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포
고기의 수분을 대부분 날려서 보존성을 좋게 만든 음식.
소고기, 돼지고기가 주종이지만 닭고기를 비롯한 다양한 고기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참치 같은 생선살로 만드는 육포도 있다. 호주에 가면 캥거루고기, 악어고기, 에뮤고기로 만든 육포도 볼 수 있다.
보통은 고기를 얇게 저며서 수분이 날아가기 좋게 한 다음, 일단 열풍이나 햇볕으로 수분을 어느 정도 빼주고 구워서 익힌다. 그 전에 소금을 뿌려서 수분이 충분히 날아가기 전에 박테리아가 고기를 썩게 만드는 것을 어느 정도 막는다.
육포를 만들기 전과 만든 후의 크기를 비교해 보면 정말 어마어마하게 줄어든다. 인체의 70%가 물이라는 말처럼, 고기도 대부분이 수분인데, 수분을 대부분 날리게 되면 어마어마하게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무게에 비해서 고기보다 훨씬 비쌀 수밖에 없으며, 같은 무게 당 칼로리는 당연히 고기보다 훨씬 높다. 과거에는 비상식량이나 전투식량으로도 애용했는데 보존성도 좋고 조금만 먹어도 에너지를 채워주기 때문에 꽤나 좋은 전투식량인 셈. 냉장 냉동 기술이 발달한 지금이야 이런 보존성보다는 육포가 가진 특유의 질겅질겅한 씹는 맛과 농축된 고기맛 때문에 간식이나 안주로 소비한다.
시중에 파는 육포는 대부분 이래저래 소르빈산칼륨과 같은 방부제, 발색제 아질산나트륨 같은 것들로 보존성을 낸다. 이런 것 없이 오래 보관하면 수분을 더 많이 말려야 하는데, 그러면 너무 딱딱해져서 식감도 안 좋고 그래 봐야 보존성에도 한계가 있다. 싱가포르 브랜드인 비첸향처럼 즉석에서 숯불에 구워가면서 만들어 파는 것들은 이런 문제가 좀 덜한 편인데 대신 보존기간은 짧다. 비첸향은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어서 명동이나 몇몇 백화점에 매장을 내고 있으니 한번 먹어보자. 시중에서 파는 육포와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다.[1] 비첸향 말고도 아시아에 은근히 유명한 육포들이 있다. 마카오의 유명 관광지인 성바울성당 유적으로 가는 길에는 육포 가게가 유난히 많은데, 그래서 육포골목이라고 부를 정도다.
한국에서 파는 육포는 대체로 두께가 얇은 편이고 부드럽다는 느낌이 드는 반면, 서양 육포를 먹어보면 좀 더 두껍고 퍽퍽한 느낌이 난다. 코스트코 같은 곳에서 파는 미국산 육포를 먹어보면 이런 차이가 확 느껴진다. 특히 서양 육포는 후추를 많이 친 티가 확 난다.
채식주의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대체고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최근에는 대체고기를 사용한 육포 제품도 점점 늘고 있다.
비슷한 것으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많이 먹는 것으로 훨씬 딱딱한 빌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