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슈
きゅうしゅう(九州)。
일본을 구성하고 있는 네 개의 큰 섬 가운데 하나로 혼슈의 서쪽에 붙어 있으며 즉 한국과 가장 가까운 곳이다. 크기로는 시코쿠 다음으로 작지만 경제력으로 본다면 홋카이도를 능가해서 혼슈 다음이다. 물론 2위라고 해봐야 혼슈가 대부분을 다 먹고 있긴 하지만... 인구는 본토의 7개 현만으로 계산하면 1,300만 명대지만 오키나와까지 합쳐서 8현으로 계산하면 1,450만 명에 이른다. 이름의 유래는 대략 가마쿠라 막부 말기 정도로 추정되며 당시 큐슈가 9개로 분할되어 있기 때문에 붙었다고 한다. 네 개로 분할되어 있었던 시코쿠(四国)와 비슷한 유래인 셈. 폐번치현 이후에는 7개 현으로(오키나와까지 합치면 8개 현으로) 조정되었다. 가장 큰 도시는 역시 후쿠오카. 그밖에도 나가사키, 키타큐슈, 쿠마모토, 미야자키, 가고시마와 같은 도시들이 잘 알려져 있고, 온천으로 유명한 오이타, 벳푸, 유후인 같은 곳들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부산과는 정말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부산에서는 서울보다 후쿠오카가 더 가깝다. 현재 한국에서 운항되는 가장 짧은 국제선 노선이 부산-후쿠오카다. 그냥 조그만 시골 섬에 불과하지만 대마도(쓰시마)는 부산에서 정말 가까워서 부산에서 불꽃축제를 하면 쓰시마에서도 잘 보일 정도라고. 한국인들에게는 가깝기도 하고, 이것 저것 볼 것도 꽤 있는 데다가 음식도 입에 잘 맞는 편이라 관광지로 인기가 있기도 하고, 특히 부산에서는 쾌속선으로도 후쿠오카까지 세 시간 정도면 가기 때문에 교류가 많아서 가장 친숙한 곳 가운데 하나다.
가장 서쪽에 있던 나라답게 일찍부터 다른 나라와 교류가 많았고, 무역과 밀수 분야가 경제에 중요했다. 한국과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유럽과도 16세기부터 교역을 할 정도다. 1553년에 포르투갈인들이 마카오에 체류하기 시작하면서 이곳을 전진기지로 삼아 아시아와 교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전후해서 큐슈가 포르투갈과 교역을 트면서 유럽의 문물이 유입되었고, 예수회 선교사를 통해서 가톨릭까지 전파되었다.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가톨릭을 탄압하기 전까지는 다이묘 중에도 가톨릭 신자가 있을 정도로 상당히 퍼졌고, 지금도 나가사키현은 인구 대비 가톨릭 신자의 비율이 최고 수준이다.[1] 도쿄든 오사카든 거리가 멀다 보니 조정의 힘도 상대적으로 덜 미치는 편이었고, 유럽 문물이 일찍 들어온 만큼 유럽산 총포 무기들도 유입되면서 군사력 역시 강력하기도 하다 보니 조정에서 서양과 교역을 금지시키던 시기에도 깔끔하게 씹어버리고 교역을 이어 나갔다. 혼슈 쪽 사람들에 비하면 큐슈 쪽 사람들은 외지인들, 특히 외국인들에게 많이 개방적인 편이다. 가서 혼자 술마시다 보면 종종 슬쩍 말 거는 사람들도 많아서 일본어를 좀 한다면 현지인과 하카타벤으로 대화 할 수 있는 기회를 종종 가질 수 있다.
각주
- ↑ 그래봐야 4.5%지만 가톨릭과 개신교를 합쳐서 일본의 기독교 신자 비율이 평균 1% 대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