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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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11월 7일 (일) 12:39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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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eage run.

마일리지를 쌓기 위해서 쓸데없이 비행기를 타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일런'이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영어권에서는 '마일리지 런'이라고 한다. 일단 항목은 마일리리 런으로 해 놓고 이후에 쓸 때에는 '마일런'으로 쓴다. 알았지? 영어권에서는 '마일런'이라고 하면 보통 1마일 달리기를 뜻한다.

왜 마일런을 뛰는가?

쉽게 생각하면 마일리지를 많이 쌓는 것. 마일리지를 쌓으면 일단 생각할 수 있는 게 보너스 항공권으로, 일정 수준 이상 마일리지를 쌓으면 공항이용료와 유류할증료만 나고 마일리지 공제 방식으로 보너스 항공권을 받거나, 좌석 승급이 가능한 항공권을 사고 마일리지로 이코노미비즈니스 또는 비즈니스퍼스트 식으로 업그레이드를 받을 수도 있다. 물론 보너스 항공권 하나 받자고 돈 들여서 쓸데없이 비행기를 타는 것은 오히려 손해지만 과거 미국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적립방식을 보면 오히려 남는 장사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마일리지 런을 뛰는 사람들이 진짜 중시하는 것은 마일리지 그 자체 말고도 회원등급의 유지나 승급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2년에 5만 마일을 타면 항공사 멤버십이 상위 등급으로 올라간다고 가정하고, 1년 11개월 동안 4만 9천 마일을 쌓았다고 가정하자. 1천 마일만 더 쌓으면 승급한다고 가정했을 때, 오로지 이 마일리지를 쌓기 위해서 비행기를 한번 타는 것이다. 비록 3~40만 원 정도는 들어가겠지만 앞으로 2년 동안 추가 무료 수하물, 라운지 이용 같은 각종 혜택을 얻게 된다면 항공료를 뽑고도 남을 수 있다. 그리고 등급이 높으면 보너스 마일리지가 주어지거나 보너스 비율이 높아지는 것도 장점이고 마일리지 항공권을 구입할 때 마일리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을 제공 받기도 한다.

더구나 요즘은 항공동맹체들이 발달해서, 자신이 자주 이용하는 항공동맹체 중 한 곳의 회원사를 골라 마일리지를 잘 쌓으면 해당 항공동맹체 어느 회원사를 이용하든 높은 등급 회원이 누리는 서비스 대부분을 받을 수 있고, 추가 마일리지가 좀 더 들긴 하지만 회원사를 조합한 마일리지 보너스 항공권을 살 수도 있어서 그만큼 활용도가 높아졌다. 특히 평생 승급이 가능한 항공사라면 일단 그 항공사를 집중 공략한 다음 평생 승급을 받아 놓고 다른 항공동맹체 소속 항공사 쪽을 집중 공략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평생 승급을 받으려면 보통 적어도 50만 마일 이상은 쌓아야 하므로 한 곳 평생 승급도 힘들기는 하지만...

마일런 뛰는 방법

마일런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먼저 별 필요한 것도 아닌데 마일리지와 탑승 실적을 쌓기 위해서 일부러 비행기를 타는 경우가 있다. 전자의 경우는 쓸데 없이 돈을 낭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오로지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국제선 마일런을 뛸 때는 도착지에서 하루 이틀 정도 관광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도착해서 입국심사조차 안 하고 환승 카운터에서 바로 항공권을 받아서 돌아오는 사람들도 있다. 마일런 덕후 중에는 가 본 나라는 꽤 많은데 대부분 공항 밖으로 나가 본 일은 없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는 이유는 첫째로 비행기 타는 게 목적이니 목적지에서 시간 낭비하지 않겠다는 것. 주말을 이용해서 마일런을 뛰는 사람들은 토, 일 이틀 안에 장거리를 타고 갔다 오므로 거의 시간이 없기도 하다. 또 한 가지는 시차 때문. 출발지와 도착지 시차가 많이 날 때에는 하루 이틀 머무는 게 생체 리듬을 깨는 원인이 된다. 길어야 하루 머물면서 슬쩍 관광을 다니거나, 도착지 공항에서 몇 시간 머무르다가 바로 돌아오는 게 차라리 낫다는 얘기.

