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물
댤걀을 휘저어서 물처럼 만든 것. 물론 완전 물은 아니고 걸쭉하고 끈적끈적하다.
흰자와 노른자를 한꺼번에 섞어서 만들기도 하지만 각자의 특성이 다르다 보니 흰자 따로, 노른자 따로 쓰기도 한다.
처음에는 액체지만 익히면 굳어지는데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도 있고 특히 프라이팬에 종잇장처럼 얇게 부쳐낼 수 있으므로 찐계란, 스크램블드 에그, 오믈렛, 달걀지단, 달걀말이를 필두로 해서 요리 재료로는 아주 광범위하게 쓰인다. 부쳐내는 불의 세기와 시간을 조절해서 촉촉하게도, 마르게도 만들 수 있다. 오믈렛이나 달걀말이는 좀 촉촉하게, 달걀지단은 얇게 채썰기 좋도록 마르게 만든다. 전이나 튀김을 할 때에도 즐겨 쓰이는데 먼저 재료에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물에 담그면 노르스름한 색깔에 달걀의 맛까지 더해진다. 다만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고 튀김옷은 묽고 얇게 입혀서 바삭한 느낌을 극대화 하는 일본식 텐푸라에는 쓰이지 않는다. 빵가루를 사용하는 튀김에는 달걀물을 먼저 묻힌 다음 빵가루를 묻히면 빵가루가 잘 묻히는 효과가 있다.
국물 요리에 맛이나 되직한 느낌을 더하기 위해서 넣는다. 간단하게는 라면에도 넣고, 떡국, 만둣국, 북엇국, 육개장을 비롯한 갖가지 국물 요리에 들어간다. 라면을 끓일 때에는 아주 곱게 풀어헤칠 것까지는 없고 젓가락으로 휘휘 풀어저어 주는 정도로만 넣어도 괜찮다. 반면 중국식 계란탕에 넣을 때에는 최대한 잘 풀고 체로 내려서 종잇장처럼 얇게 풀어지도록 해야 한다.
케이크 종류에도 필수요소다. 케이크는 효모로 부풀리는 게 아니라 묽은 반죽을 휘저으면서 안에 들어가는 공기를 이용하는데, 설탕과 달걀물이 들어가야 공기가 충분히 들어가고 오래 유지된다. 케이크 자체에도 들어가지만 케이크에 올리는 각종 크림에도 달걀물이 단골로 들어간다. 대표적인 예가 머랭. 단 이 때에는 달걀 흰자만 들어간다. 티라미수에 들어가는 크림도 기본은 마스카르포네 치즈와 달걀물 딱 두 가지로 만든다.
흰자와 노른자가 아주 잘 섞이도록 하려면 거품기나 젓가락으로 휘저어줘야 하는데, 많은 양의 달걀물을 전동 도구 없이 편하게 만들려면 뚜껑이 있는 병을 이용하면 된다. 병 안에 달걀을 깨놓고 뚜껑을 닫은 다음 마구마구 흔들어주면 끝내주게 잘 섞인다.
만드는 방법
그냥 달걀 풀면 되는 거 아냐? 할 수 있지만 이것도 대충 하는 것과 정성껏 하는 것 사이의 차이가 크다.
- 달걀을 깊이가 있는 보울에 깨 넣는다. 흰자 노른자를 따로 따로 쓰려면 달걀을 깨넣을 때 분리해서 따로 담는다. 보울은 차가울수록 좋다. 달걀을 거품기로 칠 때 열이 나기 때문.
- 좀 더 균일한 달걀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알끈을 걷어내면 좋다.
- 필요하다면 소금으로 간한다. 오믈렛을 만들 때에는 올리브유를 넣기도 하고, 물을 넣어서 농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그밖에도 어떤 요리를 만드느냐에 따라 추가 재료가 들어간다. 일본식 달걀말이라면 가쓰오부시 국물이나 색깔이 창백한 간장인 우스죠유를 넣기도 하며, 제빵에 쓴다면 설탕이 곧잘 들어간다. 좀 더 부드럽고 매끄러운 맛을 내기 위해 크림이나 우유를 섞을 수도 있다.
- 열나게 휘젓는다. 그냥 숟가락이나 젓가락으로도 저을 수 있지만 아주 고르게 하려면 거품기를 쓰는 게 가장 좋다. 전동 거품기를 뜨면 힘도 덜 들고 더 잘 된다. 휘젓는 정도로 요리 활용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라면이나 국물 요리에 풀어넣을 때에는 너무 많이 치면 오히려 푸석푸석한 느낌이 들어서 좋지 않다. 젓가락으로 가볍게 수십번 휘젓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반면 제빵 제과에 쓸 때에는 거품기나 블렌더로 충분히 쳐야 한다.
- 질감을 더욱 곱고 고르게 하려면 고운 체에 한번 내려 준다. 일본식 보들보들한 달걀말이나 푸딩 같은 달걀찜을 만들려면 꼭 체에 한번 내린다.
- 충분히 섞이면 끝. 다양한 요리에 응용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