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짜면
경상남도 통영시 일대에서 볼 수 있는 국수 요리. 우짜면이란 우동+짜장을 뜻하는 것으로, 기본은 우동, 정확히는 한국화된 가락국수 위에 짜장 소스를 한 국자 얹어주는 요리다. 고명으로는 대파와 채썬 어묵, 단무지를 올려주며, 고춧가루를 위에 조금 뿌려준다. 우동은 한국화된 일본요리이고, 짜장은 한국화된 중화요리로, 이 간단한 요리는 알고 보면 일본+중국=한국이라는 기묘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름의 유래에 관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우동+짜장 말고도, "우동도 먹고 싶고 짜장도 먹고 싶은데 우짜면 좋겠노?"에서 나왔다는, 말장난 수준의 썰도 있다.[1] 2022년에 GS25에서 우짜면을 즉석용기면 형태로 출시했는데 이 제품 이름도 '통영식 우동짜장 - 우짜면 좋을까'였다.
현대에 들어서 등장한 음식이지만 내력은 꽤 오래된 것으로, 통영항 앞 서호시장 안에 있는 <원조 할매우짜>를 대체로 원조로 쳐 주는데 1965년부터 리어카에서 연탄불을 피워서 우동과 짜장을 팔다가, 둘 다 먹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짜장을 한 국자 넣어준 우동을 팔기 시작한 게 우짜면의 유래라고 한다.[2] 이미 3대째 장사 중인데 1, 2, 3대 주인이 서로 혈연 관계가 전혀 없는 것도 독특한 점. 단골손님으로 인연을 시작했다가 가게를 물려받았다고 한다. 그밖에 서호시장과 중앙시장과 같은 시장통 및 항구 앞에 우짜면 파는 가게가 여럿 있으며, 우짜면 말고도 말린 고구마를 물에 불리고 강낭콩과 팥을 넣어 쑨 빼떼기죽이나 김밥 같은 간단한 분식을 파는 가게들이 많다. 우짜면 전문점이 아니어도 통영 일대의 국수집 중 메뉴에 우짜면을 올린 곳을 종종 볼 수 있다. 항구 근처 시장통에서 시작된만큼, 배타기 전의 어부들이나 장보러 온 사람들이 빠르고 간단하게 배채우고 가는 개념에 가까운 음식이다.
먹는 방법은 각자 알아서. 처음에는 짜장과 우동 국물이 섞여 있지 않으므로 처음 먹어 본다면 그 상태에서 국물 맛을 보자. 앞서 말한 대로 멸치나 디포리 같은 육수 재료가 풍부한 고장이므로 감칠맛이 진한 국물맛을 느낄 수 있다. 그 다음에 짜장을 풀어서 먹을 수도 있고, 굳이 풀지 않고 그냥 먹다 보면 짜장이 자연스럽게 섞인다
맛 자체는 딱히 대단할 게 없다. 그야말로 가락국수에 짜장 한 국자가 올라간 딱 그 맛이다. 가락국수만으로 보면 통영이 어업이 발달한 항구도시이고 특히 가락국수 육수의 주 재료인 멸치와 디포리가 풍성하기 때문에 딴 건 몰라도 국물 맛은 진하고 감칠맛이 좋다. 여기에 굳이 짜장이 올라간다고 해서 맛이 더 좋아진다고 보기도 힘들고, 오히려 가락국수의 시원한 육수맛을 짜장이 가려버리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짜장 소스가 진짜 중국집 것과 비교했을 때 딱히 맛난 것도 아닌, 대략 기사식당이나 분식집 수준의 맛이다. 주문했을 때 짜장을 볶아내는 게 아니라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을 한 국자 올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냥 통영에서 파는 특이한 별미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통영 사람들 중에는 우리 고장에 해산물도 풍부하고 다른 맛난 음식들도 많은데 왜 굳이 우짜면을 통영의 향토요리로 밀어주나, 싶어서 불만스러워하는 이들도 있다. 우짜면에서 짜장만 빼면 우동이므로 우짜면 집은 우동도 같이 판다. 우짜면을 한번 먹어 보고 별로라고 생각하면 다음에는 우동을 먹으면 그만이다.
각주
- ↑ 유승완, "우짜면 이것은 통영 진미?", 지역N문화테마, 한국문화연합회.
- ↑ "서호전통시장사람들 :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3대 명가 ‘할매우짜’", 한려투데이, 2014년 1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