어차피 가기는 가야 하는 것인데 마일리지를 최대한 많이 쌓는 방법으로 경로를 정하는 마일런도 있다. 예를 들어, 인천-런던 구간을 직항으로 가면 편도로 5,600마일 정도가 쌓이는데, 이걸 인천-싱가포르-런던 경유편으로 가면 편도로 9,600마일 이상을 챙길 수 있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마일을 먹을 수 있는 것. 경우에 따라서는 두 루트의 항공권 값이 비슷하거나 후자가 더 쌀 수도 있다. 보통 항공사들이 자국 출발편은 좀 비싸게 받고 해외 출발편은 싸게 받는 점을 이용할 수도 있다. 물론 시간은 엄청나게 차이가 나서 인천-런던은 약 12시간 정도 걸리는 반면 인천-싱가포르-런던 경유편은 인천-싱가포르 구간이 6시간 30분, 싱가포르-런던 경유편이 13시간 반 정도 걸린다. 스톱오버 시간까지 합치면 거의 24시간에 육박하므로 시간낭비가 엄청나다. 당연히 크게 바쁜 일정은 없는데 마일은 왕창 쌓고 싶을 때 이용하는 방법. 마일런을 노리는 사람들은 가고자 하는 곳에 직항이 있어도 요금 차이가 별로 없다면 경유편을 이용한다. 단, 2018년 2월에 싱가포르항공 요금제가 개편되면서 마일리지 100% 항공권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정확히는 저렴하게 마일리지 100% 꽂아주던 항공권 클래스의 적립률을 75%로 깎아버린 것. 이 경우 인천-싱가포르-런던 구간의 마일리지는 7,000마일이 좀 넘는 정도로 대폭 칼질.

며칠에 걸쳐서 여러 도시를 방문하면서 4~5만 마일을 적립하는 마라톤 수준의 마일런도 있다. 진짜 며칠 동안 죽어라 비행기만 타는 토나오는 코스다. 특미 미국 항공사의 경우 각종 할인 제도를 잘 이용하면 장거리 국제선 한번 탈 돈도 안 되는 가격으로 3~4시간 구간의 국내선을 여러 편 이용하면서 마일리지를 겁나게 쌓을 수 있다. 마일런을 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500 달러 정도의 비용으로 2만 마일 넘게 쌓는 사람들도 있다. 이걸 다섯 번 하면 2,500 달러로 10만 마일이 쌓이는데, 이 정도면 장거리 비즈니스 클래스도 탈 수 있다. 돈 주고 타려면 4,000 달러는 줘야 하므로 완전 이익이다. 극단적으로는 마일리지 후하기로 명성이 자자했던 유나이티드항공을 활용해서 미국에서 싱가포르까지 단돈 700 달러짜리 항공권을 사면 10만 마일을 쌓는 것도 가능했다고 한다. 유나이티드항공은 회원 등급이 높으면 마일리지를 몇 배로 주는데 심지어는 다섯 배까지 주는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했기 때문에 회원 등급에 따라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마일리지 런을 할 수 있었다.

마일런은 항공사로서는 손해보는 장사이고, 마일런을 뛰는 사람들이 점점 늘다 보니 최근 들어서는 항공사들이 마일리지의 맹점에 칼을 대고 있다. 옛날에는 요금에 관계 없이 거리 비례로 마일리지를 제공했던 미국 항공사들이 2015년 들어서는 마일리지 적립율을 요금에 비례시키는 추세로 가고 있다. 즉 싼 항공권을 사면 마일리지가 대폭 깎인다. 앞서 말한 유나이티드항공도 싼 항공권의 마일리지가 많이 짜져서 700 달러짜리 항공권으로는 5배 프로모션을 적용 받아도 17,500 마일밖에 쌓을 수 없다고 한다. 이걸로는 국내선 이코노미 왕복도 못 탄다고.[1] 그래도 가격 대비 마일리지가 무지 착한 편이지만[2] 10만 마일까지 받을 수 있었던 옛날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쪼그라들었다. 델타항공이 제일 먼저 칼을 뽑았고 유나이티드항공이 기다렸다는 듯이 뒤따르고, 다른 항공사들도 대열에 동참했다. 마일리지 정책이 변경되기 직전에는 마지막 마일런을 뛰려는 사람들이 몰려서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나.

