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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골뱅이]]를 채썬 대파, [[양파]], [[양배추]], [[당근]]과 같은 [[채소]], 그리고 [[고춧가루]]와 [[식초]], [[마늘]]을 비롯한 매운 양념에 무친 요리. [[고추장]]을 섞어서 쓰기도 한다. 여기에 오징어채나 북어포가 들어가기도 한다. 파가 많이 들어가므로 골뱅이 파무침이라고도 부른다. [[골뱅이]]를 즉석에서 삶아서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십중팔구는 [[통조림]]. 그런데 어느 통조림을 쓰느냐가 중요하다. | |||
매운 요리이고 무척 한국스러운 요리라 소주 안주로 인기가 높을성 싶은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 맥주 안주로 인기가 좋다. | 매운 요리이고 무척 한국스러운 요리라 [[소주]] 안주로 인기가 높을성 싶은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 [[맥주]] 안주로 인기가 좋다. 여기에 [[소면]]이나 [[라면사리]]를 넣어서 비비면 배도 채우고 안주로도 먹고 일석이조가 된다. [[호프집]]의 스테디셀러 안주 가운데 하나이고 아래에 나오는 을지로골뱅이 역시 병맥주가 기본이다. [[소주]] 안주로는 이런 무침보다는 그냥 물에 삶은 [[골뱅이]]<ref>통조림을 이렇게 할 리는 절대 없고, 생물을 삶아서 껍데기채로 내고, 먹는 사람이 살을 끄집어 내야 한다.</ref>가 더 인기가 있는 듯. | ||
주의할 점은 [[통조림]]에 들은 국물은 절대로 버리면 안 된다. [[육수]] 구실을 하므로 무칠 때 꼭 넣어야 제맛이 난다. | |||
==을지로골뱅이== | |||
을지로3가 일대에 골뱅이 전문점들이 많은데, 이쪽에서 생겨난 특유의 스타일이 아예 '을지로골뱅이'이라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을지로 3가 일대는 수십 년 전부터 '인쇄골목'이라고 부를 정도로 인쇄나 출판 관련 중소업체들이 많이 있었는데, 이들 인쇄 출판 관련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면서 차츰 명성을 얻게 되었다. | |||
일반 [[호프집]] 골뱅이와 비교하면 단맛이 별로 없고, 엄청난 양의 채썰은 [[파]]와 [[마늘]], [[고추가루]], [[북어]]포에 골뱅이 한 깡통이 들어가는 게 기본 구성이다. [[양배추]]나 [[당근]] 같은 다른 [[채소]]는 들어가지 않고 채썬 [[대파]]만 잔뜩 들어가므로 재료의 종류는 오히려 더 간단하다. 여기에 좀 제대로 하는 집은 [[북어]]포가 아닌 가오리포가 들어가는 게 포인트. 미리 잘 무쳐서 나오는 [[호프집]] 골뱅이와는 달리 양푼에 재료만 넣어서 나오고, 알아서 비벼 먹어야 한다. 사리를 시킬 수 있는데. [[국수]]는 물론 [[북어]]포 또는 가오리포, [[스팸]]과 같은 것들을 주문할 수 있다. 원래 골뱅이무침이 [[고춧가루]]를 쓰기 때문에 맵지만 을지로골뱅이는 한술 더 떠서 파와 [[마늘]]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더더욱 얼얼한 매운맛을 자랑한다. 이 매운맛을 달래기 위해 줄창나게 [[맥주]]를 들이켜야 하니, 가게 주인으로는 아주 기뻐할 일. | |||
