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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도 먹고, 볶아도 먹고, 튀겨서도 먹고, 갈아서도 먹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말로 광범위한 요리에 사용되는, 가장 애용되는 채소 중 하나다. | 날로도 먹고, 볶아도 먹고, 튀겨서도 먹고, 갈아서도 먹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말로 광범위한 요리에 사용되는, 가장 애용되는 채소 중 하나다. | ||
우리나라에서는 서양에서 들어왔다는 뜻으로 양파라고 부르지만 [[일본어]]로는 타마네기(玉ねぎ), 즉 | 우리나라에서는 서양에서 들어왔다는 뜻으로 양파라고 부르지만 [[일본어]]로는 타마네기(玉ねぎ), 즉 공 모양의 파라고 부른다. 나이든 분들 중에서는 다마네기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일본어에서 온 것. 북한에서는 둥근파라고 부른다. [[파]]와 양파는 먹는 부위기 다르지만 실제로 같은 [[부추과]]다. 양파 뿌리가 물에 닿도록 해서 길러보면 파처럼 생긴 줄기가 올라온다.<ref>그냥 놔둬도 몇 달 지나면 싹이 트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감자와는 달리 싹이 나도 독이 생기거나 하지는 않아서 싹은 잘라내고 먹을 수 있다.</ref> 먹어도 되고 식감도 파와 비슷하지만 향은 별로 안 난다. 영어 단어인 'onion(어니언)'도 우리에게 익숙하다. 1970년대에 <편지>를 비롯한 여러 히트곡을 낸 남성 포크 듀오<ref>원래는 임창제, 이수영, 그리고 여성 멤버인 윤혜영의 3인조였지만 윤혜영이 빠지면서 남성 듀오가 되었다. 박정희 시대 때 외래어 금지조치가 내려지면서 한때 '양파들'로 활동해야 했던 시기도 있었다.</ref> 어니언스 덕분에 나이든 세대들에게도 낯익은 단어다. | ||
양파를 썰 때 눈물이 나는 것 때문에 특히 양파를 많이 쓰는 [[중국집]] 같은 음식점들은 양파 써느라 눈물 쏙 뺀다. 양파에 듬뿍 들어 있는 즙이 칼로 썰때 미세하게 튀면서 매운 성분이 공중으로 흩어져서 생기는 현상인데, 이를 막으려면 양파를 썰 때 탁탁 써는 게 아니라, 마치 톱질을 하듯이 앞뒤로 칼을 오가게 하면서 썰면 즙이 덜 튀어서 훨씬 낫다고 한다. | 양파를 썰 때 눈물이 나는 것 때문에 특히 양파를 많이 쓰는 [[중국집]] 같은 음식점들은 양파 써느라 눈물 쏙 뺀다. 양파에 듬뿍 들어 있는 즙이 칼로 썰때 미세하게 튀면서 매운 성분이 공중으로 흩어져서 생기는 현상인데, 이를 막으려면 양파를 썰 때 탁탁 써는 게 아니라, 마치 톱질을 하듯이 앞뒤로 칼을 오가게 하면서 썰면 즙이 덜 튀어서 훨씬 낫다고 한다. | ||
그냥 먹으면 매운 맛이 나지만 알고 보면 당분이 많다. 익히면 매운 맛이 빠지면서 오히려 단맛이 많이 나기 때문에 양파로 단맛을 내는 요리가 많다. 예를 들어 | 그냥 먹으면 매운 맛이 나지만 알고 보면 당분이 많다. 익히면 매운 맛이 빠지면서 오히려 단맛이 많이 나기 때문에 양파로 단맛을 내는 요리가 많다. 예를 들어 [[불고기]]를 만들 때 [[설탕]]을 쓰기 싫은 사람들은 [[배 (과일)|배]]와 양파를 왕창 갈아 넣으면 단맛이 꽤 깔끔하게 난다. 또한 양파를 약한 불에 오래, 30분에 1시간 이상 천천히 볶아 나가면 [[당분]]이 [[캐러멜라이즈]] 되면서 짙은 갈색으로 변하고 형체가 거의 풀어헤쳐지면서 진득한 [[젤리]]처럼 된다. 솥에 한가득 해도 한 시간쯤 천천히 볶다 보면 바닥에 조금 남는 수준이 되는데, 단맛이 농축되어 엄청나게 달다. 이걸 이용하는 요리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프랑스]]에서 [[해장]]용으로 인기가 많다는 양파[[수프]], 즉 수파로뇽(Soupe à l'oignon)<ref>수프-아-로-오니용이지만 음이 축약돼서 '수파로뇽'이 된다.</ref>. 일본식 [[카레]]를 만들 때에도 이걸 베이스로 하면 은은하게 달면서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그런데 [[된장찌개]]에 양파를 너무 많이 넣으면 오히려 [[찌개]]가 달아져서 좀 이상할 수 있다. 특히 국물 요리에 넣을 때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 ||
