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공항
福岡空港.
일본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에 자리 잡고 있는 국제공항. 후쿠오카를 넘어 큐슈 항공교통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다. 역은 하카타인데 공항은 후쿠오카다. 이는 하카타와 후쿠오카가 합치는 과정에서 행정구역 이름은 후쿠오카로 하지만 항구나 역 이름은 하카타로 하기로 했는데, 공항은 그 이후에 생겼기 때문이다. 엄연한 국제공항이고 구색 정도가 아니라 상당한 국제선 노선을 갖추고 있는데도 공항에 '국제'라는 말이 안 들어간다. 국제선을 간사이공항으로 이전한 이후로 실제로는 국내선만 운항하고 있는 이타미공항도 이름은 여전히 오사카국제공항인데...
IATA 식별코드는 FUK. 푹. 어찌 보면 FUCK 같기도 하다. 국제선은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가 거의 대부분이고 아시아 바깥으로 나가는 건 오세아니아에 속하는 호놀룰루와 괌 노선이 있다. [1] 유럽으로는 KLM에서 운항하는 암스테르담
노선이 있었지만 단항한 대신 2016년부터는 하계 한정이긴 하지만 핀에어가 운항하는 헬싱키 직항도 생겨서 국제선 네트워크는 김해공항보다도 오히려 조금이나마 나은 편이다. 유럽 노선도 하나 있는 반면 미주 노선은 호놀룰루가 전부고 본토 노선은 없다.
일본 국내 공항 중에는 하네다공항, 나리타공항에 이어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도쿄가 공항이 두 개라도 워낙 인구나 비즈니스 규모가 어마어마하니 1, 2위를 다 잡숫고 있는 것이고, 제2의 도시 오사카는 간사이공항과 이타미공항, 여기에 고베공항까지 있다 보니 수요가 분산되어 있어서 순위가 밀린다. 후쿠오카가 길고 긴 일본 본토에서 서쪽 끝에 자리 잡은 대도시라는 측면도 한몫 한다. 예를 들어 오사카야 도쿄 갈 때 신칸센을 타면 되지만 후쿠오카는 항공이 훨씬 시간이 단축된다. 큐슈신칸센이 개통되면서 오사카 쪽 수요는 신칸센에 많이 내주었지만 나고야나 도쿄 쪽 노선은 별반 영향이 없다. 그리고 시내에서 공항 접근성이 워낙에 좋다 보니까 까먹는 시간이 적은 것도 장점.
터미널
국제선 터미널보다 국내선 터미널이 규모가 훨씬 크다. 일본 자체가 땅덩이가 크다 보니[2] 국내선 항공망은 상당히 발달해 있지만[3] 국제선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편이기 때문. 국제선 터미널은 하나지만 국내선은 1, 2, 3 터미널이 있으나 1 터미널은 리뉴얼 중이고 2, 3 터미널을 통합해서 국내선 터미널 하나로 운영하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이곳 저곳 리뉴얼 중이고 모자라는 공간은 가건물로 때우고 있는 중이라 국내선 터미널은 상당히 난장판 수준이다.
국제선 노선은 심플한 편으로, 보안구역 게이트도 한 곳에 모여 였고 출국심사를 마치고 나가면 좌우로 탑승 게이트와 자잘한 면세점, 편의점이 이어져 있다. 게이트 쪽 창문으로 활주로가 보이므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모노레일도 무빙워크도 없으므로 무조건 걸어야 하니 게이트가 양쪽 끄트머리 언저리라면 시간 관리에 주의하자. 1층은 도착 홀, 2층은 상점과 사무실이 있고 3층이 출발층으로 인천공항과 뭔가 비슷해 보인다. 4층에는 식당가가 있다. 보세구역 안에는 개뿔 뭐 없으므로 먹고 마시는 건 들어가기 전에 해결하자. 아예 시내에서 먹고 마시고 들어와. 어차피 공항은 비싸잖아. 보세구역에 면세점이 갖춰져 있지만 구색이 대단치 않다. 아무래도 후쿠오카를 찾는 관광객들은 절대 다수가 한국인과 중국인인 만큼 이들이 자주 찾는 물건들을 위주로 구색이 짜여 있는데, 큰 기대하지 말고 술 담배 아니면 일본 과자나 사가는 게 장땡이다. 후쿠오카 특산물인 명란젓을 많이 파는데 한국 반입 금지니까 포기하자. 여행이 끝나는 아쉬움을 달래면서 생맥주나 한잔 하고 말자. 비행기 타면 공짜 맥주 무한 제공인데 뭐하러?[4]
접근성
접근성은 겁나 킹왕짱 수준이다. 비행기가 후쿠오카공항에 접근할 때 보면 도심까지는 아니지만 공항이 시가지로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 보어서 좀 어리둥절하기까지 하다. 정말로 국내선 쪽 터미널에서 밖으로 나가보면 눈앞에 시가지의 모습이 보인다. 이쪽 건물에 있는 사람들은 귀마개라도 하고 사는 건가. 시영지하철 공항선을 타면 교통의 중심지인 하카타역까지 달랑 두 정거장이다. 그나마 하카타역까지 지하철이 두 정거장인 것도 노선이 S자로 크게 휘어 있어서 그렇지 직선거리로는 2km 좀 넘을 정도로 가깝다. 심지어 하카타역에서 걸어가도 한 시간이다. 최대 번화가라 할 수 있는 나카스카와바타나 텐진까지도 각각 4, 5 정거장밖에 안 된다. 서울도 김포공항까지 지하철로 저렴하게 갈 수는 있지만 도심에서 거리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상당히 걸리는 것과는 대조된다.
