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현

내위키
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3년 1월 6일 (금) 15:21 판
(차이) ← 이전 판 | 최신판 (차이) | 다음 판 → (차이)

ながさきけん(長崎県)。

일본 큐슈에 있는 현. 일본 본토에서는 가장 서쪽에 있는 현이다. 섬까지 다 하면 오키나와현이 가장 서쪽이다. 현청 소재지는 이름이 같은 나가사키시.

최대 도시인 나가사키시가 있지만 운젠지옥으로 유명한 온천 지역인 운젠시 역시 만만찮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으며 미군 기지가 있는 사세보시도 이곳 소속이다. 또한 우리나라에는 대마도로 더 친숙한 이름인 쓰시마도 나가사키현 소속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현은 후쿠오카현이 아닌 나가사키현.

일찌감치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도 무역이 흥했던 지역인만큼 나가사키시를 중심으로 유럽풍의 건축물들이 있다. 특히 네덜란드와 여러 모로 연관되어 있어서 나가사키시에는 서양식 주택들이 있는 '네덜란드 언덕'이라는 곳도 있고, 네덜란드의 마을을 흉내내기 위해 자재까지 네덜란드에서 들여와서 만든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도 나가사키현에 속해 있다.

먹을거리로는 나가사키시의 차이나타운인 신치중화가에서 유래한 중화요리 나가사키 짬뽕[1]사라우동, 그리고 17세기부터 만들기 시작한 카스텔라가 유명하다. 한 접시에 여러 가지 경양식 요리를 담아내는 토루코라이스 역시 나가사키가 원조다. 수산물 역시 풍성한 편으로, 복어가 유명한데 를 썰 때 반투명할 정도로 얇게 썰어내는 다른 곳과 달리 여기는 보통 정도로 약간 두툼하게 썰어내는 게 특징.

일본 가톨릭의 성지

일찌감치 가톨릭이 전파되어 다이묘 중에도 가톨릭 신자가 있을 정도였고 오다 노부나가는 가톨릭에 호의적이었기 때문에 그닥 터치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들어서고 나서 탄압이 시작되며 가톨릭 신자들이 배교를 강요 받으면서 잔인하게 고문 받았지만 일부는 끝내 배교를 거부하고 결국 순교했다. 나가사키에서 순교한 이들 중에는 조선인 여성인 세례명 이사벨라도 있었다. 그 이후 200년 이상 기독교가 금지되었지만 숨어서 계속 가톨릭의 명맥을 이어 온 신자들도 있었다. 이런 내력이 있는 지역이라 인구 대비 가톨릭 신자의 비율이 월등하게 일본 최고 수준이다. 일본 전체로 보면 가톨릭, 정교회, 개신교 다 합쳐서 전체 기독교 신자 비율이 1%, 가톨릭만으로는 0.5%에 불과할만큼 기독교 신자가 정말 적지만 나가사키현은 가톨릭 신자 비율이 무려 4.5%다. 인구 대비 11%인 한국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지만 일본 안에서는 월등한 수준. 일본 평균 가톨릭 신자 비율과 비교하면 무려 아홉 배다.

나가사키시에 있는 오우라천주당.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일본의 3대 가톨릭 대교구 중 하나가 나가사키에 있다. 다른 두 개는 인구로는 전혀 상대가 안 되는 도쿄오사카. 그만큼 일본 가톨릭에서 존재감은 엄청난 곳이고, 나가사키현에는 가톨릭 관련 유적 및 성지가 여럿 있다. 운젠지옥으로 유명한 운젠시에도 가톨릭 신자들이 뜨거운 온천물에 담겼다가 건져졌다가 하면서 고문 받고 순교한 성지가 있다.[2] 한국에서 가깝기도 하고 한국어 안내도 잘 되어 있는 편인 데다가 순교자 중에 조선인도 있었던만큼 우리나라 가톨릭 신자들이 해외 성지 순례를 위해 많이 찾는 곳이 나가사키현이기도 하다.