그냥도 먹는데,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건 [[중국집]]에서 [[단무지]]와 함께 주는 날양파와 생[[짜장]]. | 그냥도 먹는데,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건 [[중국집]]에서 [[단무지]]와 함께 주는 날양파와 생[[짜장]]. 또한 [[고깃집]]에 가면 얇게 채썬 양파에 [[간장]]과 [[식초]], 물, [[설탕]]을 섞은 묽은 소스를 듬뿍 끼얹어 주는데 특히 [[삼겹살]]과 궁합이 잘 맞는다. 파채의 라이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장에 절여서 [[장아찌]]로 먹기도 하는데 보통 '양파장'이라고 부르며 고깃집이나 백반 반찬으로 종종 볼 수 있다. 양파[[김치]]를 담가 먹는 사람들도 있고 간단히 [[겉절이]]를 해먹기도 한다. [[볶음]] 요리에는 거의 필수 요소로, 한식, 일식, 중식은 물론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를 막론하고 볶음 요리에는 거의 약방의 감초 수준이다. | ||
특히 볶음 요리가 많은 [[중국음식]]에는 정말로 무지무지하게 들어간다. [[중국집]] 식사 3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짜장면]], [[짬뽕]], [[볶음밥]]은 물론 [[탕수육]], [[잡채]] 등등, 양파가 안 들어간 요리를 찾기 힘들 정도다. [[중국집]]에서는 날마다 어마무시한 양의 양파를 사용하며, 영업 준비의 필수 요소가 양파 까는 일이다. | |||
서양은 [[샐러드]]에 종종 슬라이스한 양파를 넣는데, 적양파도 많이 쓰인다. 상대적으로 매운 맛도 덜하고 특유의 자줏빛 색깔 때문에 요리의 색깔을 돋보이게 하는 데에도 좋다. 훈제한 [[연어]]를 먹을 때에도 항상 곁들여 나오는 게 다진 날양파, [[케이퍼]], 그리고 [[홀스 래디쉬]]. 그밖에 [[베트남 쌀국수]]집에서도 보통 [[쌀국수]]와 함께 슬라이스한 양파를 한 접시 주는데 국물에 푹 담가서 먹는다. 다만 이건 완전 날것은 아니고 [[식초]]에 살짝 절인 것이라 풀이 죽어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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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점에 가면 [[프렌치 프라이]]와 함께 자주 볼 수 있는 게 어니언링이다. [[버거킹]]에서는 세트 메뉴 시킬 때 약간만 돈을 더 내면 [[프렌치 프라이]]를 어니언링으로 바꾸어 준다. 양파를 링모양이 되게 썰어서 튀긴 것. 튀김옷을 입히지 않거나 살짝 묻히는 [[프렌치 프라이]]와는 달리 튀김옷을 제대로 입혀서 튀긴다. [[빵가루]]까지 묻히기도 한다. | [[패스트푸드]]점에 가면 [[프렌치 프라이]]와 함께 자주 볼 수 있는 게 어니언링이다. [[버거킹]]에서는 세트 메뉴 시킬 때 약간만 돈을 더 내면 [[프렌치 프라이]]를 어니언링으로 바꾸어 준다. 양파를 링모양이 되게 썰어서 튀긴 것. 튀김옷을 입히지 않거나 살짝 묻히는 [[프렌치 프라이]]와는 달리 튀김옷을 제대로 입혀서 튀긴다. [[빵가루]]까지 묻히기도 한다. | ||
건강식품으로도 쓰이는데 대표적인 것이 [[건강원]]에서 파는 | 건강식품으로도 쓰이는데 대표적인 것이 [[건강원]]에서 파는 양파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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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21일 (토) 08:18 기준 최신판
날로도 먹고, 볶아도 먹고, 튀겨서도 먹고, 갈아서도 먹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말로 광범위한 요리에 사용되는, 가장 애용되는 채소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양에서 들어왔다는 뜻으로 양파라고 부르지만 일본어로는 타마네기(玉ねぎ), 즉 공 모양의 파라고 부른다. 나이든 분들 중에서는 다마네기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일본어에서 온 것. 북한에서는 둥근파라고 부른다. 파와 양파는 먹는 부위기 다르지만 실제로 같은 부추과다. 양파 뿌리가 물에 닿도록 해서 길러보면 파처럼 생긴 줄기가 올라온다.[1] 먹어도 되고 식감도 파와 비슷하지만 향은 별로 안 난다. 영어 단어인 'onion(어니언)'도 우리에게 익숙하다. 1970년대에 <편지>를 비롯한 여러 히트곡을 낸 남성 포크 듀오[2] 어니언스 덕분에 나이든 세대들에게도 낯익은 단어다.
