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호주 제1의 도시이자,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항구 도시로 이름난 곳. 뉴사우스웨일스 주의 주도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호주 수도로 착각하고 있는 도시. 호주에서 멜버른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영국에서 온 이주민들이 가장 먼저 정착한 도시이기도 하다.
기후는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온화하다. 여름에는 30도 중후반 정도는 쉽게 찍어주고 40도를 넘어가는 일도 적지 않다. 다만 더운 날씨가 계속해서 지속되는 일은 드물며, 어제는 40도를 찍었는데 오늘은 25도 정도밖에 안 되는 식으로 온도 변화가 들쭉 날쭉하다. 그래도 여름에는 건조한 편이라서 온도에 비해 불쾌지수는 우리나라보다는 낮은 편이지만 어쩌다 소나기라도 한번 내리면 그야말로 사우나가 따로 없다... 남반구인만큼 한국과 기후가 반대라 겨울에는 한국에서 관광 수요가 많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이 겨울 시즌에는 A380까지 보낼 정도. 반면 겨울에는 우리나라 가을 날씨 정도를 생각하면 된다.
교통
시드니 및 그 주변지역을 잇는 대중교통은 크게 버스와 도시철도, 페리다. 전차(경전철)도 있긴 한데. 노선이 딱 하나 뿐이다. 순환 모노레일도 있었으나 달링하버 주위를 도는 관광 노선에 가까웠다. 그나마 2013년에 철거되었다. 시설이 노후화되어 유지 보수 및 업그레이드 비용은 들어가야 하는데, 교통 수단으로는 딱히 효용가치가 없고 관광용으로도 좀 애매하다 보니, 주 정부가 밑빠진 독에 그만 물 붓자는 결론을 낸 것. 그런데 모노레일을 없애고 나서 고철 신세가 된 열차 가운데 몇 개를 구글 호주 법인이 사 갔다. 대차게 이걸 운반해서 사무실 건물 안에 집어 넣고 회의실로 쓰고 있다고.
항구도시 답게 대중교통용 페리 노선이 여럿 있어서 대중교통의 한 축을 맡고 있다. 교통카드도 통한다.
호주 제1의 도시답게 가장 크고 아름다운 대중교통망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도시들이 교통카드를 속속 도입했을 때에도 종이 티켓으로 버티다가 멜버른이나 브리스번보다도 한발 늦게 교통카드인 오팔(Opal)을 도입했다. 할인 폭이 좋은 편이라서 시드니 여행갈 때에는 기념품 삼아서라도 하나 사서 쓰면 좋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항목 참조.
철도
도시철도
도시철도인 시드니 시티레일은 시드니 센트럴역을 거점으로 한다. 시내에는 도시철도 순환선인 시티서클(City Circle)이 있고 이를 중심으로 시드니 및 그 주변 지역으로 뻗어나간다. 도심 및 공항 구간의 역만이 지하에 건설되어 있고 거의 대부분은 지상 구간이다. 시드시 시내와 근교 쪽을 잇는 노선은 그냥 트레인이라고 하고[1], 뉴캐슬이나 배서스트, 울롱공과 같은 뉴사우스웨일스 주 안의 좀 더 먼 지역을 연결하는 것은 인터시티 트레인이라고 부른다. 열차도 약간 달라서 인터시티 트레인에는 화장실이 붙는다. 원래는 둘 다 주 정부 소유인 레일코프(RailCorp)가 운영했는데, 트레인과 인터시티 트레인을 분리해서 트레인은 시드니트레인에, 인터시티는 NSW트레인링크(NSW TrainLink)로 이관시켰다. 레일코프는 시드니 도심 및 근교의 철도를 소유하고 있는 형식으로 남아 있다.
