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초비
Anchovy.
영어권에서는 다양한 용어로 쓰인다. 원래는 멸치과의 작은 생선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고, 이를 이용한 음식도 아시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존재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마른 멸치를 영어권에서는 dried anchovy라고 부른다. 하지만 멸치과에 속한 생선을 뼈를 제거하고 소금에 절인 다음, 올리브유에 담가서 병조림이나 통조림으로 만든 음식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십중팔구 이쪽 뜻으로 알아듣는다. 유럽의 지중해 지역 국가에서 이런 식으로 많이 먹는다. 스페인에서는 식초를 사용해서 절이며 보케로네스 엔 비나그레(boquerónes en vinagre)[1]라고 부른다. 흔히 이렇게 만든 앤초비를 서양식 멸치젓이라고도 부르는데, 둘 사이는 닮은 점도 다른 점도 많다.
우리나라는 멸치젓을 끓여서 즙만 낸 액젓 형태로 김치나 무침, 각종 절임 음식에 사용하고 건더기는 버리는 식으로 주로 쓰고,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서만 쌈장처럼 쓰거나 끓여서 먹는 정도. 반면 서양의 앤초비는 크기가 큰 멸치로 만들어서 고기 그 자체를 먹는 게 목적이다. 따라서 앤초비는 소금에 절이는 정도지 멸치젓처럼 많이 삭히지 않는다. 코를 찌를 정도로 강렬한 삭힌내가 나는 멸치젓과는 달리 앤초비는 오히려 향미가 원래 멸치보다 부드럽다. 병이나 통조림을 해서 한번 익히기 때문에[2] 잘게 썰어서 샐러드에 넣거나, 올리브와 함께 짓이겨서 스프레드의 일종인 파테를 만들거나 해서 다시 익히지 않고 그냥 먹는 방법도 많이 있다. 다양한 음식에 특유의 짜고 감칠맛이 작살인 특유의 맛을 더하기 위해서도 종종 쓰인다. 파스타와 피자를 비롯해서 이탈리아음식에 종종 앤초비가 들어간 것들을 볼 수 있다. 시저 샐러드에도 앤초비가 들어가면 감칠맛이 확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