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고춧가루와 쌀가루, 메주가루와 엿기름을 주 원료로 만드는 장의 일종. 엿기름과 쌀가루를 섞어서 따뜻하게 놔둔 다음, 체로 거르고 여기에 메주가루와 고춧가루를 섞어서 은근한 불에 계속 휘저어 진득한 페이스트 상태의 장을 만들어 숙성시킨다.
대량생산으로 만들 때에는 재료의 다운그레이드가 이루어진다. 값싼 고추장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더 강해진다. 일단 고춧가루 대신 중국산 혼합 고추양념 즉 다대기를 사용하는데, 고춧가루 말고도 마늘, 파프리카 색소와 같은 것들도 만든다. 여기에는 제대로 익지 않았거나 품질이 나쁜 고추, 일명 희나리가 들어가는데 이걸 쓰면 색깔이 옅어지니까 파프리카 색소로 빨간 색깔을 진하게 만든다. 쌀가루는 밀가루로 대체되고, 메주 역시 콩과 밀 혼합한 대량생산된 일명 개량메주가 쓰인다. 대량생산 제품 중에도 고급화된 제품이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전통 방식 재료와는 거리가 있다. 진짜 제대로 된 재료로 제대로 담은 고추장은 일반 대량생산 제품보다 몇 배 비싸게 팔린다.
쌀가루 대신 보리가루를 사용한 것을 보리 고추장이라고 한다. 주로 찌개나 전골류의 양념으로는 쌀가루 고추장보다는 보리 고추장을 쓰는 게 텁텁한 맛이 안 나고 구수한 맛을 준다. 흔히 떡볶이를 고추장으로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고추장보다는 고춧가루와 설탕을 주재료로 한 양념 소소를 따로 만들어서 고추장에 섞어 거나 아예 고추장을 안 쓰는 곳이 많다. 고추장만 쓰면 맛이 텁텁해지기 때문. 하지만 고추장만 가지고 만드는 곳도 있는데 이런 곳은 떡볶이 용으로 만든 보리 고추장을 쓴다. 부대찌개에도 고추장을 쓰면 맛이 없기 때문에 보통은 다대기를 따로 만들어서 쓰는데 보리 고추장을 쓰는 곳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