트레인이든 인터시티든 모든 열차가 2층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 독특하다. 객차의 양 끝에 문이 있고, 들어가면 롱 시트로 된 약간의 공간과 자리가 있다. 대부분 자리는 1층으로 내려가거나 2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짐이 많은 사람들은 객차 양끝 공간이 붐비면 상당히 불편하다. 낙서가 엄청 많이 되어 있어서 처음 보면 굉장히 지저분해 보인다. 밤에 사람 별로 없는 열차에 타면 왠지 오싹하다. 그래도 막장은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각 객차의 양끝만 롱 시트고 나머지는 크로스 시트다. 등받이를 젖혀서 앉는 방향도 바꿀 수 있는데 옛날 우리나라의 통일호 정도를 생각하면 된다.
열차를 보면 은근히 특급(Limited Express)이 많다. 자잘한 역은 건너뛰는 열차가 많으므로 안내 화면을 잘 보고 내가 가려는 역에 서는 열차를 타야 한다. 특히 시드니 센트럴역과 같이 온갖 노선의 열차가 다 다니는 역에서는 안내 화면 보다가 눈 돌아가기 딱 좋다.
밤 9시가 지나면 역의 개찰구가 모두 열린다. 이때부터는 영업 종료 때까지 공짜다! 하지만 공항역은 예외니 착각하지 말 것. 공항역인 국내선역과 국제선역은 다른 역과는 달리 공항운영을 맡은 회사 소유기 때문에 역 이용료가 따로 붙어 세계의 공항철도 중에서도 굉장히 창렬한 가격을 자랑한다. 민영화된 공항 답게 참 꼼꼼하게 뜯어내지. 자세한 것은 에어포트링크 항목 참조.
광역철도
광역철도는 NSW트레인링크에서 운영하며, 주 경계를 넘어서 빅토리아 주, 퀸즐랜드 주로 가는 장거리 철도를 운영한다. 즉, 시드니-멜버른 간 10시간 반 걸리는 여객열차, 시드니-브리스번 간 14시간 걸리는 여객열차도 여기서 운영한다.
경전철/노면전차
노면전차와 경전철의 중간쯤인 라이트레일(Light Rail)이 있다. 20세기 초에는 시드니 시내에도 상당한 노면전차 노선이 구축되어 있었으나 1961년까지 모두 철거되었고 덜위치힐선 (Dulwich Hill Line) 딱 한 노선만 운영하고 있는데 시드니 센트럴역을 기점으로 하며 컨벤션센터와 시드니피시마켓을 거쳐서 동쪽으로 진행하다가 라이카드노스에서 남쪽으로 꺾어져서 덜위치까지 간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다시 새로운 라이트레일 노선인 CBD And SE Line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서큘러키에서 도심을 뚫고 남쪽으로 내려가는 루트로 시드니 센트럴역을 거쳐[2] 무어파크 다음에서 두 갈래로 분기해서 각각 킹스포드와 랜드윅에서 종착한다. 그 바람에 시내 도로를 온통 까뒤집어놓고 있다. 시드니 센트럴역만 가도 헬게이트...
페리
페리 교통도 꽤 발달해 있다. 하구 쪽에는 은근히 자잘한 섬들이 있긴 한데, 사실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서 페리 아니면 못 가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강을 통해서 질러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중교통으로나 관광용으로나 잘 써먹고 있다. 중심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근처에 있는 서큘러키(Circular Quay). 대형 크루즈도 가끔 들어오는 여객 항구다. 하버 브리지를 통해서 서클 키로 들어갈 때의 풍경은 시드니에 갔다면 꼭 한번 보자.
항공
항공 교통의 중심지는 시드니공항(킹스포드스미스공항이라고도 한다). 물론 호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항이다. 우리나라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모두 들어가는 유일한 호주 공항. 도심과도 그리 멀지 않아서 접근성이 좋은 편이고 지하철인 에어포트링크를 다면 시드니 센트럴역에서 딱 세 정거장이면 도착한다. 다만 문제는 악명 높은 교통비. '공항역 사용료'라는 명분으로 바가지를 듬뿍 씌우는데, 국내선 터미널역에서 바로 옆 마스콧역 가는 요금도 2020년 말 피크 타임 때 오팔카드를 썼을 때를 기준으로 무려 18.48 호주 달러나 받아 먹는다. 1 호주 달러를 850원 정도로 계산해 보면 무려 15,700원이다. 그것도 지하철로 한 정거장 가는데! 국내선하고 국제선 터미널 딱 한 정거장 오가는 것도 6 달러나 받아 먹는다. 호주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공항이지만 여기만으로는 항공 수요를 감당하기가 버거운지 조금 내륙 쪽에 신공항을 짓고 있다.