그러나, 을지로골뱅이를 특징짓는 가증 큰 요소는 바로 골뱅이 그 자체다. 시중에는 잘 팔지 않는 동표골뱅이나 가교유통의 'DPF을지로골뱅이'가 들어가야 진짜 을지로골뱅이다. 이게 왜 차이냐 하면,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유동골뱅이나 동원골뱅이는 수입산이다. 주로 [[영국]]과 [[아일랜드]]산 골뱅이가 쓰인다.<ref>[[영국]]이나 아일랜드에서는 먹지 않는다. 세계적으로도 골뱅이를 먹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프랑스]] 뿐이라고.</ref> 반면 동표나 PDF는 국내산, 정확히는 [[동해]]산 백골뱅이가 원료'''였'''다. 같은 [[통조림]]이라고 해도 백골뱅이 쪽이 알이 굵직하고 씹는 맛이 더욱 탱탱하다. 큼직한 [[통조림]] 한 통을 알과 국물까지 다 넣어 주는 게 진짜 을지로골뱅이다. 알이 크다 보니까 입 작은 사람은 한 입에 먹기는 부담스러워서 [[가위]]를 달라면 주는 집이 많다. | |||
국내선 골뱅이 수급이 괜찮던 시절에는 을지로의 일부 골뱅이집 가운데는 값싼 수입산과 비싼 백골뱅이 중에 선택해서 주문할 수 있도록 하는 곳도 있었다. 그러나 동해의 수온이 기후변화로 야금야금 오르고, 한편으로는 수요도 늘면서 동해산 백골뱅이가 점점 줄어들다 보니 이제는 동표나 DPF도 수입산을 사용하고 있다.<ref>두 회사의 웹사이트 내용을 보면 동표는 이제 100% 수입산으로 전환했고 DPF는 아직은 국내산과 영국, 캐나다와 같은 수입산을 같이 쓰는 것으로 나와 있다. 정확하는 국내산 제품과 수입산 제품을 따로 내놓고 있으며, 국내산 제품이 수입산 제품 대비 30% 이상 비싸다.</ref> 그래도 이들 골뱅이가 알도 굵고 품질이 좋기 때문에 여전히 을지로골뱅이집들은 이들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 |||
동표는 예전에는 업소에만 공급해 왔는데 이제는 일반인들에게도 인지도가 많이 올라가서 그런지 최근에는 [[편의점]]에도 동표골뱅이 통조림이 보인다. 그러나 업소용으로 공급되는 골뱅이와 비교하면 알도 작고 씹는 맛도 탄력이 떨어진다. 을지로골뱅이집에서 먹던 그 맛을 기대하면 심히 곤란하다. 가교유통의 DPF을지로골뱅이는 업소에만 공급하고 있다. 을지로골뱅이 골목은 DPF를 압도적으로 많이 쓰는 편이다. | |||
이상하게도 [[병맥주]]와 먹어야 맛이라는 게 통념이다. 일단 을지로골뱅이집은 [[생맥주]]를 잘 안 키운다... 물론 외지에 생긴 곳들 중에는 [[생맥주]] 파는 데도 있는데, 진짜 을지로3가 일대의 골뱅이집들은 오로지 병맥주다. 골뱅이를 주문하면 큼직한 [[달걀말이]]를 하나 같이 주는 게 보통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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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5일 (월) 03:14 기준 최신판
삶은 골뱅이를 채썬 대파, 양파, 양배추, 당근과 같은 채소, 그리고 고춧가루와 식초, 마늘을 비롯한 매운 양념에 무친 요리. 고추장을 섞어서 쓰기도 한다. 여기에 오징어채나 북어포가 들어가기도 한다. 파가 많이 들어가므로 골뱅이 파무침이라고도 부른다. 골뱅이를 즉석에서 삶아서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십중팔구는 통조림. 그런데 어느 통조림을 쓰느냐가 중요하다.
매운 요리이고 무척 한국스러운 요리라 소주 안주로 인기가 높을성 싶은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 맥주 안주로 인기가 좋다. 여기에 소면이나 라면사리를 넣어서 비비면 배도 채우고 안주로도 먹고 일석이조가 된다. 호프집의 스테디셀러 안주 가운데 하나이고 아래에 나오는 을지로골뱅이 역시 병맥주가 기본이다. 소주 안주로는 이런 무침보다는 그냥 물에 삶은 골뱅이[1]가 더 인기가 있는 듯.
주의할 점은 통조림에 들은 국물은 절대로 버리면 안 된다. 육수 구실을 하므로 무칠 때 꼭 넣어야 제맛이 난다.