이는 특히 여행 기간이 짧거나 여비가 빡빡한 사람들에게 굉장한 강점이 된다. 오사카나 도쿄 같으면 공항에서 시내 들어가는 데만도 한 시간 혹은 그 이상이 걸리는 데다가, 공항철도비도 왕복으로 2천엔 언저리 또는 그 이상이 들어간다. 그에 비하면 후쿠오카공항은 하카타역까지 달랑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인 데다가 지하철 요금도 달랑 달랑 260엔(2016년 초 기준)으로, 공항이라고 해서 딱히 바가지를 씌우지 않는다. 왕복으로 보면 남는 돈으로 생맥주 두 잔은 족히 마실 수 있다.
오히려 국내선과 국제선 터미널 사이를 오가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지하철역 입구는 국내선 터미널 쪽에만 있어서 국제선에서 가려면 무료 셔틀버스를 타야 한다. 두 터미널은 가운데 활주로를 두고 마주보는 식으로 되어 있는데 버스는 활주로 끝 너머까지 삥 돌아서 가야 하다 보니 어째 하카타역 가는 것보다 멀게 느껴진다. 실제로 셔틀버스를 타면 1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소요시간도 더 오래 걸리는 게 사실이다. 중간에 화물터미널에서 정차하고 중간 중간 보안을 위해 설치된 차단문도 있어서 여러 번 가다 서다 하는 것도 원인이다. 국제선-국내선 건너다니기 귀찮으면 국제선 터미널에서 하카타역이나 텐진으로 가는 버스도 생겼으므로 이걸 이용하자. 다만 국제선 터미널과 도심을 잇는 버스는 한 시간에 한두 대 꼴이라 시간 맞추기가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출퇴근 시간에는 길이 워낙에 많이 막히는지라. 시내에서 공항으로 가는 거라면 지하철을 타는 편이 늦어서 비행기를 놓치는 불상사를 예방할 수 있다.
정말로 정신 나갔다면하카타역에서 걸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농담이 아니라 하카타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국내선 터미널역까지 갔다가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국제선 터미널로 오는 시간이나, 하카타역에서 설렁설렁 걸어서 국제선 터미널까지 가는 시간이나, 2~30분 차이다. 2~30분이 적냐? 하카타역에서 걸어가면 국제선 터미널이 더 먼저 나온다.
- 하카타역 동쪽 광장으로 나온다 길을 건넌다.
- 쭉 동쪽으로 가자. 합동청사 앞 사거리가 나오는데 길이 오른쪽으로 꺾어진다. 그대로 따라간다.
- 추히에공원로(대로)를 따라가다가 닛산렌터가가 나오면 끼고 좌회전한다.
- 히가시히메 역 입구가 보이면 그 앞에서 우회전해서 한참 걸어간다. 왼쪽에 볼링장 ROUND 1이 보이면 거의 다 왔다. 힘내자!
- 오던 길로 조금만 더 가면 오른쪽에 자동차 정비소가 있는데 이를 지나면 나오는 사거리에서 좌회전한다. 이제는 공항의 모습이 잘 보일테니 그쪽으로만 잘 가면 된다.
- 그대로 직진해서 도시고속도로 고가도로 아래를 지나서 더 가면, 신난다! 국제선 터미널이다!
거리를 구글 맵에서 찍어보면 2.7km 정도 나온다. 걷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한 시간 안에 끊을 수 있는 거리.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다니기에는 먼 거리지만 짐이 가볍거나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왔다면 충분히 가볼만한 거리다. 아마 99%는 그냥 260엔 내고 지하철 타겠지만.
