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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를 우리 식으로 읽으면 '계사면'이 된다. 뜻을 풀어 보면, 닭(鷄/鸡)+실(絲/丝)+국수(麵/面)인데, [[닭고기]]를 길고 가늘게 찢어서 고명으로 올린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원래 鷄/鸡의 표준중국어 발음은 '지(jī)'에 가깝지만 우리나라 [[중국음식]]이 들어온 경로가 [[인천]]에서 가까운 산둥반도였고<ref>기스면의 유래로 알려져 있는 안후이성 바로 북쪽에 붙어 있는 곳이 산둥반도였으니 안후이 지역 요리도 우리나라도 넘어오기에 쉬웠을 것이다.</ref>, 이쪽은 鷄/鸡를 '기'에 가깝게 발음하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기스면'으로 정착되었다. 이는 역시 [[닭고기]]를 사용한 [[라조기|라조'기']], [[깐풍기|깐풍'기']]도 마찬가지다. | 한자를 우리 식으로 읽으면 '계사면'이 된다. 뜻을 풀어 보면, 닭(鷄/鸡)+실(絲/丝)+국수(麵/面)인데, [[닭고기]]를 길고 가늘게 찢어서 고명으로 올린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원래 鷄/鸡의 표준중국어 발음은 '지(jī)'에 가깝지만 우리나라 [[중국음식]]이 들어온 경로가 [[인천]]에서 가까운 산둥반도였고<ref>기스면의 유래로 알려져 있는 안후이성 바로 북쪽에 붙어 있는 곳이 산둥반도였으니 안후이 지역 요리도 우리나라도 넘어오기에 쉬웠을 것이다.</ref>, 이쪽은 鷄/鸡를 '기'에 가깝게 발음하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기스면'으로 정착되었다. 이는 역시 [[닭고기]]를 사용한 [[라조기|라조'기']], [[깐풍기|깐풍'기']]도 마찬가지다. | ||
기본은 [[닭고기]]와 닭뼈를 사용한 말간 [[육수]]에 길고 가늘게 찢은 [[닭고기]] 고명을 사용한 국물 있는 [[국수]]다. 우리나라에서는 좀 더 개운한 맛을 주기 위해 해산물을 추가로 투입해서 [[육수]]를 내는 곳이 많다. 여기에 물[[녹말]]을 넣어 국물을 걸쭉하게 하고, [[달걀물]]을 풀어 넣으면 영락 없는 [[울면]]이다. [[중국집]] [[우동]] 역시 맵지 않은 하얀국물로, 사실 세 가지 다 [[육수]]는 닭뼈 베이스로 엇비슷하다. [[닭고기]] 대신 [[홍합]], [[오징어]]와 같은 해산물을 넣고 [[달걀]]을 풀면 [[우동]]이고, 국물이 걸쭉하면 | 기본은 [[닭고기]]와 닭뼈를 사용한 말간 [[육수]]에 길고 가늘게 찢은 [[닭고기]] 고명을 사용한 국물 있는 [[국수]]다. 우리나라에서는 좀 더 개운한 맛을 주기 위해 해산물을 추가로 투입해서 [[육수]]를 내는 곳이 많다. 여기에 물[[녹말]]을 넣어 국물을 걸쭉하게 하고, [[달걀물]]을 풀어 넣으면 영락 없는 [[울면]]이다. [[중국집]] [[우동]] 역시 맵지 않은 하얀국물로, 사실 세 가지 다 [[육수]]는 닭뼈 베이스로 엇비슷하다. [[닭고기]] 대신 [[홍합]], [[오징어]]와 같은 해산물을 넣고 [[달걀]]을 풀면 [[우동]]이고, 여기에 국물이 걸쭉하면 울면이고, [[닭고기]] 고명을 올리면 [[기스면]]이고, 이런 식이다. 종종 셋을 비교한 글을 인터넷에서 볼 수 있다.<ref>[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805172051045#csidx20540be1f2d5f899a2460eab586a779 "박찬일 셰프의 맛있는 미학 : 기스면과 울면"], 경향신문, 2018년 5월 17일.</ref> 셋 다 [[짬뽕]]<ref>원래 [[짬뽕]]의 원조인 [[일본]]의 [[나가사키 짬뽕]]은 맵지 않은, 우리나라 [[중국집]] [[우동]]에 가까운 요리다. 한국에서 [[짬뽕]]은 맵고 빨간 국물로 변했고, 원래의 [[짬뽕]]은 [[일본]]의 [[우동]]과는 전혀 상관도 없는데도 [[우동]]이라는 이름을 달고 밀려났다.</ref>과 같은 맵고 자극적인 맛에 밀려서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나마 [[우동]]은 파는 [[중국집]]이 좀 있지만 기스면이나 [[울면]]은 동네 [[중국집]]에서는 이젠 보기 힘들고 가끔 일부 고급 [[중화요리점]]에서나 만날 수 있다. | ||
