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반장
豆瓣酱
중국식 장의 일종. 누에콩(잠두), 대두와 고추, 소금을 주 재료로 담는다. 우리나라의 고추장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단맛이 없고[1], 고춧가루가 좀더 굵은 편이라는 차이가 있다. 원래는 고추가 들어가지 않는 된장과 비슷한 소스였지만 쓰촨성에서 고추를 넣은 라더우반장(辣豆瓣酱)이 나와서 인기를 끌었고, 이제는 두반장=매운맛으로 굳어졌다. 처음에는 색깔이 빨갛고 고추의 매운맛이 많이 부각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색은 짙어지고 매운맛은 누그러지는 대신 발효를 통한 감칠맛이 올라간다. 전통적으로는 1년 이상은 숙성해야 제맛이 난다고 한다.
매운맛으로 명성이 자자한 쓰촨요리에는 정말 많이 쓰인다. 마파두부, 회과육[2], 탄탄멘, 라조기 같은 요리에 매운맛을 내는 게 바로 두반장. 그밖에 어향육사, 어향가지, 궁보계정과 같이 매운 맛을 필요로 하는 중화요리에 널리 쓰이는 소스다. 매운 중화요리중 상당수가 두반장을 쓰며, 고추기름과 함께 중국음식에 매운맛을 내는 재료로는 쌍두마차라 할 만하다.[3][4] 라면에도 스프를 줄이고 두반장을 넣어서 끓인 레시피가 인기가 있다.[5] 짜장라면에도 두반장을 사용하면 사천짜장 맛이 나는 짜장라면을 만들 수 있는데[6], 마지막에 물을 따라낸 다음 면에 스프와 두반장을 넣고 볶아주는 것이 좋다. 그밖에 매운맛을 내고 싶은 볶음 요리에 넣으면 두루두루 잘 어울린다.
한국식 중화요리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사천짜장. 이름은 짜장이지만 짜장(춘장)은 들어가지 않고 두반장으로 만든다. 다만 일부 중국집은 말은 사천짜장인데 실상 나오는 건 볶음짬뽕에 가까운 경우도 있다.
된장과 고추장을 1:1로 섞으면 두반장과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다고 한다. 백종원식 간편 마파두부가 이런 식으로 만든 결과물. 그러나 맛은 확실히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에서 이금기나 하하 두반장을 산다고 해도 그리 비싸지도 않다. 두반장이 없을 때 아쉬운 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의 가정에서 두반장 쓸 일은 많지 않을 것이므로 어쩌다 한번 쓰자고 두반장을 사기 그렇다면 대용으로 써먹을 수 있는 방법 정도 되겠다.
홍콩의 이금기에서 만드는 두반장, 그리고 대만의 하하 두반장이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두반장이다. 굴소스를 비롯해서 중국식 소스로 유명한 이금기지만 두반장만큼은 하하의 인기가 더 높다. 우리나라에서도 둘 다 팔고 있다.
각주
- ↑ 고추장은 엿기름을 사용해서 단맛을 내지만 두반장은 단맛을 낼 재료가 없다.
- ↑ 쓰촨에서는 두반장을 사용해서 맵게 만들었지만 일본으로 건너와서는 매운맛이 삭제되었고, 우리나라의 중화요리점에서도 대체로 일본처럼 안 맵고 단짠 맛으로 만든다. 짬뽕과 같이 원래 안 맵던 요리도 맵게 변형시키는 한국에서 이런 경우는 드문 편이다.
- ↑ 매운맛을 내는 중국풍 소스로는 XO소스라는 것도 있지만 이건 재료 값이 비싸다 보니 소스 값도 다른 것보다 많이 비싸서 사용 범위가 넓지 않다. 고급 중국음식점이 아닌 일반 중국집에서 쓸 일은 별로 없다고 보면 된다. 또한 조금만 써야 하기 때문에 매문맛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다.
- ↑ 초피 역시 쓰촨요리에 많이 쓰이며 매운맛을 내지만 이쪽은 매운맛의 종류가 고추와는 많이 다른, 혀가 마비되는 듯한 얼얼한 맛을 낸다.
- ↑ 80년대에 삼립식품이 '중화라면'이라는 브랜드로 잠시 라면계에 진출한 적이 있는데 제품 중에 '나조라면'이라는 게 있었다. 이 때 광고에서 내세운 게 두반장을 사용해서 매운맛을 냈다는 것이었다. 제품 이름의 '나조'는 중화요리의 '라조'에서 온 것.
- ↑ 농심에서 사천 짜파게티라는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이쪽은 짜파게티에 고춧가루를 넣은 맛인데 비해 두반장을 사용하면 좀 더 중화요리다운 느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