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먹은 곰탕에는 뭔 곰고기가 그렇게 많이 들었대?
고기를 오랫동안 푹 고은 탕 요리. 고기나 뼈를 흐물흐물 또는 푸석푸석해질 때까지 오랫동안 끓인다는 뜻인 '고다'의 명사형이 '곰'이고, 여기에 '탕'이 붙어서 '곰탕'이 된다. 곰국이라고도 한다.
설렁탕과 자주 비교되고, 좀 뒤섞여서 쓰이는 편이다. 둘 다 오랫동안 고아내는 탕 요리라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는데, 하지만 두 요리는 다른 것으로 구분하는 것이 좋다. 설렁탕과 곰탕을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설렁탕은 사골과 잡뼈를 고아서 뽀얀 국물이 특징인 반면, 곰탕은 고기만 고아서 맑은 국물이 특징이다.[1] 여기에 무를 넣어서 시원한 맛을 살리는 곳이 많다. 이런 차이를 모르고 설렁탕이나 곰탕이나 그게 그거... 하고 생각하고 곰탕을 먹으러 갔다가 맑은 국물에 당혹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곰탕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역시 전라남도 나주. 그냥 곰탕을 설렁탕하고 구분하지 않고 비슷한 뜻으로 쓰는 곳도 있고, 지역에 따라서 곰탕의 스타일이 제각각이거나 애매모호하기도 한데, 나주는 확실한 자기 스타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예 나주곰탕이라고 따로 지역 이름을 박아서 부른다. 뼈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여러 부위의 소고기로 고아내서 맑고 은은한 국물이 특징이다. 파와 달걀지단을 고명으로 올려주고 고춧가루를 뿌려주는 게 보통인데, 매운맛을 내는 정도가 아니고 살짝 뿌려주는 정도라서 은은한 맛을 죽이지 않는다. 밥을 따로 내지 않고 토렴으로 말아내는 게 기본이다.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면 역시 명동의 하동관. 메뉴에는 딱 곰탕과 수육 두 개 뿐이라 자리에 앉으면 선불로 돈 받고 곰탕이 나온다. 후다닥 먹고 빨리 자리 비워줘야 할 분위기다. 단골들이야 원래 그런 곳이야... 하고 신경 안 쓰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서비스 빵점인 식당. 서울에서 그래도 가장 맛있는 곰탕을 내기는 하지만 그만큼 비싸기도 하고 뭔가 점점 다운그레이드 되어간다는 불만도 많다. 특히 오랫동안 명동에서만 장사하던 전통을 깨고 직영점을 내면서 값은 비싸지고 품질은 떨어진다는 불만이 크게 늘고 있다. 단, 명동 하동관의 직영점은 여의도하고 코엑스 뿐이고 다른 하동관은 시동생이 차린 것으로 가족이니까 방해는 안하지만 명동 하동관의 직계로는 인정 안 하고 있다.
곰탕이라는 이름이 붙는 것으로는 꼬리곰탕과 닭곰탕이 있다. 꼬리곰탕은 소고기의 꼬리 부분을 고아낸 것으로, 뼈까지 통째로 고아내기 때문에 국물이 뽀얗게 나오는 편이다. 서양 사람들은 잘 안 먹는 부위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많이 수입해다 쓰기도 했다. 부산 쪽에 가면 캥거루 꼬리로 고아내는 꼬리곰탕도 있다. 닭곰탕은 닭을 통째로 푹 고아서 만드는 것으로, 소고기 곰탕과는 달리 값이 저렴한 편이며 뼈째 고아내기 때문에 국물이 뽀얀 편이다. 구내식당에서 나오기도 하며, 5천 원도 안 하면서 괜찮은 맛을 내는 닭곰탕 집을 전통시장 언저리에서 찾을 수도 있다.
양곰탕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건 양고기를 고아 만든 게 아니라 소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위인 '양'을 고아서 만든 곰탕이다. 양만 넣어서 끓이기도 하지만 비싸기 때문에 사골도 넣어서 끓이는 곳이 많다.
각주
- ↑ 사전에서는 뼈도 포함하지만 전문 곰탕집에서는 고기와 내장을 주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