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타 익스프레스
Narita Express(成田エクスプレス).
JR히가시니혼에서 운영하는 특급열차.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나리타공항과 도쿄 일대를 이어주는 최고등급 특급열차다. 경쟁자로는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가 있다. 열차 바깥이라든가 온라인/오프라인 홍보물에서는 종종 N'EX로 줄여 쓰기도 하는데 부를 때 '넥스'라고 부르는 일은 그닥 없고 나리타에쿠스프레스(成田エクスプレス)라고 부른다. 주말 한정으로 JR이 아닌 사철 후지급행 노선을 타고 카와구치코역까지 가는 노선도 있다.
나리타 익스프레스의 가장 큰 문제는 황당할 정도로 빙 돌아가는 노선과 그에 따른 긴 소요시간이다. 원래 나리타공항을 지으면서 나리타 신칸센도 추진되었지만 나리타공항도 지역 주민들이 전쟁 수준으로 격렬한 반대 투쟁을 벌이는 바람에 고자가 되었고, 나리타 신칸센은 나리타 신칸센대로 노선 예정지 주민들의 반대 투쟁으로 무산되었다. 그 결과,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는 거의 직선에 가깝에 들어가는 반면 나리타 익스프레스는 나리타선을 타고 치바역까지 남서쪽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소부 본선을 타고 북서쪽으로 올라가는, ㄱ자로 빙 돌아가는 루트로 운행된다.
이러다 보니 나리타공항에서 도쿄역까지 논스톱으로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JR히가니시혼의 웹사이트 문구를 그대로 옮기면 "나리타 공항역과 도쿄역을 불과네? 53분만에 연결합니다."이다. 하지만 실제로 53분만에 끊는 열차는 몇 대 없고 대부분은 1시간 걸린다. 게다가, 이것도 2·3 터미널역과 도쿄역 얘기지 한국에서 나리타로 갈 때 내리게 되는 1터미널은 3분이 추가된다. 반면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는 2·3 터미널역에서 닛포리역까지 대체로 36분에 끊어주며 우에노역까지는 대체로 41분만에 들어간다.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숙소로 많이 이용하는 신주쿠역은 나리타 익스프레스로는 도쿄역→시나가와역→시부야역을 거쳐서 가므로 1 터미널 기준으로 85분 정도가 걸린다.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를 타면 1 터미널 기준으로 닛포리역까지 40분에 끊어주므로 역 환승을 10분 정도 잡고 야마노테선으로 닛포리에서 신주쿠까지 가는데 20분을 잡으면 총 70분만에 들어간다. 환승을 하는데도 15분 절약이다. 게다가 요금을 보면 나리타공항에서신주쿠까지 간다고 했을 때 나리타 익스프레스는 3,190엔,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는 닛포리까지 2,470엔 + 야마노테선 200엔 = 2,670엔으로 이쪽이 확실히 저렴하다. 한마디로 비싸면서 시간은 더 걸린다.
이런 상황들을 보면 나리타 익스프레스에 비해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가 월등히 경쟁 우위다. 그런데 현실은 좀 다르다. 실제로는 둘 사이에 별 격차가 없을 뿐더러 외국인들에게는 오히려 나리타 익스프레스가 유리하다!
가장 큰 이유는 환승 문제다.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의 가장 큰 문제는 환승이다. 최종 목적지가 닛포리 아니면 우에노라면 모를까, 그 넓은 도쿄에서 다른 곳으로 가려면 닛포리역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는 우에노가 종착역이지만 케이세이 우에노역은 JR 우에노 역과 떨어져 있어서 환승이 힘들다. 신주쿠역이나 시부야역으로 가려면 환승 시간을 감안해도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가 소요 시간이 우월하지만 환승 그 자체가 문제다. 공항을 이용하는 손님들은 대부분 큼직한 캐리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걸 들고 낑낑대면서 환승하는 게 여간 중노동이 아니다. 게다가 일본의 기차역들은 우리나라에 비해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설치가 부실한 데다가 일본 역 환승은 워낙에 헷갈리기 때문에 특히 외국인들은 길을 잃고 헤메기가 일쑤다. 그러니 시간이 좀 더 걸린다고 해도 환승 없이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방법을 더 좋아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다. 나리타 익스프레스로 환승 없이 갈 수 있는 곳은 도쿄도 안에만 해도 도쿄, 시나가와, 시부야, 신주쿠, 이케부쿠로, 타카오까지 선택의 폭이 훨씬 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