Schneider, "Preventing Foodborne Illness: Clostridium botulinum", University of Florida IFAS Extension, Original publication date February 2004. Revised December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