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등푸른 생선의 대표 주자.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등푸른 생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고등어다. 그만큼 많이 먹고, 조리법도 다양하다.
'고등어'라는 말은 원래는 '고도리'에서 나온 것이다. 지금은 고등어 새끼를 뜻하는 말이지만 옛날에는 '고도리'가 고등어를 뜻하는 우리말이었다.
연근해에서도 잡히지만 워낙 수요가 많은 물고기다 보니 노르웨이산 고등어도 수입되고 있다. 수입이라고는 하지만 이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워낙 실하고 맛도 좋은 데다가 수산업 강국답게 품질관리도 아주 잘 하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심지어는 국산보다도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 그밖에는 일본산도 많이 들어오는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구이나 조림으로 해 먹는다. 회로 먹기도 하지만 잡혀서 물 밖으로 나오면 빨리 죽어버리고 풍부한 기름이 빠르게 산패하기 때문에[1] 운송과 보존이 까다로운 놈이라, 산지가 아니면 보기 힘들다. 오죽하면 선어회가 대세인 일본에서도 고등어회는 활어회가 많다. 특히 후쿠오카 쪽은 고등어 활어회를 많이 먹는 편이다. 다른 지역도 많이 잡히지만 태평양 쪽에서 잡히는 고등어는 기생충 문제로 회로 먹을 수 없고, 반대로 후쿠오카 앞바다, 즉 우리나라의 남해에 해당하는 해역에서 잡히는 건 기생충 문제가 없다.[2] 요즘은 운송 기술도 발달하고, 침을 놓아서 기절시킨 다음 운송하는 방법도 있어서 서울을 비롯해서 산지와 먼 곳에서도 고등어회를 파는 곳이 생겼다. 신선한 고등어회는 비린내도 없고 기름지기 때문에 부드럽고 맛이 좋지만 가끔 억센 가시가 약간 남아 있는 경우도 있고, 기름이 많아서 소화력이 약한 사람이 너무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하는 수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일본 안에서 고등어를 활어회로 먹기 힘든 지역에서는 날고등어를 식초에 절인 일종의 초회인 시메사바[3]를 먹는다. 우리나라도 일식집이나 이자카야를 중심으로 시메사바를 맛볼 수 있다. 제대로 하는 곳에서는 정말 맛있는 시메사바를 만드는 곳도 있지만 냉동 제품을 파는 곳도 많으니 주의하자. 냉동 제품은 맛도 없는 데다가 비린내도 장난이 아니다. 시메사바가 비린내를 잡고 살균효과도 주기 위한 목적이 있는 건데 시메사바에서 비린내가 난다면 완전 실패작이다. 직접 시메사바를 만드는 가게에서도 비린내를 확실하게 잡아내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비린내를 싹 잡고 살도 너무 단단하지도 무르지도 않은 시메사바를 만드는 요리사라면 실력은 믿어도 될 정도로 난이도가 높다.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서 고등어의 배를 가르고 소금을 뿌려서 자반을 만들기도 하는데, 보존성이 나아지니까 가격도 저렴하고, 짭짤한 맛 때문에 자반 고등어 구이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여기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게 안동의 명물 간고등어. 다만 전통의 고장 안동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간고등어는 그리 역사가 오래되진 않았다.[4]
고등어를 소재로 한 노래도 있다. 가장 유명한 건 역시 산울림의 <어머니와 고등어>. 루시드 폴의 <고등어>는 고등어의 시점에서 고단한 서민들의 삶을 바라보는 가사와 부르기 쉬운 잔잔한 가락으로 노래방에서 은근 인기 있는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