양파를 썰 때 눈물이 나는 것 때문에 특히 양파를 많이 쓰는 중국집 같은 음식점들은 양파 써느라 눈물 쏙 뺀다. 양파에 듬뿍 들어 있는 즙이 칼로 썰때 미세하게 튀면서 매운 성분이 공중으로 흩어져서 생기는 현상인데, 이를 막으려면 양파를 썰 때 탁탁 써는 게 아니라, 마치 톱질을 하듯이 앞뒤로 칼을 오가게 하면서 썰면 즙이 덜 튀어서 훨씬 낫다고 한다.
그냥 먹으면 매운 맛이 나지만 알고 보면 당분이 많다. 익히면 매운 맛이 빠지면서 오히려 단맛이 많이 나기 때문에 양파로 단맛을 내는 요리가 많다. 예를 들어 불고기를 만들 때 설탕을 쓰기 싫은 사람들은 배와 양파를 왕창 갈아 넣으면 단맛이 꽤 깔끔하게 난다. 또한 양파를 약한 불에 오래, 30분에 1시간 이상 천천히 볶아 나가면 당분이 캐러멜라이즈 되면서 짙은 갈색으로 변하고 형체가 거의 풀어헤쳐지면서 진득한 젤리처럼 된다. 솥에 한가득 해도 한 시간쯤 천천히 볶다 보면 바닥에 조금 남는 수준이 되는데, 단맛이 농축되어 엄청나게 달다. 이걸 이용하는 요리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프랑스에서 해장용으로 인기가 많다는 양파수프, 즉 수파로뇽(Soupe à l'oignon)[3]. 일본식 카레를 만들 때에도 이걸 베이스로 하면 은은하게 달면서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그런데 된장찌개에 양파를 너무 많이 넣으면 오히려 찌개가 달아져서 좀 이상할 수 있다. 특히 국물 요리에 넣을 때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냥도 먹는데,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건 중국집에서 단무지와 함께 주는 날양파와 생짜장. 또한 고깃집에 가면 얇게 채썬 양파에 간장과 식초, 물, 설탕을 섞은 묽은 소스를 듬뿍 끼얹어 주는데 특히 삼겹살과 궁합이 잘 맞는다. 파채의 라이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장에 절여서 장아찌로 먹기도 하는데 보통 '양파장'이라고 부르며 고깃집이나 백반 반찬으로 종종 볼 수 있다. 양파김치를 담가 먹는 사람들도 있고 간단히 겉절이를 해먹기도 한다. 볶음 요리에는 거의 필수 요소로, 한식, 일식, 중식은 물론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를 막론하고 볶음 요리에는 거의 약방의 감초 수준이다.
특히 볶음 요리가 많은 중국음식에는 정말로 무지무지하게 들어간다. 중국집 식사 3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짜장면, 짬뽕, 볶음밥은 물론 탕수육, 잡채 등등, 양파가 안 들어간 요리를 찾기 힘들 정도다. 중국집에서는 날마다 어마무시한 양의 양파를 사용하며, 영업 준비의 필수 요소가 양파 까는 일이다.
서양은 샐러드에 종종 슬라이스한 양파를 넣는데, 적양파도 많이 쓰인다. 상대적으로 매운 맛도 덜하고 특유의 자줏빛 색깔 때문에 요리의 색깔을 돋보이게 하는 데에도 좋다. 훈제한 연어를 먹을 때에도 항상 곁들여 나오는 게 다진 날양파, 케이퍼, 그리고 홀스 래디쉬. 그밖에 베트남 쌀국수집에서도 보통 쌀국수와 함께 슬라이스한 양파를 한 접시 주는데 국물에 푹 담가서 먹는다. 다만 이건 완전 날것은 아니고 식초에 살짝 절인 것이라 풀이 죽어 있다.
패스트푸드점에 가면 프렌치 프라이와 함께 자주 볼 수 있는 게 어니언링이다. 버거킹에서는 세트 메뉴 시킬 때 약간만 돈을 더 내면 프렌치 프라이를 어니언링으로 바꾸어 준다. 양파를 링모양이 되게 썰어서 튀긴 것. 튀김옷을 입히지 않거나 살짝 묻히는 프렌치 프라이와는 달리 튀김옷을 제대로 입혀서 튀긴다. 빵가루까지 묻히기도 한다.
건강식품으로도 쓰이는데 대표적인 것이 건강원에서 파는 양파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