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이름 그대로 국+밥, 국에 밥을 말아서 먹는 음식을 뜻한다.
굳이 국밥이라는 이름을 따로 붙이지 않더라도 밥과 국이 함께 나오는 게 한식 상차림의 기본이다시피 하다 보니 밥을 좀 먹다가 국에 말아서 해치우는 것은 흔한 한국인들의 식사법이다. 라면국물에 밥까지 말아서 배부르게 먹는 사람들이니 뭐... 하지만 '국밥'이라고 부를 때는 아예 밥에 국을 말아서 내는 것이 보통이다.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한국음식 중 하나이기도 하고 간편식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밥을 국에 말아서 후루룩 후루룩 후딱 해치우고 가기에도 좋고, 서둘러 먹다 보면 입천장이 까져서 그렇지 보통은 주문하면 금방 금방 나온다. 미리 국도 듬뿍 끓여놓고, 밥도 미리 해 놨다가 그릇에 밥을 담고 국을 부어 내놓으면 되므로 시간 없을 때 간단하게 요기할 요량으로 많이 먹는 음식. 흔히 사극에서도 주막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할 때 국밥을 주문하는 광경을 볼 수 있는데, 모든 주막에 보편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던 듯. 시대에 따라서 지역에 따라서 주막의 기능이나 메뉴도 달라서 간단한 술상과 잠자리 말고는 음식은 안 했던 주막도 많았던 모양이다.
밥과 국을 말아서 한 그릇에 내는 것 자체는 간단하지만 말아서 내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단순히 뜨거운 밥 → 국 순서로 그릇에 담고 내는 방법도 있고, 밥과 국을 그릇에 담은 다음에 잠깐 끓여서 내기도 한다. 좀 더 기술이 필요한 방법은 토렴으로, 식은 밥을 그릇에 담은 후 국물을 여러 번 담았다 부었다 하면서 너무 뜨겁지도, 미지근하지도 않은 온도로 맞춰서 내는 것.
옛날부터 국밥은 평민들의 음식이었고, 즉 무식한 평민들이 체통 없이 허겁지겁 후루룩 먹는 음식이지 양반의 품위와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도 있었다. 밥과 국이 따로 나오는 것은 '따로국밥'이라고 부른다. 육개장 국밥이 발달한 대구 쪽에서 나온 음식인데, 밥에다가 국을 말아 해치우는 건 양반으로서 품위가 없다는 이유로 밥과 국을 따로 내면서 생긴 것. 대구의 따로국밥은 단순히 밥을 마느냐 안 마느냐만이 아니라 선지가 들어간 것을 따로국밥이라고 부른다. 이제는 대구의 육개장도 밥 따로 국 따로 나오는데 둘은 선지가 들었는지 여부로 구분한다. 따로국밥이라는 말은 외지로도 나가서 서울 청진동의 해장국집도 '따로국'이라는 이름으로 밥과 국을 따로 낸다.
그런데 요즈음은 따로국밥 식으로 국과 밥이 따로 나오는 쪽이 대세다. 토렴은 식은 밥을 국으로 데우는 것이지만 요즈음 음식점은 전기밥솥과 온장고로 공깃밥을 미리 담아놓고 온도를 따끈하게 유지하는 게 보통이고 토렴은 보기보다는 꽤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따로국밥 쪽이 더 편리하고 쉽기 때문. 콩나물국밥이나 돼지국밥은 원래 토렴이 기본이었지만 요즈음은 토렴하는 집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아졌다. 밥에 국을 말아내서 내는 집들 중에도 밥을 담고 국을 부은 다음 한소금 끓여서 내는 곳이 많다. 진짜 토렴으로 말아서 냈다면 먹기 좋을 정도로 뜨끈하지 절대로 펄펄 끓지 않는다.
사실 건강이라는 면에서 보면 안 좋은 점이 많다. 국에 소금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중 하나고, 온도가 높을수록 사람의 혀는 짠맛을 못 느낀다. 그래서 펄펄 끓는 국밥은 토렴보다 간이 강해야 한다. 먹을 때도 너무 뜨거우면 혀를 데이거나 입천장이 까지기 십상이다. 제대로 맛도 느끼기 힘들고 넘기기에 급급하다. 아니면 계속 후후 불어서 식히거나 앞접시에 담아서 식히거나 해야 한다. 너무 뜨거우면 먹다 보면 잘 씹지 않고 후루룩 넘기게 되다 보니 소화에도 별로 좋지 않다. 훌렁훌렁 잘 넘어간다고 허겁지겁 먹지 말고 천천히 씹어가면서 먹자. 토렴으로 말아낸 국밥은 너무 뜨겁지 않게 온도가 조절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