가볼만한 곳
워낙 잘 알려진 관광지고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같은 곳이야 사진만 보여주면 아! 하고 알만한 곳이니 여기 안 보고 갈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버브리지-서큘러키-오페라하우스로 이어지는 지역은 닥치고 필수 코스. 하버브리지는 꼭 걸어서 건너자. 시티레일을 타고 밀슨스포인트역에서 내리면 하버브리지의 서큘러키 반대편 끝, 하버브리지를 걸어서 건너면 그 유명한 오페라하우스와 서큘러키 항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밀슨스포인트 반대편으로 하버브리지가 끝나는 곳은 더록(The Rock)으로 오래된 돌벽돌 건물이 아기자기한 가운데 곳곳에 1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오래된 펍과 멋진 레스토랑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같이 온 사람이 '야 어디 한식 식당 없냐?' 하면 낭패. 얼른 스트래스필드로 가자.
그 다음으로 많이 가는 곳은 달링하버. 여기에는 아쿠아리움과 동물원, 해양박물관이 있고 강을 끼고 레스토랑과 펍, 카페도 즐비하다. 서큘러키와 달랑하버 사이는 페리로 가기도 쉬우므로 페리를 타고 하버브리지 아래를 지나가 보도록 하자. 해변으로 나가고 싶다면 본다이비치와 맨리비치가 가장 좋은 선택이다. 시내에서 가기는 맨리비치가 좀 더 낫지만 크고 아름다운 백사장과 짙푸른 바다, 서퍼들의 모습을 보기에는 본다이비치가 그림이 좀 더 낫다. 그밖에 하루 안에 다 보기도 힘들다는 타롱가동물원도 인기 있는 관광 코스다. 시드니를 중심으로 2~3일쯤 머문다면 하루 이틀은 시드니 일대를 구경하고 하루 쯤 시간을 빼서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게 일반적인 코스다.
한인타운
스트래스필드(Strathfield) 쪽에 호주에서 가장 큰 한인타운이 있다. 물론 미국 로스엔젤레스 같은 거대한 한인타운과 비교한다면 심히 초라하다. 스트래스필드역 일대로 각종 한인 상점들이 펼쳐져 있고, 건너편 쇼핑센터에는 상점은 물론 한인이 운영하는 병원, 법무 및 세무사 사무소, 학원 같은 것들도 모여 있다. 몇몇 한국 프랜차이즈 음식점도 볼 수 있다. 이 지역은 한인이 운영하는 상점이 아니더라도 한국인 직원을 쓰는 곳이 많고, 은행에도 한국계 직원들이 배치되어 있다. 처음에 유학이나 워킹 홀리데이를 와서 호주 은행 계좌를 만들 때 영어가 서투르다면 이쪽 은행 지점을 찾으면 한국인 직원이 상주하고 있으므로 편하다. 웬만한 한인타운이 다 그렇겠지만 영어 못해도 한국어만 되면 여기서 웬만한 생활이 다 될 정도다. 철로를 기준으로 스트래스필드역 출구가 양편으로 있는데 광장 쪽으로 나오면 한인타운이 쫙 펼쳐져 있는 반면 반대 방향으로 나가면 그냥 호주의 풍경이다. 한인 업소가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전형적인 호주 동네 모습이라 역을 사이에 두고 풍경이 완전히 갈린다.
혼스비(Honsby)를 비롯한 몇몇 다른 지역에도 스트래스필드만큼은 아니지만 한인 커뮤니티가 상당히 형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