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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의 뜻으로 보면 달(月)을 본다(見)란 뜻이며, 우리말의 '달맞이'와 같은 뜻으로 볼 수 있는 일본어 단어다. 아래 이야기할 팔월대보름을 뜻할 때는 お를 붙여서 お月見로 높여 부른다. | 한자의 뜻으로 보면 달(月)을 본다(見)란 뜻이며, 우리말의 '달맞이'와 같은 뜻으로 볼 수 있는 일본어 단어다. 아래 이야기할 팔월대보름을 뜻할 때는 お를 붙여서 お月見로 높여 부른다. | ||
특히 우리나라의 한가위처럼 [[일본]]도 음력 8월 대보름에 달맞이를 하면서 소원을 비는 풍습이 있었다. 이를 쥬고야(十五夜), 즉 십오야라고 불렀다. 정확히는 하치가츠쥬고야(八月十五夜), 즉 팔월십오지만 그냥 쥬고야라고만 해도 보통 음력 팔월대보름으로 통하며, 그냥 오츠키미라고도 부른다. 양력 8월 15일에 | 특히 우리나라의 한가위처럼 [[일본]]도 음력 8월 대보름에 달맞이를 하면서 소원을 비는 풍습이 있었다. 이를 쥬고야(十五夜), 즉 십오야라고 불렀다. 정확히는 하치가츠쥬고야(八月十五夜), 즉 팔월십오지만 그냥 쥬고야라고만 해도 보통 음력 팔월대보름으로 통하며, 그냥 오츠키미라고도 부른다.이때가 가장 밝은 달을 볼 수 있다고 하며, 음력 9월 13일은 쥬산야(十三夜)라고 하여 두 번째로 달이 밝은 날이라고 믿었다. 양력 8월 15일에 오본(お盆)이라는 일본의 명절이 있는데, 이는 한가위가 아닌 백중에 가깝다.<ref>백중은 음력 7월 15일이지만 대략 양력 8월 15일에 가깝다. 우리나라도 8월 15일이 공휴일인 점을 이용해서 이 날 백중 잔치나 행사를 여는 지역들이 있다.</ref> | ||
메이지 유신 때 정부 차원에서 양력을 공식화 하고 음력은 폐지하면서 명절도 양력 기준으로 바뀌었다. 음력 7월 15일이던 오본도 양력 8월 15일로 바뀌었다.<ref>오본은 공휴일은 아니지만 많은 회사들이 오본 전후로 4일 정도의 명절 휴가를 준다.</ref> 그러나 쥬고야나 쥬산야는 보름달이 떠야 의미가 있기 때문에 양력으로 바꾸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음력 명절로는 드물게 일본에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도 많은 일본인들은 이때 달구경을 하거나 신에게 음식을 바치면서 소원을 비는 풍습을 유지하고 있다. | |||
쥬고야 때 만들어먹는 대표적인 음식이라면 일본식 경단인 | 쥬고야 때 만들어먹는 대표적인 음식이라면 일본식 경단인 [[당고]]의 일종인 츠키미당고가 있다. 보통 경단처럼 쌀가루로 동글동글하게 빚어 만드는데, 간토지방은 속을 넣고 겉은 하얗고 둥글게 만드는 반면, 간사이지방은 팥앙금으로 겉을 감싸되 양끝은 희게 보이는 방식으로 만들며, 모양도 토란처럼 약간 길게 만든다.<ref>쥬고야를 이모메이게츠(芋名月)라고도 하는데, 여기서 '이모'가 토란을 뜻하는데, 토란은 추석 즈음에 수확하기 때문에 상징성이 있다. 우리나라도 추석에 토란국을 먹는 풍습이 있었다. 츠키미당고의 햐얗고 동그란 모양은 토란에서 왔다는 설이 있다.</ref> 꼬치에 꿰지 않고 일본식 제기 그릇의 일종인 산보(三方) 또는 접시에 쌓아서 담는데 이 때 첫단에 3×3, 2단에 2×2, 3단에 2개를 쌓아서 15개를 쌓는 게 보통이다. 이 때 꼭대기에 있는 한 개는 노랗게 물을 들여서 달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밖에 10을 빼고 간소하게 5개만 쌓는 집도 있으며 그 해에 보름달이 뜨는 수, 즉 음력 기준 평년에는 12개, 윤년에는 13개를 쌓는 집도 있다. 주위를 억새로 장식하는 것도 특징으로, 억새가 잡귀를 쫓고 작물과 자손의 번영을 돕는 신이 깃든다는 믿음이 있어서다. 요즈음은 약간 납작하게 만들고 토끼<ref>일본도 한국처럼 달에 토끼가 살며 떡방아를 찧는다는 설화가 있다.</ref>를 그려넣은 츠키미당고도 있다. | ||
