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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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4년 9월 16일 (월) 00:41 판

月見。

한자의 뜻으로 보면 달(月)을 본다(見)란 뜻이며, 우리말의 '달맞이'와 같은 뜻으로 볼 수 있는 일본어 단어다. 아래 이야기할 팔월대보름을 뜻할 때는 お를 붙여서 お月見로 높여 부른다.

특히 우리나라의 한가위처럼 일본도 음력 8월 대보름에 달맞이를 하면서 소원을 비는 풍습이 있었다. 이를 쥬고야(十五夜), 즉 십오야라고 불렀다. 정확히는 하치가츠쥬고야(八月十五夜), 즉 팔월십오지만 그냥 쥬고야라고만 해도 보통 음력 팔월대보름으로 통하며, 그냥 오츠키미라고도 부른다. 양력 8월 15일에 오본이라는 일본의 명절이 있는데, 이는 한가위가 아닌 백중에 가깝다.[1] 메이지 유신 때 정부 차원에서 양력을 공식화 하면서 명절 휴일도 양력 기준으로 싹 갈아엎으면서 음력 7월 15일이던 오본을 양력 8월 15일로 바꾸었다.[2] 쥬고야는 보름달이 떠야 의미가 있기 때문에 양력으로 바꾸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일본이 명절도 양력 기준으로 바꾸긴 했지만 쥬고야는 일본인들에게 의미가 있어서 이때 달구경을 하거나 신에게 음식을 바치면서 소원을 비는 풍습은 아직도 남아 있다. 이 때 만들어먹는 대표적인 음식이라면 일본식 경단인 당고의 일종인 츠키미당고가 있다. 보통 경단처럼 쌀가루로 동글동글하게 빚어 만드는데 안에 팥앙금을 넣기도 하고 겉에 팥앙금이나 콩가루를 묻히기도 한다. 꼬치에 꿰지 않고 그릇에 쌓아서 담는데 이 때 첫단에 3×3, 2단에 2×2, 3단에 2개를 쌓아서 15개를 쌓는 게 보통이다. 억새로 장식하는 것도 특징. 억새가 잡귀를 쫓고 작물과 자손의 번영을 돕는 신이 깃든다는 믿음이 있어서다. 요즈음은 약간 납작하게 만들고 토끼[3]를 그려넣은 츠키미당고도 있다.

일본음식 중에 '츠키미'라는 이름이 끼여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주로 달걀 노른자를 동그란 모양으로 놓은 것을 달에 비유하여 이런 이름을 붙인다. 노른자를 익히지 않고 고명으로 올리기도 하지만 익힌 경우에도 쓰인다. 꼭 달걀이 아니어도 노랗고 동그란 모양을 만들어서 '츠키미'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쥬고야가 주로 끼는 달인 9월에는 기업들, 특히 식품이나 외식 관련 기업들이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전개한다. 특히 유명한 게 맥도날드의 츠키미버거. 햄버거달걀 프라이를 끼워넣은 버거인데, 바깥에서도 노른자가 보이도록 노른자를 가장자리로 밀어서 조리하는 게 포인트다. 9월에만 판매하는 제품으로 일본 안에서는 굉장히 인기가 많고, 이 시기에는 맥모닝도 츠키미 머핀이 있다.여기에 더해 츠키미당고에서 아이디어를 따와서 파이 안에 팥앙금을 넣은 츠키미파이라는 것도 있다. 이건 아예 잔뜩 사다가 냉동실에 넣고 꺼내먹을 정도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일본인들애게는 가을이 왔으면 이거 한 번은 먹어줘야지... 싶은 정서가 있을 정도. 일본의 가을 명절음식은 맥도날드.

우동이나 소바 위에 날달걀 노른자를 올린 것을 츠키미우동, 츠키미소바라고 부른다. 이들은 9월에만 먹는 게 아니라 연중 아무 때나 먹으며 일본의 우동 가게에는 거의 츠키미우동, 츠키미소바가 있다.[4] 그밖에 규동, 카레라이스에도 이런 이름을 쓰는 경우가 가끔 있다.

각주

  1. 백중은 음력 7월 15일이지만 대략 양력 8월 15일에 가깝다. 우리나라도 8월 15일이 공휴일인 점을 이용해서 이 날 백중 잔치나 행사를 여는 지역들이 있다.
  2. 오본은 공휴일은 아니지만 많은 회사들이 오본 전후로 4일 정도의 명절 휴가를 준다.
  3. 일본도 한국처럼 달에 토끼가 살며 떡방아를 찧는다는 설화가 있다.
  4. 면을 직접 만드는 수준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일본 우동 가게는 같은 음식에 먄을 우동소바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보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