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공항
Melbourne Airport.
호주 멜버른은 물론 빅토리아 주 항공교통의 중심지. 털라마린공항(Tullamarine Airport)이라고도 한다. IATA 코드명은 MEL. 원래는 근처에 있던 에센돈공항이 멜버른의 관문 구실을 했지만 수요 감당이 안 되자 새로 건설, 1970년에 개항했다. 털라마린공항 가는 길에 활주로가 잘 보이는 에센돈공항은 지금은 개인이나 기업 소유 비행기, 그리고 몇몇 지역 국내선이 다니고 있다.
시드니공항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어쨌거나 호주 제2위의 공항 지위는 단단히 유지하고 있고[1], 뉴질랜드와 동남아시아는 물론 동북아시아, 중동과 미주 대륙으로 나가는 장거리 노선도 갖추고 있다. 유럽은 항속거리 문제로 싱가포르나 중동 경유편을 이용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콴타스가 런던-퍼스 직항을 뚫었고 이 항공기가 멜버른까지 온다. 따라서 멜버른에서 환승 없이 런던까지 갈 수 있다. 지금은 시드니-런던 직항 노선도 계획하고 있다. A350이나 보잉 787의 초장거리 버전처럼 이 정도 노선도 직항으로 갈 수 있는 항공기들이 등장하고 있는만큼 수요만 나오면 유럽 기준으로는 시드니와 거리가 별 차이 없는 멜버른도 못할 건 없다. 땅덩이 넓은 호주답게 국내선 노선도 다양하게 뻗어 있으며, 세계에서 세 번째로 붐비는 노선이 멜버른-시드니다[2].
한국 노선은 대한항공이 인천 노선을 단항한 이후는 직항이 없다가 2019년 12월 26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이 직항편을 넣기로 결정했다. 단 주 1회 목요일(인천 출발 기준) 한 편 뿐이며 2월 말까지만 운항한다. 다만 멜버른공항이나 멜버른 교민들이 직항을 다시 뚫는 데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고 아시아나로서도 경쟁이 너무 치열한 단거리는 자회사로 조금씩 넘기면서 중장거리를 계속 넓히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장사가 좀 되면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
시드니공항과 마찬가지로 패스트트랙 제도가 있다. 항공권을 발급 받을 때 과거에는 익스프레스 카드(Express Card)라는 1회용 종이 카드를 주었는데, 이걸 보여주면 보안검색이나 입국심사를 전용 창구에서 받을 수 있다. 사람이 많이 몰릴 때는 시간을 정말 많이 절약할 수 있다. 잘못 걸리면 출입국 절차에 30분은 족히 잡아먹을 수도 있는데 익스프레스 카드가 있으면 10분도 안 걸린다. 비즈니스 클래스나 우수 회원에게 각 항공사가 제공한다. 도착용 익스프레스 카트도 따로 있어서 입국심사와 세관 검사를 전용 줄에서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자동입출국 시스템이 들어오면서 도착 때, 즉 입국 때에는 익스프레스 카드가 별 필요가 없게 되었다. 호주 여권은 물론이고 협정이 체결된 국가의 여권으로도 자동입출국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으며 한국도 포함되어 있다. 출국은 보안 검색 과정이 있으므로 익스프레스 제도를 운영하는데 이제는 따로 카드를 주는 게 아니라 항공권에 'EXPRESS PATH'라고 찍혀 나온다.
한국 여행객들이 여권에 커버 씌우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동입출국이 아니라 데스크에서 직원에게 입출국 심사를 받을 때에는 미리 벗겨놓자. 출입국심사 직원들이 벗기라고 한다. 한국 여권에 자동입출국이 적용되지 않았을 때에는 한국에서 비행기 들어오면 입국심사대에서 한국말 전혀 못하는 백인 직원이 벌떡 일어나서 대기줄애 있는 사람들애게 "껍데기! 껍데기!" 하고 외치면서 여권 커버 벗기는 시늉을 하는 광경을 가끔 볼 수 있다. 한국서 온 여행객들이 오죽들 커버 씌우고 다니면 껍데기란 말을 배웠을까... 한국어 전파에 앞장서는 자랑스런 한국인들. 직원들이 괜히 커버 벗기라고 하는 거 아니다. 여권 위변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말 좀 듣자. 그리고 그렇게 여권 애지중지 안 해도 안 찢어진다. 표지 엄청 튼튼하다.
