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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 참나무로 만든 통. [[레드 와인]]이나 일부 [[화이트 와인]]을 숙성할 때도 쓰이며<ref>[[부르고뉴]] [[샤르도네]] [[와인]]은 [[화이트 와인]]이지만 오크통 숙성을 한다. 이런 스타일을 지향하는 다른 [[샤르도네]] [[와인]]도 오크통 숙성을 한다.</ref> [[위스키]], [[브랜디]]를 비롯한 여러 [[증류주]]를 숙성시킬 때에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 싸구려인 경우에는 편법을 쓰기도 하지만 제대로 만든 것이라면 오크통을 다녀와야 한다. [[이탈리아]]의 [[와인]][[식초]]인 [[발사믹]] 역시 고급품일수록 오크통 숙성을 거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피자에 뿌려 먹는 매운 소스로 잘 알려진 [[타바스코 소스]] 역시 오크통에서 3년까지 숙성 한다! | ||
오크통이 하는 기능은 여러 가지다. 먼저 [[위스키]]나 [[브랜디]]가 가진 특유의 루비 빛깔은 오크통 숙성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증류를 막 마친 [[술]]은 어떤 것이나 무색 투명하다. [[보드카]]나 [[진]]과 같이 오크통 숙성을 거치지 않은 증류주는 색깔이 없는데 이런 것을 [[오드비]]라고 한다. [[레드 와인]]은 원래 포도 껍질에서 나오는 진한 색깔이 있지만 오크통 숙성을 통해서 색깔이 더더욱 짙어진다. | |||
[[ | [[파일:Oak staves with different char levels.jpg|upright 1|섬네일|서로 다른 정도로 불에 그을린 오크통 목재. 가장 위에 있는 것은 그을리지 않은 것이고 아래로 내려가면서 라이트(light), 미디엄(medium), 헤비(heavy)다.]] | ||
또한 오크통을 만들 때, 안쪽을 불에 그을린다. 잡균도 제거하고, [[술]]에 빛깔과 구운 듯한 <del>[[불맛]]</del>향을 더해준다. 얼마나 깊게 그을릴지도 [[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술의 색깔에도 영향을 미칠 뿐더러 그을린 정도에 따라 목재 성분의 변성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향과 맛까지 차이를 낸다. 잘 숙성된 [[위스키]]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바닐라향은 오크통 안쪽을 불에 그을리면서 만들어지는 바닐린 때문으로, 이는 바닐라의 향을 내는 성분과 같다. | |||
위스키 중에는 [[와인]]이나 다른 | 오크통은 술이 밖으로 새어나가지는 않을 정도로 밀폐력이 좋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차폐되는 것은 아닌데, [[술]]이 나무에 스며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스며든 술이 미세하게 바깥으로 증발하기도 한다. 그래서 숙성이 길어질수록 술의 양이 해마다 2% 정도씩 줄어든다. 그런데 이건 또 기후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다. 온드는 물론이고 습도도 무지 중요하다. 그래서 오크통에 술을 숙성할 때에는 덥지 않으면서 습도가 어느 정도 있는 곳이 좋다. 나무에 스며들어서 손실되는 것을 [[데블스 컷]], 바깥으로 증발되어 사라지는 것은 [[엔젤스 쉐어]]라고 부른다. | ||
[[프랑스]]산 오크통을 가장 고급으로 쳐 주지만 요즘은 북아메리카산 오크통도 점점 사용이 늘고 있다. 심지어 [[프랑스]] [[와인]] 중에도 북아메리카산 오크통을 쓰는 것들이 있다. 이 구분은 단지 제조 지역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 둘은 품종이 다르고 각각 향미가 다르기 때문에 요즈음은 두 가지를 잘 섞어서 쓴다. | |||
오크통도 블렌딩을 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산 오크통 60%, [[미국]]산 오크통 40%와 같은 식으로 블렌딩하거나<ref>프랑스산과 미국산 둘 다 숙성했을 때 각자 고유한 특성이 있어서 이들을 조화시켜서 좀 더 복잡미묘한 향미를 내기 위해 두 가지를 블렌딩해서 쓰는 게 대세다.</ref>, 새 오크통 3분의 1, 한 번 쓴 오크통 3분의 2와 같은 식으로 양조한 다음 나중에 술을 한데 섞기도 한다. 또한 안쪽을 불로 그을리는 정도 역시 여러 단계로 나눠서 쓴다. | |||