매트리스 런

마일리지 런의 자매품으로 매트리스 런(matrese run)이라는 것도 있다. 이건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호텔 포인트를 적립하는 것으로, 힐튼이나 IHG[3], 아코르호텔스[4]와 같은 체인형 호텔 기업들은 멤버십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포인트 적립에 따라서 무료 숙박, 무료 인터넷, 무료 음료를 비롯한 여러 가지 혜택도 주어지고 호텔 포인트를 항공사 마일리지로 바꿀 수도 있는데, 이를 노리고 여러 가지 프로모션이나 더블 포인트 제공 등을 이용해서 높은 등급의 멤버십이나 무료 숙박권을 따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만 많은 사람들은 호텔 자체 시스템보다는 호텔 검색 및 예약을 전문으로 하는 호텔스닷컴, 아고다, 부킹닷컴과 같은 사이트를 통해 가격 비교를 하면서 예약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쪽을 통해 할인 또는 포인트 적립을 할 경우 호텔 마일리지는 적립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밖에

마일런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 중 cpm이라는 말이 있다. cents per mile이라는 뜻으로, 즉 1마일 쌓는데 돈이 얼마 드냐는 것이다. 마일런은 단지 긴 거리를 여행해서 마일리지를 많이 쌓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항공료에 비해서 최대한 효율적인 마일리지를 쌓는 것도 중요하다. 돈을 처발처발하면 마일리지는 금방 쌓이겠지만 그건 돈지랄에 불과하다. 그런데 마일런 자체를 돈지랄로 보는 사람들도 많긴 하다. 그래서 마일런을 할 때 cpm이 얼마나 나오는지를 따져보는 사람들이 많다. cpm이 적을 수록, 즉 마일당 비용이 낮을수록 마일런에는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략 cpm이 100 이하면 마일런 하기에 좋다고 보고 있다. 1만 마일 쌓는데 100만원 이하라는 얘기.

항공동맹체를 이용해서 다른 항공사의 마일리지를 적립할 때에는 주의가 필요한데, 자사 프로그램에 적립할 때와 타사에 적립할 때 마일리지 비율이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타이항공의 V 클래스는 자사 프로그램에는 25% 적립되지만 타사 프로그램에는 같은 스타얼라이언스라고 해도 적립율이 0%다. 따라서 항공권의 클래스를 확인하고 자기가 적립하려는 항공사의 적립율을 확인하지 않으면 돈만 쓰고 낭패 볼 수 있다. 또한 같은 항공동맹체가 아닌 제휴 항공사의 경우, 마일리지 적립만 되고 회원 승급에는 반영이 안 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제휴하고 있는 에티하드항공이나 카타르항공이 그와 같은 예다.

또한 우수회원에게 주는 추가 마일 역시도 항공사 정책에 따라 회원 승급 또는 자격유지에 반영하는 항공사도 있고 안 하는 항공사도 있으니 자기가 멤버십 가입한 항공사의 정책을 살펴봐야 한다. 일단 우리나라 항공사들은 안 해 준다. 미국 항공사들이 이런 면에서는 후한 편이었지만 외국도 점점 인정 안 해 주는 추세다.

각주

  1. 한국은 양대 풀 서비스 항공사의 국내선 보너스 항공권이 구간 관계 없이 편도 당 5천 마일이지만 거대한 땅덩이를 자랑하는 미국은 국내선이라고 해도 웬만한 우리나라 중거리 국제선 거리와 맞먹는다. 게다가 하와이라면 뭐...
  2. 700 달러로 17,500 마일이면 유럽이나 아시아 항공사들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인심히 후한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직항으로 가장 먼 뉴욕이 6,880 마일 정도 주니까 왕복으로 해 봐야 13,760 마일인데, 마일리지 100% 꽂아주는 뉴욕행 항공권이 얼마인지는 뭐... 물론 자사 멤버십에, 그것도 멤버십 등급이 최상위권인 회원이 적립했을 때 얘기이므로 같은 스타얼라이언스라고 해도 다른 회원사에 적립하면 보너스 마일리지는 없다.
  3. 홀리데이인, 크라운플라자와 같은 호텔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4. 래플스, 노보텔, 이비스와 같은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앰배서더그룹이 제휴를 맺고 이곳의 호텔 브랜드들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