[[국수]]는 [[중화요리]]에 많이 쓰이는 두툼한 [[중화면]] 대신 [[중국]]에서는 [[달걀국수]]를, 한국에서는 [[소면]]과 같은 가는 면을 주로 사용하며, 고명으로는 주로 [[닭가슴살]]을 사용한다. [[중국]]에서 볼 때에는 [[닭고기]]를 길고 가늘게 찢은 고명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 고명을 다양한 [[국수]] 요리에 접목시키면 다양한 기스면이 나온다. [[중국]]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여러 가지 기스면 레시피를 보면 [[표고버섯]]도 고명으로 종종 쓰이며, 표고 고명을 사용한 것은 샹구(香菇)기스면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와 있다. 차가운 [[비빔국수]]로 먹는 량반(凉拌)기스면도 있고, 매운 기스면도 있고, 중국에는 여러 가지 변형들이 있다. | [[국수]]는 [[중화요리]]에 많이 쓰이는 두툼한 [[중화면]] 대신 [[중국]]에서는 [[달걀국수]]를, 한국에서는 [[소면]]과 같은 가는 면을 주로 사용하며, 고명으로는 주로 [[닭가슴살]]을 사용한다. [[중국]]에서 볼 때에는 [[닭고기]]를 길고 가늘게 찢은 고명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 고명을 다양한 [[국수]] 요리에 접목시키면 다양한 기스면이 나온다. [[중국]]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여러 가지 기스면 레시피를 보면 [[표고버섯]]도 고명으로 종종 쓰이며, 표고 고명을 사용한 것은 샹구(香菇)기스면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와 있다. 차가운 [[비빔국수]]로 먹는 량반(凉拌)기스면도 있고, 매운 기스면도 있고, 중국에는 여러 가지 변형들이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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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꼬꼬면]], 삼양 [[나가사끼짬뽕]]과 같은 하얀국물 [[라면]] 열풍을 타고 오뚜기라면에서 기스면 제품을 내놓은 적도 있다. 원래 기스면은 특별히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맛이지만 오뚜기의 [[라면]] 버전은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춰서 [[청양고추]]를 사용한 칼칼한 맛을 내세웠다. | 팔도 [[꼬꼬면]], 삼양 [[나가사끼짬뽕]]과 같은 하얀국물 [[라면]] 열풍을 타고 오뚜기라면에서 기스면 제품을 내놓은 적도 있다. 원래 기스면은 특별히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맛이지만 오뚜기의 [[라면]] 버전은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춰서 [[청양고추]]를 사용한 칼칼한 맛을 내세웠다. | ||
[[일본]]의 [[칼국수|넓적하고 얇은 국수]]를 뜻하는 [[키시멘]]과 헷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일본어 표준 한글 표기법에 따르면 '기시멘'이다 보니 더욱 헷갈릴 수 있지만 둘은 전혀 관계 없다. | [[일본]]의 [[칼국수|넓적하고 얇은 국수]]를 뜻하는 [[키시멘]]과 헷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일본어 표준 한글 표기법에 따르면 '기시멘'이다 보니 더욱 헷갈릴 수 있지만 둘은 전혀 관계 없다. 국수도 [[키시멘]]은 얇고 넓적하기 때문에 가는 면을 주로 쓰는 기스면과는 전혀 다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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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3일 (토) 07:01 기준 최신판
정체자 鷄絲麵, 간체자 鸡丝面.