일본음식 중에 '츠키미'라는 이름이 끼여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주로 [[달걀]] 노른자를 동그란 모양으로 놓은 것을 달에 비유하여 이런 이름을 붙인다. 노른자를 익히지 않고 고명으로 올리기도 하지만 익힌 경우에도 쓰인다. 꼭 [[달걀]]이 아니어도 노랗고 동그란 모양을 만들어서 '츠키미'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 일본음식 중에 '츠키미'라는 이름이 끼여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주로 [[달걀]] 노른자를 동그란 모양으로 놓은 것을 달에 비유하여 이런 이름을 붙인다. 노른자를 익히지 않고 고명으로 올리기도 하지만 익힌 경우에도 쓰인다. 꼭 [[달걀]]이 아니어도 노랗고 동그란 모양을 만들어서 '츠키미'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 ||
쥬고야가 주로 끼는 달인 | 쥬고야가 주로 끼는 달인 9월, 혹은 쥬산야까지 포함해서 10월까지 두 달 동안에는 기업들, 특히 식품이나 외식 관련 기업들이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전개한다. 특히 유명한 게 [[맥도날드]]의 츠키미버거. [[햄버거]]에 [[달걀 프라이]]를 끼워넣은 버거인데, 광고물을 보면 바깥에서도 노른자가 보이도록 노른자를 가장자리로 밀어서 예쁘게 조리한 모습으로 보이지만, 광고는 광고일 뿐, 실제로 사먹어 보면 그냥 달걀 프라이 하나 끼워넣은 것에 불과하다. 9월에만 판매하는 제품으로 일본 안에서는 굉장히 인기가 많고, 이 시기에는 맥모닝도 츠키미 [[머핀]]이 있다.여기에 더해 츠키미당고에서 아이디어를 따와서 파이 안에 팥앙금을 넣은 츠키미파이라는 것도 있다. 이건 아예 잔뜩 사다가 냉동실에 넣고 꺼내먹을 정도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일본인들애게는 가을이 왔으면 이거 한 번은 먹어줘야지... 싶은 정서가 있을 정도. <del>일본의 가을 명절음식은 맥도날드.</del> 맥도날드가 히트를 치자 롯데리아, 모스버거를 비롯한 다른 [[햄버거]] 체인들도 츠키미버거를 비롯한 다양한 9월 한정 츠키미 상품을 내놓고 있다. | ||
[[우동]]이나 [[소바]] 위에 날달걀 노른자를 올린 것을 [[츠키미우동]], 츠키미소바라고 부른다. 이들은 9월에만 먹는 게 아니라 연중 아무 때나 먹으며 일본의 [[우동]] 가게에는 거의 [[츠키미우동]], 츠키미소바가 있다.<ref>면을 직접 만드는 수준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일본 [[우동]] 가게는 같은 음식에 먄을 [[우동]]과 [[소바]]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보통이다.</ref> 그밖에 [[규동]],<ref>[[일본]]의 [[규동]] 체인인 스키야는 [[스키야키]]에 날달걀을 찍어먹는다는 것을 이용해서 츠키미스키야키규동을 9월 한정으로 판매한다.</ref> [[카레라이스]]에도 이런 이름을 쓰는 경우가 가끔 있다. | [[우동]]이나 [[소바]] 위에 날달걀 노른자를 올린 것을 [[츠키미우동]], 츠키미소바라고 부른다. 이들은 9월에만 먹는 게 아니라 연중 아무 때나 먹으며 일본의 [[우동]] 가게에는 거의 [[츠키미우동]], 츠키미소바가 있다.