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짓국
소의 피를 굳혀 삶은 선지를 넣어서 끓인 국.
된장, 콩나물, 우거지, 파, 마늘이 주로 들어가며 해장국으로 끓여낼 때에는 소의 양[1]을 비롯한 내장을 얇게 썰어 넣는 음식점이 많다. 자극을 덜 주기 위해서 그다지 맵지 않게 내오는 게 보통인데 맵게 먹고 싶은 손님들을 위해서는 고추기름을 따로 제공한다.
일단 피가 들어간다는 것에 꽤나 호불호가 엇갈리는 음식인데 이미지만으로도 싫어하는 사람부터 뭔가 피비린내가 나는 듯해서 싫다는 사람, 선지 덩어리를 씹을 때의 식감이 영 찜찜하다는 사람이 있다. 반면 해장국 하면 단연 선짓국을 꼽는 사람들도 많고, 음식점 주인하고 친하면 선지 좀 더 달라고 하는 사람도 많다. 단골한테는 국과는 별개로 삶은 선지를 따로 내어 주기도 한다. 서울에서 일제강점기부터 터를 잡았던 청진동 해장국, 여기 저기 체인점이 많이 퍼져 있는 양평해장국 역시도 선짓국이다. 뼈, 콩나물, 북어 같이 앞에 붙는 말 없이 그냥 해장국이라고만 되어 있는 메뉴가 있다면 십중팔구 선짓국이다.
선지를 얼마나 잘 삶느냐가 중요한데 잘못 삶으면 안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식감도 마치 스펀지 씹는 것처럼 퍽퍽하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삶는 게 포인트라고. 잘 삶은 선지는 구멍이 없고 식감도 묵처럼 부드럽다. 그만큼 시간도 들여야 하고 정성도 들여야 한다. 그 식감이 싫다고 안 먹는 사람들이 있는 게 함정. 그들에게는 차라리 스펀지가 나은 건가.
피가 들어가니 일단 철분이 풍부한 것은 기본. 피라는 것이 산소는 물론 각종 영양물질을 운반하는 수단이니 여러 영양소가 들었으리라 기대할만하다. 여기에 콩나물도 들어가니 해장국으로 손색이 없다. 다만 뜨겁고 짠 음식은 일단 위에 안 좋다는 건 기억하면서 좀 식혀 먹자. 음식점 해장국은 짜게 나오는 게 많으니 찬물을 좀 부어서 온도를 낮추든가 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