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마모토
くまもと(熊本)。이름에 곰 웅자가 들어가기 때문에 곰이 많은가보다 생각하기 쉽고 마스코트도 곰을 캐릭터화한 쿠마몬이지만 쿠마모토에는 곰이 없다. 옛날에는 많았는데 너무 사냥해서 다 없어졌다든가도 아니고 원래부터 곰하고는 별 관련이 없는 곳이었다. 원래는 '쿠마'에 해당하는 한자가 隈[1]였는데 카토 키요마사[2]가 무장들이 진치고 있는 쿠마모토성이 있는 곳에 걸맞게 좀 더 강한 느낌을 주는 이름을 원해서 발음이 같은 熊으로 바꾼 것.
히노쿠니(ひのくに, 火の国)라는 별명도 있다. 글자대로 해석하면 '불의 나라'라는 뜻인데, 8세기까지 이쪽 지역에 있었던 나라다. 쿠마모토만이 아니라 사가현과 나가사키현도 포함하지만 지금은 '히노쿠니'라고 하면 쿠마모토의 별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쿠마모토현
일본 큐슈의 현. 큐슈에서는 후쿠오카현 다음으로 존재감을 가진 곳.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 여러 차례 있었던 곳이다. 서남전쟁의 승패를 가른, 쿠마모토성 공략도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바로 이곳에서 벌어졌다. 쿠마모토성 함락에 실패하면서 전세가 급속도로 정부군에게 기울었다.
캐릭터인 쿠마몬이 무척 유명하다. 쿠마(熊)가 이름에 들어가는 지역답게 곰을 테마로 한 캐릭터로, 지역 캐릭터 인기 투표를 하면 1위를 놓치는 일이 없다. 쿠마모토에 가면 그야말로 어딜 가나 널리고 널려 있을 정도다. 쿠마몬의 성공에 자극 받아서 지자체에서 너도 나도 캐릭터를 만들기는 했는데, 그래서 재미를 본 곳도 있는가 하면 괴이한 캐릭터를 만들어서 욕만 먹는 곳도 있다. 다만 무관심보다는 악플이 낫다고, 그렇게 욕 먹어서 오히려 화제가 되고 인기가 생기는 일도 있다.
2016년에 일어난 쿠마모토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보았다. 쓰나미가 없었기 때문에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막대한 인명피해까지는 없었지만 상당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냈고 쿠마모토성도 크게 파손되어 몇 년째 복구공사가 진행 중이다. 2019년에도 벽두부터 상당히 강한 지진이 일어나서 대지진의 전조 아닌가 싶은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실정.
음식
쿠마모토의 음식이라면 곰고기가 아니라 단연 말고기다. 말고기 육사시미인 바사시(馬刺し)를 비롯해서 말고기로 구이, 탕을 비롯한 온갖 요리를 하며 말고기 스시도 있다. 소고기가 들어가는 요리면 웬만하면 말고기를 쓸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도 제주도에 말고기 요리가 있지만 지역음식 정도로 취급 받고 제주도 바깥에서는 보기 힘든데, 일본은 전국구급으로 말고기가 꽤 인기 있다. 그 중에서도 쿠마모토산이 단연 톱이라서 전국으로 공급된다. 그렇다고 이 동네가 소고기를 안 먹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쿠마모토라멘도 꽤 유명한데, 돈코츠라멘을 베이스로 하지만 흑마늘을 넣어서 잡내나 느끼함이 덜하다. 일본보다 해외에서 더 잘 나가는 세계구급 라멘 체인점 아지센이 쿠마모토에 본점이 있다. 물론 아지센도 쿠마모토라멘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연근에 겨자를 채워넣고 역시 겨자를 넣어 노르스름한 색의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카라시렌콘도 쿠마모토의 명물이다.
JR 쿠마모토역 구내에서는[3] 히노쿠니우동이라는 것을 판다. 말고기 볶음과 카라시렌콘을 얹어주기 때문에 간단하게 쿠마모토의 특산물을 먹어보고 싶다면 괜찮은 선택이다. 가격도 2019년 말 기준으로 590엔으로 별로 안 비싸다.
우리나라에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일본식 중화요리인 타이피엔도 쿠마모토의 명물로 일본 안에서는 잘 알려져 있다. 나가사키짬뽕과 비슷하지만 당면을 사용하는 게 가장 큰 차이다. 면만 바꾸면 서로 호환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 삶은 달걀을 한번 튀겨서 넣는 것도 특징. 자세한 건 해당 항목 참조.