<ref>면을 직접 만드는 수준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일본 [[우동]] 가게는 같은 음식에 먄을 [[우동]]과 [[소바]]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보통이다.</ref> 그밖에 [[규동]],<ref>[[일본]]의 [[규동]] 체인인 스키야는 [[스키야키]]에 날달걀을 찍어먹는다는 것을 이용해서 [[스키야키]] 스타일의 [[소고기]] 조림을 얹은 츠키미스키야키규동을 9월 한정으로 판매한다.</ref> [[카레라이스]]에도 이런 이름을 쓰는 경우가 가끔 있다. [[달걀 프라이]]<ref>당연히 이 때에는 노른자가 터지지 않은 상태 그대로, 즉 서니 사이드 업 상태여야 한다.</ref>나 [[달걀밥]]도 이 시기에는 '오츠키미'를 붙여 이벤트를 시행하는 레스토랑 체인점들도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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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0일 (일) 05:03 기준 최신판
月見。
한자의 뜻으로 보면 달(月)을 본다(見)란 뜻이며, 우리말의 '달맞이'와 같은 뜻으로 볼 수 있는 일본어 단어다. 아래 이야기할 팔월대보름을 뜻할 때는 お를 붙여서 お月見로 높여 부른다.
특히 우리나라의 한가위처럼 일본도 음력 8월 대보름에 달맞이를 하면서 소원을 비는 풍습이 있었다. 이를 쥬고야(十五夜), 즉 십오야라고 불렀다. 정확히는 하치가츠쥬고야(八月十五夜), 즉 팔월십오지만 그냥 쥬고야라고만 해도 보통 음력 팔월대보름으로 통하며, 그냥 오츠키미라고도 부른다.이때가 가장 밝은 달을 볼 수 있다고 하며, 음력 9월 13일은 쥬산야(十三夜)라고 하여 두 번째로 달이 밝은 날이라고 믿었다. 양력 8월 15일에 오본(お盆)이라는 일본의 명절이 있는데, 이는 한가위가 아닌 백중에 가깝다.[1]
메이지 유신 때 정부 차원에서 양력을 공식화 하고 음력은 폐지하면서 명절도 양력 기준으로 바뀌었다. 음력 7월 15일이던 오본도 양력 8월 15일로 바뀌었다.[2] 그러나 쥬고야나 쥬산야는 보름달이 떠야 의미가 있기 때문에 양력으로 바꾸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음력 명절로는 드물게 일본에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도 많은 일본인들은 이때 달구경을 하거나 신에게 음식을 바치면서 소원을 비는 풍습을 유지하고 있다.
쥬고야 때 만들어먹는 대표적인 음식이라면 일본식 경단인 당고의 일종인 츠키미당고가 있다. 보통 경단처럼 쌀가루로 동글동글하게 빚어 만드는데, 간토지방은 속을 넣고 겉은 하얗고 둥글게 만드는 반면, 간사이지방은 팥앙금으로 겉을 감싸되 양끝은 희게 보이는 방식으로 만들며, 모양도 토란처럼 약간 길게 만든다.[3] 꼬치에 꿰지 않고 일본식 제기 그릇의 일종인 산보(三方) 또는 접시에 쌓아서 담는데 이 때 첫단에 3×3, 2단에 2×2, 3단에 2개를 쌓아서 15개를 쌓는 게 보통이다. 이 때 꼭대기에 있는 한 개는 노랗게 물을 들여서 달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밖에 10을 빼고 간소하게 5개만 쌓는 집도 있으며 그 해에 보름달이 뜨는 수, 즉 음력 기준 평년에는 12개, 윤년에는 13개를 쌓는 집도 있다. 주위를 억새로 장식하는 것도 특징으로, 억새가 잡귀를 쫓고 작물과 자손의 번영을 돕는 신이 깃든다는 믿음이 있어서다. 요즈음은 약간 납작하게 만들고 토끼[4]를 그려넣은 츠키미당고도 있다.