을지로골뱅이
을지로3가 일대에 골뱅이 전문점들이 많은데, 이쪽에서 생겨난 특유의 스타일이 아예 '을지로골뱅이'이라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을지로 3가 일대는 수십 년 전부터 '인쇄골목'이라고 부를 정도로 인쇄나 출판 관련 중소업체들이 많이 있었는데, 이들 인쇄 출판 관련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면서 차츰 명성을 얻게 되었다.
일반 호프집 골뱅이와 비교하면 단맛이 별로 없고, 엄청난 양의 채썰은 파와 마늘, 고추가루, 북어포에 골뱅이 한 깡통이 들어가는 게 기본 구성이다. 양배추나 당근 같은 다른 채소는 들어가지 않고 채썬 대파만 잔뜩 들어가므로 재료의 종류는 오히려 더 간단하다. 여기에 좀 제대로 하는 집은 북어포가 아닌 가오리포가 들어가는 게 포인트. 미리 잘 무쳐서 나오는 호프집 골뱅이와는 달리 양푼에 재료만 넣어서 나오고, 알아서 비벼 먹어야 한다. 사리를 시킬 수 있는데. 국수는 물론 북어포 또는 가오리포, 스팸과 같은 것들을 주문할 수 있다. 원래 골뱅이무침이 고춧가루를 쓰기 때문에 맵지만 을지로골뱅이는 한술 더 떠서 파와 마늘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더더욱 얼얼한 매운맛을 자랑한다. 이 매운맛을 달래기 위해 줄창나게 맥주를 들이켜야 하니, 가게 주인으로는 아주 기뻐할 일.
그러나, 을지로골뱅이를 특징짓는 가증 큰 요소는 바로 골뱅이 그 자체다. 시중에는 잘 팔지 않는 동표골뱅이나 가교유통의 'DPF을지로골뱅이'가 들어가야 진짜 을지로골뱅이다. 이게 왜 차이냐 하면,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유동골뱅이나 동원골뱅이는 수입산이다. 주로 영국과 아일랜드산 골뱅이가 쓰인다.[2] 반면 동표나 PDF는 국내산, 정확히는 동해산 백골뱅이가 원료였다. 같은 통조림이라고 해도 백골뱅이 쪽이 알이 굵직하고 씹는 맛이 더욱 탱탱하다. 큼직한 통조림 한 통을 알과 국물까지 다 넣어 주는 게 진짜 을지로골뱅이다. 알이 크다 보니까 입 작은 사람은 한 입에 먹기는 부담스러워서 가위를 달라면 주는 집이 많다.
국내선 골뱅이 수급이 괜찮던 시절에는 을지로의 일부 골뱅이집 가운데는 값싼 수입산과 비싼 백골뱅이 중에 선택해서 주문할 수 있도록 하는 곳도 있었다. 그러나 동해의 수온이 기후변화로 야금야금 오르고, 한편으로는 수요도 늘면서 동해산 백골뱅이가 점점 줄어들다 보니 이제는 동표나 DPF도 수입산을 사용하고 있다.[3] 그래도 이들 골뱅이가 알도 굵고 품질이 좋기 때문에 여전히 을지로골뱅이집들은 이들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동표는 예전에는 업소에만 공급해 왔는데 이제는 일반인들에게도 인지도가 많이 올라가서 그런지 최근에는 편의점에도 동표골뱅이 통조림이 보인다. 그러나 업소용으로 공급되는 골뱅이와 비교하면 알도 작고 씹는 맛도 탄력이 떨어진다. 을지로골뱅이집에서 먹던 그 맛을 기대하면 심히 곤란하다. 가교유통의 DPF을지로골뱅이는 업소에만 공급하고 있다. 을지로골뱅이 골목은 DPF를 압도적으로 많이 쓰는 편이다.
이상하게도 병맥주와 먹어야 맛이라는 게 통념이다. 일단 을지로골뱅이집은 생맥주를 잘 안 키운다... 물론 외지에 생긴 곳들 중에는 생맥주 파는 데도 있는데, 진짜 을지로3가 일대의 골뱅이집들은 오로지 병맥주다. 골뱅이를 주문하면 큼직한 달걀말이를 하나 같이 주는 게 보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