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고기, 해산물과 같은 재료를 소금, 장, 설탕, 식초, 술찌꺼기 같은 것들과 버무려서 보존성을 높이는 한편 특유의 맛을 내는 음식.
보존성이 높아지는 이유, 즉 유해세균이 번식해서 부패하지 않는 이유는 소금이든 설탕이든 삼투압 작용이다. 생리식염수는 0.9%다. 즉, 생물의 세포가 머금고 있는 수분은 대략 이 정도 염도다. 외부의 염도가 이보다 높으면 세포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며 염도가 충분히 높으면 수분이 쪽쪽 빠져나가서 세포가 망가져버린다. 설탕이나 식초도 비슷한 작용을 하지만 소금의 삼투압 작용이 설탕보다 12배나 강력하므로 절임 음식에서는 주로 소금 혹은 소금이 많이 들어간 장류가 많이 쓰인다.[1] 한편 살균력을 가지고 있는 식초도 동서양에 걸쳐 많이 쓰이는데, 단순히 식초만 쓰지는 않고 소금이나 설탕을 함께 쓴다. 보존성을 높이는 점도 있지만 식초만으로는 맛이 시기만 하고 먹기가 별로 안 좋은 문제도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냉장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 부패를 막고 보존성을 높기 위한 방법으로 광범위하게 쓰여 왔다. 우리나라는 일단 김치와 장아찌, 젓갈을 비롯한 갖가지 절임 음식들이 발달해 왔으며, 일본도 다쿠앙, 즉 단무지를 비롯해서 여러 츠케모노가 발달해 왔다. 중국식 식당[2]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자차이[3]는 대표적인 중국식 절임 '파오차이(泡菜)'는 김치를 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김치만이 아니라 배추를 주종으로 해서 채소를 절인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식 김치를 뜻하려면 매울 라(辣)를 붙여서 辣白菜라고 하든지 해야 한다.
서양 역시 우리에게도 꽤 친숙한 피클이라든가, 독일요리에는 약방의 감초처럼 나오는 양배추 절임 자우어크라우트처럼 갖가지 절임 음식들이 있다. 그런데 이때의 절임은 굉장히 짰다. 상온, 심지어는 더운 날씨에서도 부패를 늦추고 저장성을 높이려면 염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 지금은 냉장기술이 발달한 관계로 절임도 염도가 많이 낮아졌다. 이제는 저장성보다는 절이고 숙성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발효 작용을 통한 특유의 맛, 그리고 수분이 적당히 빠진 독특한 식감[4]이 중요한 추세다. 물론 그냥 냉장하는 것보다 절임을 냉장하는 게 오래 가기도 한다. 냉동이 아닌 냉장으로는 세균번식에 따른 부패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기 때문.
흔히 절임 하면 채소만 생각하지만 고기나 해산물도 절임 음식이 많다. 우리나라는 일단 갖가지 젓갈들이 있고, 자반 역시 생선에 소금을 뿌려서 저장성을 높이므로 절임에 속한다. 간장게장도 장에 절이는 음식이다. 만든지 1주일 안에는 먹어야 하지만[5] 생물 게보다는 물론 낫다. 일본의 고등어 초절임인 시메사바처럼 식초에 절이는 방법도 있다. 서양은 고기를 절이는 방법들이 많이 개발되었다. 햄도 원래는 고기를 소금에 절인 다음 그늘에서 건조시켜서 저장성을 높이는 음식이었다. 이탈리아의 프로슈토나 스페인의 하몽같은 생햄이 그런 정통 방식의 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