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와모리
泡盛。
일본 소주의 일종으로 오키나와현 일대에서 만드는 쌀소주를 뜻한다. 원래는 이쪽 말고도 아마미오오지마 쪽의 흑설탕 원료 소주도 아와모리라는 말을 썼지만 요즈음은 그냥 아마미 흑당소주 쪽을 밀고 있어서 이제는 아와모리 하면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쌀소주로 인식된다. 일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소주이며, 다른 지역의 쌀소주와는 확연히 다른 독특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서 오키나와는 물론 타지에서도 인지도가 상당하다.
독특한 점은 주 재료인 쌀이 수입산이라는 것. 원래 오키나와는 물이 잘 빠져서 논농사가 잘 안 되는 토질이라 류큐왕국 시절부터 쌀을 많이 수입했는데, 그래서 지금도 아와모리는 태국산 쌀을 재료로 한다. 이 때 쌀과 함께 술을 증류하는 기술도 아랍에서 태국을 거쳐 유입이 되면서 오키나와에서 쌀을 원료로 소주를 만들기 시작한 게 아와모리의 유래다. 술 증류법은 14세기 말에서 15세기에 류큐로 건너 와서 대략 15세기 말부터 소주를 만들었을 정도로 역사가 긴 편이며, 중국과 일본의 권력층에게 납품될 정도로 일찌감치 인기가 좋았다. 조선조 세조 때에도 오키나와 소주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이 증류 기술이 위로 올라가서 큐슈 쪽에 확산되면서 큐슈 전역으로 소주 문화가 퍼진 것으로 보인다. 즉 아와모리야말로 일본 소주의 원조격이며, 물론 오키나와에서도 이를 적극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17세기까지는 사키(サキ)라는 말을 주로 썼는데 17세기 후반부터 아와모리라는 말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아와모리가 더 널리 쓰이게 되었지만 여전히 사키라는 이름도 쓰인다. 류큐슈(琉球酒)라고 부르기도 하며, 오키나와 안에서는 시마자케(島酒)라고 부르기도 한다.[1] '아와모리'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증류를 할 때 증발되었다가 온도가 낮아져 액화된 술방울이 증류된 술 위로 떨어지면서 거품(泡)을 솟아나게(盛) 하는 모습에서 생겨난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시마과(シマーグヮー) 또는 시마(シマー)라는 이름도 있는데, 아와모리가 인기가 별로 없던 시절에 '섬 것'이라는 뜻의 멸칭으로 쓰던 말이지만 지금은 비하하는 의미는 퇴색되어 애칭으로 쓰이고 있다.
일본산 쌀이 아니라 싸구려 태국산으로 만든 소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또는 일본과 먹는 품종이 달라서 그렇지 태국산은 절대 싸구려 쌀이 아니다. 오히려 태국산 안남미를 써야 아와모리 특유의 독특한 스타일이 잘 나온다. 일본산 쌀을 쓰는 곳도 있긴 하지만 뭔가 안남미로 만들었을 때의 독특한 향미는 안 나온다고 한다. 또한 다른 소주는 니혼슈처럼 입국이 들어간 누룩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아와모리는 흑국균이 들어간 검은 누룩을 발효에 쓴다. 다른 누룩보다 많은 양의 구연산을 만들기 때문에 고온다습한 오키나와의 기후 속에서 잡균 때문에 술 양조를 망칠 위험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2] 단식증류로 한 번 증류하며, 항아리에서 숙성한다. 3년 이상 숙성하면 쿠스(古酒, クース 혹은 くうす)[3]라는 이름을 쓸 수 있다.
오키나와 일대에서는 아열대 기후 답게 사탕수수도 생산되는데, 아와모리 말고도 사탕수수를 이용한 흑당소주도 유명하다. 오키나와 섬 북쪽에 있는 가고시마현 소속인 아마미오오지마, 그리고 반대로 오키나와섬의 남쪽 끝이며 일본 최서남단에 있는 오키나와현 소속 이시가키가 흑당소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