접근성 좋은 건 장점인데 그러다 보니까 단점도 있다. 시가지에 있다 보니 당연히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 심야에는 이착륙금지고, 활주로도 하나 뿐인데 트래픽이 미어터져도 더 확장하기도 힘든 게 문제다. 실제로 후쿠오카공항은 단일 활주로로는 일본에서 가장 많은 이착륙을 감당하고 있다. 시가지에 있어서 공항이 안고 있는 핸디캡도 있지만 반대로 공항 때문에 도시가 안는 핸디캡이 있다. 예를 들어 공항 주변 고도제한이 텐진이나 나카스-카와바타 같은 후쿠오카시 중심가까지 적용되어 도심인데도 의외로 높은 빌딩을 보기가 힘들다. 워낙에 혼잡도가 심하고 신공항을 지으려는 노력도 있었지만 잘 성사되지 않으면서 최근에는 추가 활주로를 하나 더 만드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그밖에
한국에서 가장 거리가 짧은 국제선 노선이 운영된다. 바로 부산-후쿠오카. 거리가 133마일(214킬로미터)에 불과하다. 가장 가까운 국내 노선 중 하나인 광주-제주 노선이 113마일(182 킬로미터)이니까 얼마나 짧은 건지 실감이 나실 거다. 워낙에 단거리다 보니까 플래그 캐리어라도 기내식이 아예 없거나 간단한 도시락 정도 던져주고 끝이다. 기내 면세품도 아예 안 팔거나 예약한 것만 전달해 주는 것으로 끝. 정말 떴다가 가라앉는다. 와인 달라고 했다가는 비행기 바깥으로 쫓겨날지도 모른다.
세계적으로 국제선 중에는 이보다 더 짧은 구간도 있다. 가장 짧은 국제선 구간으로 알려진 노선은 걸프에어가 운항하는 바레인-사우디아라비아 담만 구간으로 47.3 마일 (76.1 킬로미터)다. 이건 그냥 기름 낭비. 산유국의 위엄 돋네. 참고로 대구공항과 김해공항 간 거리가 47.4 마일(76.3 킬로미터)이다. 바레인이 섬나라긴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연륙교로 이어져 있어서 이 구간에서 버스도 운행되고 있다. 비행기 타면 35분이고 버스 타면 두 시간 걸린다.
국내선으로 가면 그보다도 더더더욱 짧은 것도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짧은 국내선은 스코틀랜드의 로건에어에서 운항하는 웨스트레이-파파웨스트레이 구간이다. 비행거리가 1.7 마일(2.73 킬로미터) ... 같은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공항 활주로 길이라고 한다. 비행시간은 달랑 2분인데 실제 비행시간은 1분도 안 된다고 한다. 뭔가 비행이라기보다는 점프에 가깝다. 바람과 같은 기상 조건에 따라서 차이가 생기는데 기록상 가장 짧은 비행시간은 53초였다고. 이 항공편은 오크니군도의 여러 섬들을 잇는 구간 중 하나로 거의 경비행기에 가까운 소형 항공기가 운항된다. 승객은 주로 파파웨스트레이에 있는 60여 개의 고대유적을 보기 위한 학생과 선생님들. 의사나 환자 수송에도 쓰이며 관광객도 늘고 있다고 한다.
어째 후쿠오카공항에 대한 내용보다 짧은 구간 얘기가 더 많아진 것 같다.
각주
- ↑ 둘 다 미국 영토지만 대륙 분류를 할 때에는 보통 오세아니아에 집어넣는다.
- ↑ 특히나 아주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요 도시간 거리가 상당히 멀다.
- ↑ 도쿄-후쿠오카 노선은 도쿄-삿포로 다음으로 승객이 많은데, 그냥 일본 안에서 많은 정도가 아니라 각각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붐비는 노선은 김포-제주. 큐슈신칸센 개통으로 신칸센으로도 후쿠오카까지 갈 수 있지만 4시간이 훌쩍 넘어가기 때문에 공항까지 가는 시간에 체크인, 보안 검색과 같은 절차로 낭비되는 시간까지 감안해도 비행기가 더 빠르다. 게다가 후쿠오카공항은 시내에서 정말로 정말로 가까운지라...
- ↑ 2016년부터 아시아나항공은 일본 노선에 주류를 제공하지 않는다. 면세구역에 편의점이나 매점이 있어서 맥주를 살 수도 있지만 개인이 사가지고 들어온 주류를 기내에서 먹지 못하게 하는 항공사들이 많다. 항공사가 주류를 제공할 때에는 손님의 상태를 보고 통제할수 있지만 개인 반입 주류는 멋대로 마시다가 만취하면 문제가 생기므로 이런 정책을 쓰는 항공사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