터미널
여객터미널은 모두 네 개가 있는데 제1-3터미널은 실내에도 통로가 있어서 밖으로 안 나가고 오갈 수 있으며 거리도 가까운 편이라 무빙워크 같은 건 없어도 이동은 편리하다. 다만 제4터미널은 거리가 좀 떨어져 있지만 아주 먼 것은 아니어서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다.
제1터미널은 콴타스 국내선[3], 제2터미널은 국제선, 제3터미널은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국내선이 쓰고 있다.
조금 떨어진 곳에는 국내선 저가항공사 전용 제4터미널이 있다. 원래 화물 관련 시설로 쓰던 곳이고 처음에는 타이거에어 오스트레일리아만 썼다. 어찌나 항공사랑 딱 어울리는지. 이 항공사 IATA 코드가 절묘하게 TT다. 타 봐라 눈물 T.T 난다. 그러나 제3터미널 옆에 새로 제4터미널을 신축하면서 접근성이나 시설은 많이 나아졌다. 신축하면서 규모도 훨씬 커져서 제1터미널에 콴타스하고 같이 있던 저가항공사인 제트스타[4]도 신축한 제4터미널로 옮겨 왔다. 하지만 항공사에 관계 없이 국제선은 무조건 제2터미널이다.
면세점은 인천공항이나 홍콩공항, 싱가포르공항 같은 곳들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지는 편이며 시드니공항에 비해서도 규모는 작다. 살만한 것도 그닥 없는 편이고 가격 역시 착하지 않다. 간단한 기념품 정도 살 만한 수준. 리모델링 후에도 규모 면에서는 별로 달라지지는 않았다. 입국심사장 직전에 입국장 면세점도 있다.
접근성
시드니공항이나 브리스번공항과는 달리 공항철도 노선이 없다. 애들레이드공항도 철도로 갈 수 없지만 거기는 트램 말고는 아예 도시철도 노선이 없어서 그런 거고, 도시철도망이 상당히 잘 갖추어져 있는 멜버른이 공항철도가 없는 것도 뭔가 요상하다. 공항철도를 만든다는 떡밥은 꽤 오래전부터 돈 모양인데 아직 삽 뜰 조짐도 없다. 그냥 버스 타자.
서던 크로스역과 멜버른공항 사이를 논스톱으로 24시간 운행하는 스카이버스(SkyBus)가 가장 널리 쓰이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사실상 독점이다. 자세한 내용은 스카이버스 항목 참조. 이제는 서던 크로스역 말고도 세인트킬다와 멜버른 근교 지역, 멀게는 프랭크스톤까지 노선 범위가 늘어난 상태다. 그런데 가격이 그야말로 창렬해서 2019년 봄 기준으로 편도 요금이 19.95 달러다. 서너 명이 함께 간다면 차라리 시내까지 우버 불러서 가는 게 요금도 거기서 거기, 혹은 오히려 더 쌀 수도 있고 목적지까지 한번에 데려다 주므로 훨씬 낫다.
사전 예약제로 문 앞까지 와서 픽업해가는 소형 공항버스도 있고(물론 요금은 스카이버스보다 비싸다), 일반 버스도 몇 편 있다.
공항철도가 없고 스카이버스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지만 그나마 아발론공항보다는 훨씬 나은 편. 멜버른에서 아발론공항으로 가려면 서던 크로스역에서 하루 다섯 번 출발하는 버스가 전부. 거리도 멀다. 하긴 아발론공항에서 운항되는 비행편이 제트스타의 시드니행 다섯 편밖에 없는지라... 접근성이 나쁜 변두리 공항에 들어가는 건 저가항공사의 기본 전략 중 하나다. 접근성 나쁜 공항일수록 이용료가 싼 편이니까. 그렇다고 이 공항을 이용하는 제트스타가 아발론만 이용하냐 하면 그건 아니고, 멜버른공항 쪽 항공편이 훨씬 더 많다. 에어아시아X가 쿠알라룸푸르 노선을 아발론공항으로 돌리면서 이제는 국제선도 생겼다.
택시야 겁나게 비싸고, 옛날에는 담배 한 보루면 공항 픽업 나오는 교포들이 많았다. 이제는 50 개비[5]까지만 면세라서 시망. 2017년 7월부터는 또 절반인 25 개비, 즉 호주 담배로는 한 갑으로 줄어들었다. 요즈음은 택시보다 저렴한 우버를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그밖에
다른 호주 공항들도 마찬가지인데, 국내선 한정으로 비행기를 타지 않는 사람도 보안 검색만 받으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즉 누군가를 배웅하거나 맞이하는 사람이 게이트 앞까지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국제선은 표 검사를 하기 때문에 어림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