중국의 국수 음식. 중국에는 없는 한국식 중화요리로 잘못 알려져 있지만 엄연히 중국에도 있는 요리다. 다만 만들어진 시기가 청나라 말기로 역사가 짧고 중국 전역에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중국의 위키백과격인 바이두백과에도 기스면 항목이 있고 요리법도 나와 있다.[1] 안후이(安徽)성 샤오현(萧县)에서 청나라 말기에서 중화민국 초창기로 넘어가는 시대에 요리사로 이름을 날렸던 딩(丁)씨 삼형제가 고안한 요리로 알려져 있다.
한자를 우리 식으로 읽으면 '계사면'이 된다. 뜻을 풀어 보면, 닭(鷄/鸡)+실(絲/丝)+국수(麵/面)인데, 닭고기를 길고 가늘게 찢어서 고명으로 올린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원래 鷄/鸡의 표준중국어 발음은 '지(jī)'에 가깝지만 우리나라 중국음식이 들어온 경로가 인천에서 가까운 산둥반도였고[2], 이쪽은 鷄/鸡를 '기'에 가깝게 발음하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기스면'으로 정착되었다. 이는 역시 닭고기를 사용한 라조'기', 깐풍'기'도 마찬가지다.
기본은 닭고기와 닭뼈를 사용한 말간 육수에 길고 가늘게 찢은 닭고기 고명을 사용한 국물 있는 국수다. 우리나라에서는 좀 더 개운한 맛을 주기 위해 해산물을 추가로 투입해서 육수를 내는 곳이 많다. 여기에 물녹말을 넣어 국물을 걸쭉하게 하고, 달걀물을 풀어 넣으면 영락 없는 울면이다. 중국집 우동 역시 맵지 않은 하얀국물로, 사실 세 가지 다 육수는 닭뼈 베이스로 엇비슷하다. 닭고기 대신 홍합, 오징어와 같은 해산물을 넣고 달걀을 풀면 우동이고, 여기에 국물이 걸쭉하면 울면이고, 닭고기 고명을 올리면 기스면이고, 이런 식이다. 종종 셋을 비교한 글을 인터넷에서 볼 수 있다.[3] 셋 다 짬뽕[4]과 같은 맵고 자극적인 맛에 밀려서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나마 우동은 파는 중국집이 좀 있지만 기스면이나 울면은 동네 중국집에서는 이젠 보기 힘들고 가끔 일부 고급 중화요리점에서나 만날 수 있다.
국수는 중화요리에 많이 쓰이는 두툼한 중화면 대신 중국에서는 달걀국수를, 한국에서는 소면과 같은 가는 면을 주로 사용하며, 고명으로는 주로 닭가슴살을 사용한다. 중국에서 볼 때에는 닭고기를 길고 가늘게 찢은 고명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 고명을 다양한 국수 요리에 접목시키면 다양한 기스면이 나온다. 중국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여러 가지 기스면 레시피를 보면 표고버섯도 고명으로 종종 쓰이며, 표고 고명을 사용한 것은 샹구(香菇)기스면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와 있다. 차가운 비빔국수로 먹는 량반(凉拌)기스면도 있고, 매운 기스면도 있고, 중국에는 여러 가지 변형들이 있다.
닭고기 육수를 사용하므로 기름은 좀 떠 있지만 중국음식 중에서는 자극적인 맛이 별로 없이, 담백하고 덜 느끼한, 깔끔한 스타일에 속한다.
팔도 꼬꼬면, 삼양 나가사끼짬뽕과 같은 하얀국물 라면 열풍을 타고 오뚜기라면에서 기스면 제품을 내놓은 적도 있다. 원래 기스면은 특별히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맛이지만 오뚜기의 라면 버전은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춰서 청양고추를 사용한 칼칼한 맛을 내세웠다.
일본의 넓적하고 얇은 국수를 뜻하는 키시멘과 헷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일본어 표준 한글 표기법에 따르면 '기시멘'이다 보니 더욱 헷갈릴 수 있지만 둘은 전혀 관계 없다. 국수도 키시멘은 얇고 넓적하기 때문에 가는 면을 주로 쓰는 기스면과는 전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