교통
철도 교통은 쿠마모토시에 있는 쿠마모토역이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큐슈신칸센까지 개통되어 이제는 신칸센으로 논스톱으로 신오사카역까지 가는 것도 가능해졌다. 다만 이런 메인 역을 개발해서 상업시설로 잔뜩 채운 다른 역들에 비하면 여기는 도심과는 상당히 거리가 떨어져 있다 보니 기념품점이나 음식점, 100엔숍 정도는 있지만 좀 부실한 편이라 쇼핑이든 먹고 마시고 하든 뭔가 하려면 도심 번화가 쪽으로 나가야 한다. JR큐슈에서 상업시설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서 쿠마모토시의 새로운 번화가로 규모가 많이 커질 전망.
항공 교통은 아소쿠마모토공항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쿠마모토에 취항했지만 쿠마모토 지진이 터지고 나서 운휴에 들어갔다. 이후 다른 일본 중소도시 항공편과 마찬가지로 에어서울로 넘겨서 운항을 재개했고, 티웨이항공도 취항해서 직항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2023년 리뉴얼이 예정되어 있다.
쿠마모토시
일본 큐슈 쿠마모토현에 있는 도시로, 현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현청 소재지다. 큐슈에서는 인구 면에서나 경제력 면에서 후쿠오카, 키타큐슈 다음으로 큰, 큐슈 서열 3위의 도시지만 존재감이나 인지도로는 후쿠오카 다음으로 쿠마모토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의 3대 성으로 손꼽히는 쿠마모토성이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그밖에도 주변에 흐르는 물이 맑기로 이름난 사찰인 스이젠지도 쿠마모토시를 찾는 사람들의 필수 관광 코스다.
번화가는 쿠마모토성 건너편, 쿠마모토시청 주변으로 발달해 있으며, 긴 상점가 및 그 주변을 둘러싼 유흥가들이 포진해 있다.
교통
장거리 교통은 큐슈 신칸센이 개통되면서 신칸센이 상당 부분을 맡고 있다. 미즈호를 비롯한 모든 등급의 열차가 정차하며, 사쿠라 중에는 하카타 쪽에서 쿠마모토 종착, 혹은 가고시마 쪽에서 쿠마모토 종착인 열차편이 상당수 있어서 큐슈 신칸센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큐슈 철도의 중추인 큐슈 신칸센과 가고시마 본선에서 북큐슈 구간과 남큐슈 구간을 가르는 기준점[4]이 바로 쿠마모토역이다. 전역 정차 등급인 츠바메는 아예 하카타-쿠마모토 고정이다.[5][6] 다만 쿠마모토역은 중심가에서 떨어져 있으며 역세권도 별로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주변은 주로 사무실 위주라 역 앞 노면전차 정류장이나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주변 분위기는 썰렁하다. 신칸센 때문에 새로 역을 만든 것도 아니고 가고시마본선 시절부터 그랬다. JR큐슈가 쿠마모토역 일대를 대대적으로 개발해서 복합상업시설인 아뮤 플라자를 열었고, 영화관, 호텔, 비쿠카메라까지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와서 앞으로 많이 번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가 보면 분위기는 여전히 썰렁하다.
도시 내 대중교통은 버스와 노면전차가 맡고 있다. 쿠마모토역에서 시내로 들어가려면 가장 편한 방법이 노면전차라서 여행객들은 자연스레 많이 이용한다. 노면전차가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는데, 철로를 풀밭으로 가꾼 곳이 많다. 진정한 녹색교통. 시내의 노면전차 정류장은 상당히 비좁다. 혹시라도 전차에 부딪치지 않도록 한눈 팔지 말고 조심하자.
각주
- ↑ 굽이 외.
- ↑ 임진왜란 때 조선에 쳐들어 왔던 선봉장 중에 하나다. 나이든 분들은 한자를 우리식으로 읽은 '가등청정(加藤清正)'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 ↑ 신칸센 개찰구 바로 옆에 있다. 개찰 전 혹은 개찰 후 모두 들어갈 수 있도록 손님 공간이 분리되어 있다.
- ↑ 큐슈 레일 패스의 북큐슈, 혹은 남큐슈 패스를 이용할 때 특히 중요한 부분이다.
- ↑ 그 남쪽으로는 한 등급 위인 사쿠라가 각역 정차한다.
- ↑ 단, 다만 아침 6시 시간대에는 쿠마모토역에서 카고시마츄오역으로 가는 츠바메가 있으며 밤 11시대에는 반대로 카고시마츄오역에서 쿠마모토역으로 가는 츠바메 편이 있다. 하루 한 대 한정으로 코쿠라역까지 가는 츠바메도 있다. 다만 각역 정차이므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 조금 기다렸다가 산요 신칸센으로 넘어가는 미즈호나 사쿠라를 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