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케이크
프라이팬에 부쳐서 만드는 케이크. 우리에게는 핫케이크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오븐이 필요 없이 구워낼 수 있어서 집에서도 간편하게 만들 수 있고 가게에서도 주문 받아서 그때그때 구워낼 수 있다.
밀가루와 우유, 달걀, 설탕, 베이킹 파우더[1]로 걸쭉하게 만든 반죽을 버터 혹은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구워낸다. 아예 재료가 혼합되어 있는 팬케이크가루(핫케이크가루)도 시중에서 쉽게 살 수 있으므로 설명대로 양 맞춰서 물 또는 우유에 타고 거품기로 잘 섞으면 재료 준비 끝. 하지만 초보자는 연습과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불 조절도 필요하고 언제 뒤집을지도 딱 타이밍 잘 잡아야 하기 때문. 여러 번 뒤집어서 굽는 것보다 한 번에 타이밍 좋게 뒤집어야 한다. 잘 보고 있다가 케이크가 점점 부풀어 올라서 위쪽으로 슬슬 공기구멍이 보일 때 뒤집어야 안에 구멍이 충분히 생겨서 폭신폭신해진다. 너무 빠르면 충분히 부풀지 않아서 질감이 확 떨어진다. 물론 너무 늦게 뒤집으면 뒤쪽이 거무튀튀하거나 타버린다.
위에 꿀이나 메이플 시럽, 또는 설탕 시럽을 꺼얹어서 달달하게 먹거나 버터를 녹여서 먹거나, 클로티드 크림을 발라서 먹기도 한다. 팬케이크 여러 장을 쌓은 다음 그 위에 메이플 시럽을 끼얹고, 그 위에 버터나 클로티드 크림 한 조각을 얹은 게 핫케이크의 전형과도 갈은 이미지다. 슈가 파우더를 뿌려 먹기도 하며 위에 바나나, 블루베리와 같은 과일을 얹어서 내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부침개 종류를 영어로 번역할 때 종종 pancake를 쓴다. 빈대떡은 mung bean pancakes, 파전은 Korean pancakes with scallions[2] 같은 식이다.
미국인들은 아침 식사로 즐겨 먹는다. 아메리칸 브렉퍼스트에 단골로 끼는 아이템으로, 맥도날드의 디럭스 브렉퍼스트에도 들어 있다. 유럽이나 호주 뉴질랜드 등지에서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어서 아예 팬케이크 전문점이나 체인들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아침식사용으로 먹는 팬케이크는 달지 않다(맥도날드는 예외). 간식용 팬케이크를 생각하고 먹었다가는 단맛은 하나도 없고 푸석한 식감에 놀랄 정도. 대신 취향에 맞춰 메이플 시럽을 넉넉하게 끼얹어서 먹는다. 결론은 이렇게 달거나 저렇게 달거나.
일본에서도 많이 먹는다. 사실 우리가 주로 쓰는 단어인 '핫케이크'도 일본에서 온 말로, ホットケーキ라고 쓰는데, 팬케이크라는 말도 많이 쓴다. 이 때는 パンケーキ라고 쓰는데, '팬'을 뜻하는 パン이 '빵'을 표기하는 방법과 똑같다. 물론 '빵케이크'라는 말은 원래는 있을 수 없다. 빵과 케이크는 아예 다른 놈이기 때문. 우리가 잘 아는 스타일의 팬케이크도 많이 먹지만 일본 나름대로 발전된 스타일이 있는데, 지름은 작게, 대신 두께를 아주 두툼하게 하면서 야들야들하고 푹신한 식감을 강조한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색깔도 팬에 구운 것을 강조하는 갈색이 아니라 아주 약한 불을 사용해서 색을 최대한 진하게 안 만들고 창백하게 유지하는 것도 나름 기술이다. 또한 팬케이크를 변형시켜서 작은 팬케이크 두 장 안에 팥소를 샌드위치처럼 넣은 화과자인 도라야키(どら焼き, 銅鑼焼き)라는 것도 있다. 도라에몽이 이걸 엄청 좋아하는 걸로 나오는데, 원작자인 후지코 F. 후지오의 출신지인 후지야마현은 도라야키를 비롯한 화과자가 일상화되어 있었다고 한다.
팬케이크가루를 잘 쓰면 여러 가지 빵이나 과자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 팬케이크 가루와 전기밥솥으로 만드는 스펀지 케이크는 꽤 알려져 있고 쿠키와 같은 과자도 만들 수 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핫케이크가루'로 만들 수 있는 레시피들이 넘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