일본음식 중에 '츠키미'라는 이름이 끼여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주로 달걀 노른자를 동그란 모양으로 놓은 것을 달에 비유하여 이런 이름을 붙인다. 노른자를 익히지 않고 고명으로 올리기도 하지만 익힌 경우에도 쓰인다. 꼭 달걀이 아니어도 노랗고 동그란 모양을 만들어서 '츠키미'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쥬고야가 주로 끼는 달인 9월, 혹은 쥬산야까지 포함해서 10월까지 두 달 동안에는 기업들, 특히 식품이나 외식 관련 기업들이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전개한다. 특히 유명한 게 맥도날드의 츠키미버거. 햄버거에 달걀 프라이를 끼워넣은 버거인데, 광고물을 보면 바깥에서도 노른자가 보이도록 노른자를 가장자리로 밀어서 예쁘게 조리한 모습으로 보이지만, 광고는 광고일 뿐, 실제로 사먹어 보면 그냥 달걀 프라이 하나 끼워넣은 것에 불과하다. 9월에만 판매하는 제품으로 일본 안에서는 굉장히 인기가 많고, 이 시기에는 맥모닝도 츠키미 머핀이 있다.여기에 더해 츠키미당고에서 아이디어를 따와서 파이 안에 팥앙금을 넣은 츠키미파이라는 것도 있다. 이건 아예 잔뜩 사다가 냉동실에 넣고 꺼내먹을 정도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일본인들애게는 가을이 왔으면 이거 한 번은 먹어줘야지... 싶은 정서가 있을 정도. 일본의 가을 명절음식은 맥도날드. 맥도날드가 히트를 치자 롯데리아, 모스버거를 비롯한 다른 햄버거 체인들도 츠키미버거를 비롯한 다양한 9월 한정 츠키미 상품을 내놓고 있다.
우동이나 소바 위에 날달걀 노른자를 올린 것을 츠키미우동, 츠키미소바라고 부른다. 이들은 9월에만 먹는 게 아니라 연중 아무 때나 먹으며 일본의 우동 가게에는 거의 츠키미우동, 츠키미소바가 있다.[5] 그밖에 규동,[6] 카레라이스에도 이런 이름을 쓰는 경우가 가끔 있다. 달걀 프라이[7]나 달걀밥도 이 시기에는 '오츠키미'를 붙여 이벤트를 시행하는 레스토랑 체인점들도 있다.
각주
- ↑ 백중은 음력 7월 15일이지만 대략 양력 8월 15일에 가깝다. 우리나라도 8월 15일이 공휴일인 점을 이용해서 이 날 백중 잔치나 행사를 여는 지역들이 있다.
- ↑ 오본은 공휴일은 아니지만 많은 회사들이 오본 전후로 4일 정도의 명절 휴가를 준다.
- ↑ 쥬고야를 이모메이게츠(芋名月)라고도 하는데, 여기서 '이모'가 토란을 뜻하는데, 토란은 추석 즈음에 수확하기 때문에 상징성이 있다. 우리나라도 추석에 토란국을 먹는 풍습이 있었다. 츠키미당고의 햐얗고 동그란 모양은 토란에서 왔다는 설이 있다.
- ↑ 일본도 한국처럼 달에 토끼가 살며 떡방아를 찧는다는 설화가 있다.
- ↑ 면을 직접 만드는 수준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일본 우동 가게는 같은 음식에 먄을 우동과 소바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보통이다.
- ↑ 일본의 규동 체인인 스키야는 스키야키에 날달걀을 찍어먹는다는 것을 이용해서 스키야키 스타일의 소고기 조림을 얹은 츠키미스키야키규동을 9월 한정으로 판매한다.
- ↑ 당연히 이 때에는 노른자가 터지지 않은 상태 그대로, 즉 서니 사이드 업 상태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