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깃집
주 메뉴로 고기구이를 파는 한국식 음식점.
제주도의 말고기와 같은 특정 지역 한정을 빼면 고기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중 하나다. 생고기 또는 살짝 초벌구이만 한 고기가 나와서 손님이 있는 테이블 위에서 굽는다. 숯불이나 가스불, 혹은 연탄불로 굽기도 한다. 예전에는 고기 기름이 숯불 위에 떨어져서 타는 자욱한 연기가 당연스럽게 여겨졌지만 요즘은 후드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매장 안에 연기는 별로 차지 않는다. 그래도 옷에 고기 냄새가 배는 건 어쩔 수가 없어서 페브리즈를 놓아두고 손님이 나가기 전에 뿌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곳도 많다. 고기 먹기 힘들었던 옛날에는 고기 냄새가 부의 상징이기도 했으니 일부러라도 풍기고 싶었겠지만 지금이야 맡으면 느끼하기만 하니.
고기는 보통 1인분 단위로 파는데 1인분의 기준은 고깃집마다 제각각이다. 어떤 곳은 150g, 어떤 곳은 180g, 또 어디는 200g이고 심지어 같은 고깃집이라도 해도 종류에 따라, 예를 들어 소고기냐 돼지고기냐에 따라 1인분의 양이 다르다. 단, 갈비는 1인분의 무게가 많은 편인데, 양념국물과 뼈의 무게 때문에 1인분의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다. 실제 고기의 양은 그게 그거이거나 오히려 더 적기도 하다. 최근에는 모든 고기에 대해서 100g 당 단가를 표시하도록 의무화해서 비교하기는 한결 편해졌다. 아예 1인당 정해진 가격을 내면 무제한 제공하는 곳도 있는데, 과거에는 고기뷔페라는 이름으로 알아서 고기를 가져다 먹도록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고기를 가져다주는 무한리필 고깃집이 늘어나는 추세다.
메뉴는 고기가 대부분으로, 소고기나 돼지고기 어느 한쪽에만 집중하는 곳도 있고 양쪽을 다 하는 곳도 있다. 그밖에 몇 가지 식사 메뉴를 갖추고 있는데 탕이나 찌개가 위주고, 고기 먹고 나서 먹을 수 있는 공깃밥이나 냉면, 국수 정도를 대부분 고깃집이 갖춰놓고 있다. 냉면이나 국수는 '후식'이라는 이름으로 조금 양이 적은 것을 싸게 파는 곳이 많다. 냉면이 디저트라니 원. 그런데 고기를 먼저 먹고 밥이나 냉면을 후식으로 먹는 것은 전채를 먼저 먹고 고기를 나중에 메인으로 먹는 서양식 코스요리와는 반대로 볼 수 있으며, 고기를 너무 많이 먹게 되므로 영양학적으로는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깃집에 가는 목적이 고기를 배불리 먹기 위해서이니 뭐라 할 일은 아니다. 가난했던 시절에는 고깃집 가는 게 1년에 한두번 있을까 말까였고, 이왕 가는 거 배불리 먹자는 게 인지상정이니 고기를 많이 먹는 쪽으로 발달한 것이다.
닭고기는 튀기거나 볶거나 하는 게 주종이고 숯불에 굽더라도 손님 테이블이 아닌 주방에서 구워 나오므로 이쪽으로 못끼고 치킨집으로 따로 분류된다.
혼술 혼밥의 고단수가 되려면 거쳐야 할 코스로 꼽힌다. 즉 고깃집에서 혼자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 있을 정도라면 고단수인 것. 그보다 더 고단수는 패밀리 레스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