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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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5월 30일 (일) 21:30 판

Al dente.

파스타리조토와 같은 이탈리아 음식에 주로 쓰이는 말로, 영어로는 "to the tooth"에 해당하며, '이빨에 씹히는 느낌' 정도로 뜻을 풀이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 파스타리조토를 조리할 때에는 완전히 삶기보다는 속심이 약간 덜 익어서 먹을 때 씹히는 느낌이 날 정도로만 삶는데, 이것을 알 덴테라고 한다. 잘라보면 단면 가운데 희미하게 하얀 심이 남아 있는 정도가 딱 좋은 알 덴테. 시판되는 파스타는 포장지에 몇 분 동안 삶아야 알 덴테가 되는지 쓰여 있다. 일부 스파게티에서는 코투라(Cottura)와 알 덴테(Al dente), 두 가지 조리 시간이 적혀 있는데 코투라가 보통 2~3분 정도 조리 시간이 더 길다. 즉 코투라는 속심의 하얀 심이 사라질 때까지 삶는 시간을 뜻하며, 이 시간은 넘기지 말라는 권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정도로 면이 익은 것은 노말레(Normale)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탈리아에서는 알 덴테보다도 1분 정도 덜 삶은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으며 이를 몰토 알 덴테(Molto al dente)라고 한다. 보통 파스타를 조리할 때에는 면을 삶은 다음 소스를 조리한 팬에 넣어서 잠시 볶거나 섞는 과정을 거치고 접시에 담는다. 이 과정에서 추가로 열을 받기 때문에 알 덴테로 면을 삶아도 접시에 담아 나갈 때에는 노말레 상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요리사들은 이런 부분까지 계산해서 손님에게는 알 덴테로 제공할 목적으로 면을 몰토 알 덴테로 삶기도 한다.

이탈리아 파스타는 알 덴테가 기본인데, 한국 사람들 중에는 이런 식감을 낯설어 하는 사람들이 많고 알 덴테를 정확히 모르다 보니 덜 익었다고 항의하는 일도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는 면을 어느 정도로 삶을지를 묻거나 아예 알 덴테보다 푹 삶아버리는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많은 편이다. 리조토 역시 의 속심을 살짝 덜 익히는 알 덴테로 조리하는 게 이탈리아 방식이다.[1]

사실 중세시대까지만 해도 이탈리아 사람들도 파스타를 푹 익혀 먹었다. 오히려 한 시간 이상을 삶아서 탱탱 불다 못해서 거의 씹히는 느낌이 없는 걸쭉한 식감으로 먹었다고 한다.[2] 다만 이 때는 도정 기술이 별로 발달하지 않아서 입자가 거칠고 익히는 시간이 오래 걸렸을 것이다. 18세기 경이 되면 도정 기술도 발달하고 파스타 제법도 기계화가 되면서 파스타를 익히는 시간도 많이 짧아졌는데, 특히 이 무렵의 파스타는 길거리 요리로 인기가 좋았기 때문에 빨리 조리할 필요가 있었고, 사람들의 취향도 약간 씹히는 맛이 있는 파스타를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19세기 무렵에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알 덴테가 정착되었는데 정작 '알 덴테'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제1차 세계대전 무렵이라고 한다.[3]

건강 측면에서 보면 알 덴테가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충분히 씹어먹어야 하므로 이에도 좋고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 안 씹고 대충 넘기면 오히려 소화에 더 나쁠 수도... 그리고 푹 익혔을 때보다 GI 지수가 낮아진다.

각주

  1. 리조토는 우리가 밥 짓듯이 익히는 게 아니라 을 냄비에 넣고 올리브유로 볶은 다음 육수를 부어가면서 약한 불에 천천히 익혀 나가는 게 원래의 이탈리아 방식이다.
  2. "Word of Mouth: Al Dente", The Kitchn, 29 September 2008.
  3. "PASTA AL DENTE: THE PERFECT BITE", CUCINA TOSC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