교통

교통 사정은 전반적으로 그닥 좋지는 않다. 철도 교통은 큐슈 신칸센이 나가사키 루트로 사가시를 거쳐 나가사키시까지 갈 예정이지만 기술적 문제는 물론 나가사키현과 사가현 사이 알력까지 얽혀 당초 계획보다 많이 늦어졌다. 결국 니시큐슈 신칸센이 개통되긴 했는데, 아직 나가사키-타케오온천 구간만 개통되어 하카타-타케오온천까지는 릴레이 카모메를 타고 재래선으로 와서 환승해야 한다. 그래도 시간 절약 효과는 있다. 신토스-타케오온천 구간은 아직도 난망한 상태다. 자세한 이유는 니시큐슈 신칸센 항목 참조.

재래선으로는 JR 간선은 나가사키본선과 사세보선을 중심으로 몇몇 지선들이 있고, 좀 더 외진 곳에는 지역 사철이나 제3섹터가 있다. 후쿠오카(하카타역)를 연결해 주는 특급열차로는 나가사키역까지 가는 특급 카모메, 사세보역까지 가는 특급 미도리, 그리고 하우스텐보스까지 가는 관광열차 성격의 특급 하우스텐보스가 있다. 간선조차도 대부분 단선이라 가장 메인 루트라고 할 수 있는 특급 카모메 열차조차도 일부 편성은 마주 오는 열차와 교행하느라 정차역이 아닌 곳에 서서 시간을 먹는다. 현의 지형이 워낙 복잡하고 여기저기 바다 쪽으로 삐죽 삐죽 나온 데가 많다 보니 철도로 커버 안 되는 곳이 많아서 도로 교통이 중요하고, 현을 돌아다니려면 렌터카가 필요한 곳이 많다.

후쿠오카와 나가사키를 잇는 버스인 큐슈호도 있지만 철도보다 싼 대신 시간은 1시간 정도 더 걸린다.[3] 그래도 나가사키현 안을 보면 철도가 닿지 않는 곳도 많고, 철도가 설령 닿더라도 수요 문제로 운행 편수도 얼마 안 되는 곳도 많다 보니 도로 교통의 비중이 크다. 게다가 운젠을 비롯한 몇몇 노선들은 JR이 아닌 지역 사철이나 제3섹터 소속이기 때문에 JR 발행 패스가 안 통한다. 만약 자가용 없이 나가사키현 일대를 관광할 예정이라면 니시테츠를 중심으로 큐슈 버스 사업자들이 참여하는 SUNQ패스를 이용하는 편이 정신 건강에 훨씬 이롭다. 후쿠오카에서 나가사키시까지 고속버스 큐슈호로 소요시간도 1시간 정도 차이라면 나쁘지 않고[4] 나가사키현 안에서 버스는 거의 이 패스로 퉁칠 수 있다.

항공 교통은 역시 나가사키현 오무라시에 있는 나가사키공항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국내선 위주 공항이고 국제선은 에어서울이 2016년부터 인천-나가사키 노선을 주 4회 운항하고 있었지만 탑승률이 70%를 넘긴 적이 없다 보니 2019년 4월부터 운휴에 들어갔고 2019년 일본 불매운동 여파까지 겹쳐서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각주

  1. 우리나라의 중화요리 짬뽕이 여기에서 유래했고, 한때 흰국물 라면 열풍을 이끌었던 나가사끼짬뽕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알려졌다.
  2. "성지를 찾아서 : 가톨릭 - 일본 운젠", GOODNEWS 자료실, 2017년 6월 23일.
  3. 전에는 격차가 약 30분이었지만 니시큐슈 신칸센 개통으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대신 철도요금은 더 올랐다.
  4. 공항에서 철도로 나가사키까지 가려면 지금은 공항에서 하카타역까지 지하철을 탄 다음, 릴레이 카모메를 타고 타케오온천역까지 가서 니시큐슈 신칸센 카모메호로 환승해야 한다. 즉 환승을 두 번 해야 한다는 얘기. 큰 짐이라도 있다면 불편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