[[위스키]] 중에는 [[와인]]이나 다른 [[위스키]]를 양조했던 오크통을 가져다가 숙성에 사용하는 곳도 많다. 오크에서 오는 특유의 향미는 물론 새 오크통을 썼을 때 가장 풍부하게 녹아들지만 오크통을 재사용하면 그 오크에서 숙성했던 술의 성분이 다시 녹아나오면서 더욱 복합적인 작용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와인]]을 머금고 있던 오크통에 [[위스키]]를 숙성하면 [[와인]]의 향미가 다시 [[위스키]]로 녹아들기 때문에 [[와인]]에서 오는 과일향과 색깔을 더할 수 있다. | |||
특히 고급 [[위스키]]들 중에는 대놓고 [[와인]] 숙성에 썼던 오크통을 썼다고 자랑하기도 한다. [[맥켈란]]을 비롯한 [[싱글 몰트 위스키]]들이 [[쉐리]] 같은 [[강화 와인]], 심지어는 [[버번]] 숙성에 썼던 오크통으로 숙성했다고 대놓고 자랑한다. <del>[[싱글 몰트 위스키]]와 비교하면 [[버번]]이 싸구려인데</del><ref>[[옥수수]]를 주 원료로 잡곡으로 만들며 [[미국]] 원산이라는 이미지, 그리고 [[스코틀랜드]]에서는 이런 스타일의 [[그레인 위스키]]는 [[블렌디드 위스키]] 만들 때나 쓰이는 게 보통이기 때문에 [[버번]]은 싸구려라는 인식이 있지만 [[버번]]도 비싼 녀석은 아득히 비싸다. 그리고 [[싱글 몰트 위스키]] 중에는 [[버번]] 숙성에 사용했던 오크통을 사용하는 것도 상당히 많다. 참고로 미국은 새 오크통만으로 숙성해야 [[버번]]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ref> [[와인]] 오크통으로 숙성한 [[위스키]]는 알듯 모를듯 과일향이 감돌아서 [[위스키]]와 묘한 조화를 이룬다. 특히 강렬하게 톡 쏘는 듯한 [[몰트 위스키]]라면 지나치게 날이 서 있는 [[몰트]]향을 [[와인]]의 흔적이 조금 누그러뜨려서 균형감을 잡아줄 수 있다. | |||
[[파일:Parts of and tools for oak barrel.jpg|upright 1.5|섬네일|없음|[[일본]] [[홋카이도]] [[요이치증류소]]에 전시된, 오크통을 만들 때 쓰이는 재료와 도구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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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술]] |
2020년 12월 8일 (화) 12:57 기준 최신판
참나무로 만든 통. 레드 와인이나 일부 화이트 와인을 숙성할 때도 쓰이며[1] 위스키, 브랜디를 비롯한 여러 증류주를 숙성시킬 때에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 싸구려인 경우에는 편법을 쓰기도 하지만 제대로 만든 것이라면 오크통을 다녀와야 한다. 이탈리아의 와인식초인 발사믹 역시 고급품일수록 오크통 숙성을 거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피자에 뿌려 먹는 매운 소스로 잘 알려진 타바스코 소스 역시 오크통에서 3년까지 숙성 한다!
오크통이 하는 기능은 여러 가지다. 먼저 위스키나 브랜디가 가진 특유의 루비 빛깔은 오크통 숙성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증류를 막 마친 술은 어떤 것이나 무색 투명하다. 보드카나 진과 같이 오크통 숙성을 거치지 않은 증류주는 색깔이 없는데 이런 것을 오드비라고 한다. 레드 와인은 원래 포도 껍질에서 나오는 진한 색깔이 있지만 오크통 숙성을 통해서 색깔이 더더욱 짙어진다.
또한 오크통을 만들 때, 안쪽을 불에 그을린다. 잡균도 제거하고, 술에 빛깔과 구운 듯한 불맛향을 더해준다. 얼마나 깊게 그을릴지도 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술의 색깔에도 영향을 미칠 뿐더러 그을린 정도에 따라 목재 성분의 변성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향과 맛까지 차이를 낸다. 잘 숙성된 위스키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바닐라향은 오크통 안쪽을 불에 그을리면서 만들어지는 바닐린 때문으로, 이는 바닐라의 향을 내는 성분과 같다.
