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로니 앤드 치즈
Macaroni and cheese.
마카로니를 걸쭉한 치즈 소스에 버무린 것.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줄여서 맥앤치즈(Mac n' cheese)라고 많이 부르며 영국에서는 앤드를 빼고 마카로니 치즈라고 부른다.
소스는 물론 치즈가 주 재료이며 여기에 버터와 우유를 넣어서 따뜻하게 가열해 녹여서 만든다. 치즈는 주로 가공 체다 치즈를 쓰지만 치즈의 종류에 따라서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다. 파마산을 비롯해서 두세 가지 정도를 섞어서 쓰는 레시피는 흔한 편. 치즈와 베샤멜 소스를 함께 쓰는 방법도 있다. 치즈의 함량이 높으면 국물이 거의 없이 비빔에 가까운 맥앤치즈가 되고 우유와 버터를 많이 넣으면 소스가 질척해지며, 이런 것을 크리미 맥앤치즈라고 부른다. 여기에 추가로 잘게 자른 베이컨이나 햄을 넣어서 먹기도 한다. 한번 만든 다음 오븐에 넣어 그라탱처럼 만들어 먹을 수도 있는데 원래 전통적인 방식은 이쪽이었다. 먹기 전에 후추나 허브를 쳐서 향을 더하는 경우도 많고 유럽 쪽은 머스타드가 들어가는 레시피가 많다. 대체로 유럽 쪽 레시피가 만드는 과정도 조금 더 복잡하고 재료도 좀 더 많이 들어간다.
숏 파스타와 치즈를 가지고 그라탱 같은 것을 만들어 먹는 건 14세기 때부터 이탈리아에 있었다. 하지만 마카로니 앤드 치즈는 18세기 후반 쯤에 가서야 영국에서 기록이 등장한다. 이 때는 치즈와 베샤멜 소스를 마카로니에 버무려 오븐에 굽는 방식이었다. 이걸 처음 미국으로 가지고 간 사람은 바로 미국의 독립선언서를 쓴 주역 중 하나였고 제3대 대통령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 그리고 그의 노예이자 요리사였던 제임스 헤밍스[1]로, 파리에 갔다가 마카로니 앤드 치즈를 먹어보고 스케치해서 갔다. 이게 정말 마음에 들었는지 처음에는 프랑스에서 기계를 사다가 만들어 보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결국은 마카로니와 파마산치즈를 유럽에서 수입해다가 만들어 먹기까지 한다. 참고로 토머스 제퍼슨은 먹고 마시는 쪽으로는 굉장한 일가견이 있었는데, 특히 와인 광으로 아주 유명한 인물이다. 미국예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번거롭게 오븐에 굽고 어쩌고 하는 것은 생략되고, 소스 역시 치즈 + 우유 + 버터로 간략화해서 우리가 흔히 보는 것과 같은 맥앤치즈의 모습이 만들어졌다. 유럽에 비하면 많이 간단해지고, 싸지고, 정크푸드 수준으로 다운그레이드 된 셈. 캐나다에는 미국과는 별개로 영국 이민자들을 통해 19세기 중반에 전해졌고, 달걀과 머스타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재료들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나아갔다.
아무튼 영국, 미국, 캐나다에서는 대중들에게 인기가 많다. 값싸고 간단히, 그러면서도 그럭저럭 맛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온갖 레시피가 넘쳐난다.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마카로니와 소스를 패키지화 한 것도 있다. 특히 미국 크래프트사 제품이 유명하다. 마카로니와 분말 치즈 소스가 들어 있는데 소스는 이것만 가지고는 안 되고 우유와 버터가 따로 필요하다. 마카로니를 삶았던 냄비의 예열을 이용해서 잘 녹여주면 된다. 그냥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되는 간편식도 있으며 우리나라의 편의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맥앤치즈를 튀김옷과 빵가루로 감싸서 튀긴 맥앤치즈 바이트도 펍 푸드로 인기가 좋다. 우리나라에도 업소용 냉동식품으로 제품이 나와 있다.
각주
- ↑ 이 사람은 나중에 제퍼슨과 정부로 관계를 맺는 샐리 헤밍스의 오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