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 푸드
Finger food.
손가락을 재료로 만든 음식이 아니다.[1]
수저나 나이프, 포크 같은 도구를 쓰지 않고 손으로 집어서 먹는 음식을 뜻한다. 범위를 좁히면 작고 간단해서 손으로 집어 한입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가리키지만 '도구 없이 손으로 먹는다'는 본래 뜻을 기준으로 보면 음식 문화권에 따라서 이 범위 안에 들어가는 음식은 천지차이다. 예를 들어 인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권 국가 중에는 음식을 도구 없이 손으로 먹는 게 기본인 지역들이 있다. 이런 나라들이라면 거의 모든 음식이 핑거 푸드 범위에 들어간다. 반면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게 불결하거나 무례하다고 보는 나라라면 핑거 푸드는 아주 제한되어 있다. 또한 같은 음식이라도 부담 없고 편한 자리라면 손으로 집어 먹지는 격식 있는 정찬에는 도구를 쓰기도 한다.
과자 종류는 거의 핑거 푸드로 분류할 수 있지만 과자는 너무 당연하기도 하고, 음식이라기보다는 기호품으로 보는 시각이 많으므로 핑거 푸드라고 하지 않는다. 빵은 대부분 손으로 집어서 먹으므로 핑거 푸드에 속한다고 볼 수 있으며 샌드위치는 당연하다. 다만 핑거 푸드는 좀 가볍게 먹는 음식이란 관념이 있어서 고기 같은 속재료가 듬뿍 든 식사용 샌드위치는 핑거 푸드라는 생각을 잘 안 하는 편이고, 치즈나 슬라이스 햄, 잼 정도가 얇게 들어가는 가벼운 샌드위치가 주로 핑거 푸드로 쓰인다.
우리나라는 과자류를 제외하고는 핑거 푸드가 별로 발달해 있지는 않다. 대표 핑거 푸드라면 역시 떡. 젓가락으로 집어먹기도 하지만 떡볶이가 아닌 바에야 손으로 먹는 게 기본이다. 떡의 종류가 다양하므로 한국의 뷔페나 연회장에서는 알록달록한 다양한 떡을 쉽게 볼 수 있다. 입에 들어갈 때 손으로 직접 가져간다는 면에서는 쌈도 핑거 푸드겠지만 쌈의 내용물을 채울 때에는 수저를 쓰므로 핑거 푸드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퓨전 한국음식점에서는 미리 손으로 집어먹기 좋게 아담한 쌈을 만들어서 내기 때문에 이건 확실히 핑거 푸드에 들어간다.[2] 주먹밥도 이 부류로 볼 수 있다. 전통 음식은 아니지만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고 외국으로도 퍼지고 있는 프라이드 치킨 역시 핑거 푸드.
만드는 사람 옆에서 집어먹는 건 다 핑거 푸드다. 김밥, 전...
중국음식으로는 만두 종류가 핑거 푸드의 대표선수. 이른바 딤섬이라는 이름으로 워낙에 많은 종류가 있어서 여기서 게임 끝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젓가락으로 집어먹지만 가볍게 먹는 자리에서는 그냥 손으로도 먹는다.
일본음식으로는 스시가 대표선수다. 젓가락으로 집어먹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손으로 먹어도 전혀 문제 없다. 우리가 아는 니기리즈시는 원래 에도 포장마차에서 손으로 집어먹는 음식이었다. 오히려 젓가락으로 먹다 보면 밥과 네타가 분리되거나 할 수 있지만 손으로 먹으면 그럴 걱정이 없다.
갖가지 꼬치 종류도 손으로 잡고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체로 핑거 푸드로 볼 수 있다. 좀 길어지면 젓가락이나 포크로 뽑아내긴 하지만.
패스트푸드는 대부분 핑거 푸드에 속한다. 패스트푸드점에서 뭘 파는지를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햄버거, 감자튀김, 샌드위치, 핫도그, 피자, 프라이드 치킨 같은 것들은 도구가 없어도 손으로 집거나 잡고 먹을 수 있다. 다만 햄버거나 피자를 핑거 푸드라고 부르지는 않는 경향이 있는데 핑거 푸드라면 두 손가락으로 가볍게 집어서 한입에 먹을 수 있는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므로 손 전체를 써야 하는 큼직한 녀석들은 핑거 푸드라는 말을 잘 안 쓴다.
연회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가벼운 파티나 리셉션, 특히 스탠딩으로 진행하는 행사에서는 주로 가볍게 집어먹을 수 있는 핑거 푸드와 몇 가지 술을 제공한다. 서양식 연회라면 주로 샌드위치, 키쉬, 부르스케타 및 다과류 같은 것들이 나온다. 특히 운영하는 쪽에서는 뒷정리가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수저나 포크 나이프를 따로 챙길 필요도 없고, 핑거 푸드의 특성상 손에 많이 묻는 소스는 잘 안 쓰므로 접시나 테이블이 지저분하게 덕지덕지 들러붙는 소스도 별로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치우기가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