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회사가 발행하는 채권.
회사가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주식을 발행하는 것인데, 갚을 필요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그 절차가 복잡하고, 무엇보다도 주식을 산 사람은 회사의 지분을 가지게 되므로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금융기관을 통한 차입인데, 쉽게 말해서 대출이다. 그리고 세 번째 방법이 직접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회사채 발행이다. 다른 채권처럼 금리와 만기가 미리 정해져 있기 때문에 채권을 산 투자자는 회사 자금 사정에 문제가 없다면 만기가 되었을 때 원금과 이자를 돌려 받을 수 있다. 신용도가 좋은 회사라면 은행 대출보다 저렴한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반면 신용도가 별로인 회사는 주식 발행도 힘들고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도 힘들다 보니 금리를 높게 매기고 회사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다.
채권이므로 만기가 되면 발행할 때 약정한 금리를 얹어서 갚아야 한다. 금리는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결정된다. 신용도가 높은 회사일수록 채권을 산 사람이 돈을 떼일 염려가 적으므로 수요가 많을 테니 금리가 낮고, 반대로 신용도가 낮은 회사는 그만큼 부도 위험성이 있으므로 사려는 사람이 적을 것이고, 금리가 높게 매길 수밖에 없다. 만기도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데 짧을수록 위험이 적고 길수록 위험이 높으므로 만기가 길수록 그에 따라 올라간다. 부도와 같은 상황이 닥치지 않는 한은 약정된 수익을 보장 받으며 금리도 예금보다는 높으므로 어느 정도 이상의 신용도가 있는 회사채라면 비교적 안전한 투자 수단에 속한다. 반대로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를 사고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 방법도 있는데 고위험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면 회사가 부도가 나거나 하면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다.
신용평가사에서 매기는 기업의 신용등급은 바로 회사채의 부도 위험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 신용등급은 회사채의 금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1]
돈이 아닌 다른 수단으로 상환하는 회사채도 있다. 전환사채(Convertible Bond,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ond with Warrant, BW)[2]이 그와 같은 예. 둘 다 채권을 가진 사람이 돈 대신 주식으로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회사채다. 삼성그룹을 비롯한 한국 재벌 대기업들이 경영권을 편법 상속하는 수단으로 애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을 발행하면서 주식 인수 가격을 헐값으로 잡고, 기존 주주만 지분이 높은 순으로 사들일 수 있도록 조건을 달았다고 치자. 보통 재벌 계열사들은 순환출자를 통해서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이 권리를 포기하고 재벌 2세에게 권리가 넘어가면 CB나 BW를 사들인 다음에 나중에 주식으로 바꾼다. 시장의 주가보다 훨씬 낮은 자격으로 지분을 늘릴 수 있으므로 기업의 편법 상속 문제에 단골로 등장하는 수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