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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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을 마는 기술. 그릇에 밥을 담은 다음, 국자로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냈다가를 여러 차례 되풀이하는 방법이다. 토렴을 잘 하면 입천장이 데일 정도로 뜨겁지 않고 적당히 먹기 좋은 온도로 손님에게 나온다. 특히 해장국은 토렴으로 마는 것이 좋다. 너무 뜨거우면 술 때문에 약해진 위에 더더욱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말은 쉬워보이지만 토렴이란 게 절대 쉬운 게 아니다. 왜냐면,
- 국밥집은 갑자기 많은 주문이 몰릴 수 있으므로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
- 국믈을 잘 따라내야 한다. 밥알이 후두룩 국물과 함께 빠져나가면 국솥으로 빠져서 국을 탁하게 만든다.
- 온도를 잘 맞춰야 한다.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정한 온도로 맞춰야 한다. 여러 그릇을 한꺼번에 내는데 그릇마다 온도가 다르다면? 온도를 균일하게 맞춰 줘야 한다.
토렴이 제대로 되려면 뜨거운 밥보다 식은 밥을 쓰는 게 좋다. 찬밥에 미세한 구멍이 많으므로 국물이 잘 배어든다. 라면에 밥 말아먹을 때 찬밥이 더 국물이 잘 배어드는 것과 같은 이치. 토렴을 하는 과정에서 뭉쳐 있던 밥알이 풀어지고 한 알 한 알이 탱글탱클하게 살아난다는 것도 장점. 다만 밥알 표면의 전분이 국물에 씻기므로 토렴을 계속 하다 보면 국물이 탁해질 수 있다. 빠르게 부었다가 따라냈다를 여러 번 되풀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주곰탕이나돼지국밥 같은 것들이 토렴으로 밥을 마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콩나물국밥은 크게 전주남부시장식과 삼백집식으로 나뉘는데, 남부시장식은 토렴을 하고 삼백집식은 밥을 넣고 팔팔 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