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찌개
햄과 소시지를 주 재료로 만드는 찌개요리. 한국식 퓨전 요리의 대표격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하지만 철저하게 한국화된 요리다. 맵고 짠 찌개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기란 좀 힘드니...
부대찌개의 '부대'는 미군부대를 뜻한다. 요즘이야 햄 소시지가 싸구려 가공식품으로 널렸지만 부대찌개가 처음 등장한 시절에는 미군부대애서 흘러나온 거나 맛볼 수 있었다. 그래서 햄이나 소시지를 (미군)부대에서나온 거라고 해서 부대고기라 했고 그 이름이 부대찌개로도 넘어갔다. 부대찌개로 유명한 곳이 의정부나 송탄인 이유도 큰 미군부대가 있어서 부대고기를 구하기가 쉬운 편이었기 때문.
어떤 면에서 보면 자존심 상하는 유래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꿀꿀이죽보다는 백번 나은 거다. 전쟁 후에 미군부대 주위에서 팔던 꿀꿀이죽은 그냥 미군 짬밥 나온 거 드럼통에 넣고 푹푹 끓인 것이다. 우리가 구내식당에서 버리는 짬밥을 누가 팔팔 끓여서 죽으로 먹는다고 생각해 보라... 생각만 해도 토나올 거다. 우리가 버리는 짬밥은 돼지 먹이로 많이 가는데, 그러니 꿀꿀이죽이라는 말이 붙을 만하다. 담배 꽁초니 콘돔 껍질이니 별의별게 다 나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찌개가 아니라 김치와 채소를 썰어넣고 볶는 요리였는데 역시 국물을 사랑하는 한국인이라 찌개로 발전했다. 초창기의 부대찌개도 그다지 위생적이지는 않았던 듯. 햄이나 소시지 자체가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소수였는데 상태 좋고 멀쩡한 햄 소시지는 따로 암시장에서 팔렸거나 미군하고 줄 좀 있는 사람들이 자랑하면서 먹었을 거다. 부대찌개가 고급 음식도 아니었으니 처음에는 쓰다 남은 것, 먹다 남은 것도 들어가서 이빨자국도 나오고, 그랬던 모양. 지금이야 그랬다가는 바로 상 뒤엎고 고소 들어갈 기세다.
여러 가지 변형이 있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재료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