오크통은 술이 밖으로 새어나가지는 않을 정도로 밀폐력이 좋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차폐되는 것은 아닌데, 술이 나무에 스며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스며든 술이 미세하게 바깥으로 증발하기도 한다. 그래서 숙성이 길어질수록 술의 양이 해마다 2% 정도씩 줄어든다. 그런데 이건 또 기후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다. 온드는 물론이고 습도도 무지 중요하다. 그래서 오크통에 술을 숙성할 때에는 덥지 않으면서 습도가 어느 정도 있는 곳이 좋다. 나무에 스며들어서 손실되는 것을 데블스 컷, 바깥으로 증발되어 사라지는 것은 엔젤스 쉐어라고 부른다.
프랑스산 오크통을 가장 고급으로 쳐 주지만 요즘은 북아메리카산 오크통도 점점 사용이 늘고 있다. 심지어 프랑스 와인 중에도 북아메리카산 오크통을 쓰는 것들이 있다. 이 구분은 단지 제조 지역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 둘은 품종이 다르고 각각 향미가 다르기 때문에 요즈음은 두 가지를 잘 섞어서 쓴다.
오크통도 블렌딩을 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산 오크통 60%, 미국산 오크통 40%와 같은 식으로 블렌딩하거나[2], 새 오크통 3분의 1, 한 번 쓴 오크통 3분의 2와 같은 식으로 양조한 다음 나중에 술을 한데 섞기도 한다. 또한 안쪽을 불로 그을리는 정도 역시 여러 단계로 나눠서 쓴다.
위스키 중에는 와인이나 다른 위스키를 양조했던 오크통을 가져다가 숙성에 사용하는 곳도 많다. 오크에서 오는 특유의 향미는 물론 새 오크통을 썼을 때 가장 풍부하게 녹아들지만 오크통을 재사용하면 그 오크에서 숙성했던 술의 성분이 다시 녹아나오면서 더욱 복합적인 작용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와인을 머금고 있던 오크통에 위스키를 숙성하면 와인의 향미가 다시 위스키로 녹아들기 때문에 와인에서 오는 과일향과 색깔을 더할 수 있다.
특히 고급 위스키들 중에는 대놓고 와인 숙성에 썼던 오크통을 썼다고 자랑하기도 한다. 맥켈란을 비롯한 싱글 몰트 위스키들이 쉐리 같은 강화 와인, 심지어는 버번 숙성에 썼던 오크통으로 숙성했다고 대놓고 자랑한다. 싱글 몰트 위스키와 비교하면 버번이 싸구려인데[3] 와인 오크통으로 숙성한 위스키는 알듯 모를듯 과일향이 감돌아서 위스키와 묘한 조화를 이룬다. 특히 강렬하게 톡 쏘는 듯한 몰트 위스키라면 지나치게 날이 서 있는 몰트향을 와인의 흔적이 조금 누그러뜨려서 균형감을 잡아줄 수 있다.
각주
- ↑ 부르고뉴 샤르도네 와인은 화이트 와인이지만 오크통 숙성을 한다. 이런 스타일을 지향하는 다른 샤르도네 와인도 오크통 숙성을 한다.
- ↑ 프랑스산과 미국산 둘 다 숙성했을 때 각자 고유한 특성이 있어서 이들을 조화시켜서 좀 더 복잡미묘한 향미를 내기 위해 두 가지를 블렌딩해서 쓰는 게 대세다.
- ↑ 옥수수를 주 원료로 잡곡으로 만들며 미국 원산이라는 이미지, 그리고 스코틀랜드에서는 이런 스타일의 그레인 위스키는 블렌디드 위스키 만들 때나 쓰이는 게 보통이기 때문에 버번은 싸구려라는 인식이 있지만 버번도 비싼 녀석은 아득히 비싸다. 그리고 싱글 몰트 위스키 중에는 버번 숙성에 사용했던 오크통을 사용하는 것도 상당히 많다. 참고로 미국은 새 오크통만으로 숙성해야 버번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