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의결권: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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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활용 사례== | ==실제 활용 사례== |
2016년 12월 10일 (토) 10:38 판
이 문서는 겁나게 편향되어 있습니다! 반드시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쟁점이나 이슈에 관해 사심을 열나게 써갈겨 놓은 항목입니다. |
어떤 회사의 주식에 등급을 나누어 어떤 등급은 다른 등급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 포이즌 필과 함께 경영권 방어 장치로 쓰이고 있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예를 들어 내위키라는 벤처기업에 주식이 1만 주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그럴 리는 없지만 내위키가 대박이 나서 상장을 추진하게 되었다. 상장과 함께 새로운 주식을 10만 주 발행할 예정인데, 내위키 주인이 고민에 빠졌다. 10만 주라고 해 봐야 재벌 대기업이나 투자 자본에게는 껌깞이다. 그런데 어떤 재벌 대기업이 10만 주를 몽땅 사버린다면? 11만 주 가운데 10만 주를 갖는 거니까 90.9%의 지분을 가지게 되어 완전 회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내위키를 자기네 재벌 대기업에 합병시켜버린다면? 물론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정말로 감사합니다! 하고 주식 챙겨서 여생을 편안히 보내면 그만이다. 소유권과 경영권이 날아가버린다. 이럴 위험을 막기 위해서 쓰는 방법이 차등의결권이다. 예를 들어,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1만 주는 B 클래스로 하고 새로 발행하는 주식 10만 주는 A 클래스로 한다. 그리고 A 클래스는 일반 주식처럼 1주 1표의 의결권을 주지만 B 클래스는 1 주당 11 표의 의결권을 준다면? A 클래스는 10만 표, B 클래스는 11만 표가 되니까 B가 52.4%의 의결권을 가지게 되어 소유권이나 경영권을 지킬 수 있게 된다.
실제 활용 사례
차등의결권이 허용된 가장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인데, 벤처 붐이 일기 전에는 주로 미국의 신문사들이 차등의결권을 활용했다. 자본의 압력으로부터 언론의 독립성을 지킨다는 게 명분이었다. 이후 기술 중심 벤처기업들이 뜨면서 차등의결권도 함께 뜨게 되었다. 이들은 초기에 아주 적은 자본으로 기업을 운영하게 되는데 급속도로 성장하게 되면 자본을 끌어모으기 위해서 상장을 추진하게 된다. 이 때 창업자를 비롯한 기존의 소수 소유주가 투자한 자본금보다 훨씬 많은 자본을 끌어모으는 게 보통이다. 창업자들이 온갖 노력을 통해 키워놓은 벤처기업을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거대기업이나 헤지펀드 등이 집어삼키킬 위험이 있다. 이러한 시도에 대항력을 제공하도록 하기 위한 게 차등의결권이다. 구글, 페이스북을 비롯한 IT 벤처기업들이 차등의결권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18%의 지분으로 57%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문제점
차등의결권이 가진 가장 큰 단점은 잘못된 경영자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시장의 힘을 무력화 하는 문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한 명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기업을 끌고 갔다고 생각하지만 중요한 것은 잡스의 이러한 리더십이 주주들의 이익에도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잡스는 매킨토시 개발 과정에서 이사회 결의로 잘렸던 경험이 있다. 아무리 혁신적인 IT 기업이 한 명의 카리스마가 중요하다고 해도 주주의 신뢰를 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차등의결권으로 소수 지분을 가진 주주가 다수 의결권을 가진다면 소유주가 주주의 이익, 더 나아가서는 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해도 이를 막을 장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때문에 차등의결권이 있는 미국에서도 늘 시빗거리가 되고, 이를 활용하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2012년에 미국 투자책임연구센터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S&P 1500에 속하는 1,500개 미국 기업 중에 차등의결권을 시행하고 있는 회사는 179개에 불과했다. 또한 이들 차등의결권을 시행하는 회사의 3년, 5년, 10년 실적은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는 주가의 변동성이 더 심하고 리스크에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분쟁 과정에서 재벌 대기업과 기득권 언론을 중심으로 포이즌 필과 차등의결권을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먹튀자본으로부터 우리 기업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는 것인데, 앞서 보았듯이 포이즌 필은 적은 자본으로 참업한 기술 중심 벤처기업이 상장 과정에서 대자본에 먹히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 주 목적이다. 충분한 자금 동원력을 가진 재벌 대기업이 이 방법을 쓰겠다는 것부터가 손 안 대고 코 풀겠다는 수작이다. 그리고 페이스북의 예에서 보듯이 소수 지분으로 다수 의결권을 행사한다고는 하지만 그 비중이 두 자릿수는 된다. 우리나라는? 주력 기업의 재벌 일가 지분이 쥐꼬리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4년 기준으로 보면 이건희 지분이 3% 정도고 이재용 지분은 0.5% 수준이다.
게다가 소수 지분 정도가 아니라 순환출자를 가지고 코딱지만한 지분으로 수십 개 기업을 지배하는 나라는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이 굴러가는 나라 중에는 이제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반면 미국은 기업의 인수합병이 적대적 인수합병을 포함해서 굉장히 활발하다. 적대적 인수합병이 사실상 단 한 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는 대한민국에서 적대적 인수합병의 방어장치를 미국 수준으로 허용한다는 것은 순환출자에 포이즌 필, 차등의결권 3종 세트로 거의 재벌 왕국의 세습 체제를 천년만년 부카니스탄 수준으로 보장하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다. 물론 그 전에 제가 알아서 망하겠지. 재벌이 안 망하면 나라가 망하는 거고. 사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을 인수한다거나 하는 거에도 관심이 없고, 그럴 지분도 아니었다 그냥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에 터무니없이 불리하니 '이건 아니잖아~' 한 거다. 투자했으면 이익을 보는 게 당연한 거지, 삼성에 자선사업하러 투자하는 거 아니다. 투자해서 이익 보겠다는 건데 먹튀자본이라고 하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