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와우동
かしわうどん.
'카시와'는 닭고기를 뜻하는데, 하카타 일대 북큐슈 쪽에서는 조금 더 범위가 좁아져서 닭고기를 잘게 찢어 놓은 것을 쓰이는 말이다.[1] 잘게 썰거나 찢어서 조린 닭고기를 고명으로 얹어 주는 우동으로, 고기가 들어간 우동이기 때문에 일종의 니쿠우동이라고 할 수 있다.[2] 먹어 보면 닭고기라기보다는 꼭 참치 통조림과 식감이 비슷한데, 닭가슴살을 쓰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이 카시와우동은 기차역 플랫폼에서 유명하다는 것. 일본은 지금도 역 플랫폼에서 우동이나 소바를 많이 파는데 키타큐슈의 고쿠라역에서부터 해서 큐슈의 몇몇 기차역 플랫폼에는 카시와우동 명물로 알려진 가게들이 있다. 특히 JR로 하카타에서 쿠루메 쪽으로 갈 때 거치는 토스역(鳥栖駅) 플랫폼에 있는 츄오켄(中央軒)이 유명하다. 토스역은 이 구간의 재래선 주요 환승역으로[3] 플랫폼에서 갈아탈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4] 각 플랫폼마다 가게가 있다. 1956년에 문을 열었고, 큐슈에서는 처음으로 플랫폼에서 서서먹는 우동 가게로 문을 열었다는 게 츄오켄 쪽의 설명이다.[5] 이곳에서 환승을 할 예정이라면 한 번쯤 먹어볼 만하다.
특히 플랫폼에 있는 네 개 가게 중에 가고시마본선 하행 열차가 서는 5~6번 플랫폼에 있는 츄오켄이 제일 낫다는 소문이 퍼져 있다.[5] 그래서인지 토스역 플랫폼의 다른 가게는 저녁 6시 반까지만 영업하는데 반해 5~6번 플랫폼의 츄오켄만은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다른 플랫폼의 츄오켄은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휴업하는 상황에서 5~6번 플랫폼에 있는 츄오켄만 영업을 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심지어 열차는 안 타고 입장권만 끊고 들어와서 우동만 먹고 다시 나가는 사람도 있다고 할 정도. 다만 운영사 측에서는 어차피 운영 주체가 똑같기 때문에 어디에서 먹어도 맛은 똑같다고 한다. 기본인 카시와우동 말고도 모든 우동에는 닭고기 고명이 기본으로 올라가기 때문에[6] 이게 싫다면 카시와는 빼달라고 따로 얘기해야 한다 다만 카시와를 제외하면 시중의 흔한 우동과 별 다를 게 없어서 일부러 찾아와서 먹을 것까지는 없다.
다만 막상 먹어보면 실망할 수도 있는데, 역 플랫폼에 있는 가게들이 대체로 그렇지만 차 시간이 얼마 안 남은 사람들이 후딱 먹고 가는 곳이라 주문하면 빨리 내 줘야 한다. 냉동하지 않은 생면을 뜨거운 물에 데워서 주는데, 면발이 부드럽긴 하지만 쫄깃한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일 수도 있다. 카시와 역시 대단한 맛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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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타큐슈시의 중심 기차역인 코쿠라역도 이걸로 유명하다. 관광객들이 토스역에 갈 일은 별로 없다 보니 관광객들에게는 코쿠라역 구내의 카시와우동이 유명하지만 현지 사람들에게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토스역이다. 재래선의 카고시마본선과 나가사키본선이 분기되는 역이기도 하고 출퇴근이나 통학 수요도 꽤 있기 때문에 현지인들의 이용 수요는 꽤 많은 역이다. 큐슈 최대 역인 하카타역은 오히려 카시와우동으로는 별 볼 일이 없다.
각주
- ↑ 일반적으로는 닭고기를 뜻하는 단어는 '토리니쿠(鳥肉, とりにく)', 또는 줄여서 '토리'다.
- ↑ 다만 니쿠우동은 보통은 소고기 조린 것을 고명으로 올린 우동을 뜻한다.
- ↑ 특급 포함 모든 열차가 정차한다. 다만 신칸센은 신토스역에 정차한다. 신토스역에도 츄오켄이 있긴 한데 개찰구 앞에 있고 플랫폼에는 없다. 아무래도 이용객이 적다 보니.
- ↑ 평소에는 후쿠오카 쪽 통근 수요가 주를 이루며, 역 인근에 J리그 사간 토스의 홈구장인 에키마에부동산스타디움이 있어서 경기가 있는 날에는 관객들로 붐빈다.
- ↑ 5.0 5.1 "鳥栖駅のうどん", 中央軒。
- ↑ 즉 여기서 '카시와우동'은 카시와만 들어가는 딱 기본 우동, 즉 카케우동+카시와라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