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타큐슈시
きたきゅうしゅうし(北九州市)。
일본 큐슈 후쿠오카현의 도시. 후쿠오카시에 이어서 큐슈 제2의 규모를 자랑하는 도시로, 인구는 2018년 10월 추계인구 기준으로 945,595명이다.
키타큐슈(北九州)는 큐슈의 북부 지역에 있는 다섯 개 현(후쿠오카현, 사가현, 나가사키현, 쿠마모토현, 오이타현)을 뜻하는 말로도 쓰인다. 키타큐슈시와 구분하기 위해서 호쿠부큐슈(北部九州)라고도 쓴다.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원래 2차 핵폭탄 투하 지점으로 찍혔다. 상황이 투하에 문제가 없으면 키타큐슈시에 떨어뜨리고 여의치 않으면 나가사키시에 투하하기로 한 건데, 당일 구름과 안개 때문에 시야가 나오지 않아서 포기하고 결국 나가사키시가 핵폭탄을 맞았다. 키타큐슈로서는 다행, 나가사키로서는 비극인 셈이다.
큐슈지만 혼슈에 있는 시모노세키와 생활 권역으로는 가장 가깝게 묶여 있다. 아주 좁아서 폭이 큰 강 정도인 칸몬해협을 두고 마주보고 있는데, 교량과 해저터널로 도로와 철도가 뚫려 있고 일반 철도로도 15분 정도면 시모노세키로 갈 수 있다.
교통
철도교통의 본진은 코쿠라역이다. 키타큐슈역이 아니라 코쿠라역이 된 이유는 후쿠오카시의 하카타역과 비슷한데, 다섯 개 도시가 통합하는 과정에서 도시 이름은 키타큐슈로 하되 구의 이름은 통합 전 도시 이름을 그대로 살리기로 하고, 역이나 주요 시설들도 이를 살리다보니 키타큐슈역은 없고 코쿠라성이 있을 만큼 가장 번화한 중심 지역이었던 코쿠라구에 있는 코쿠라역이 키타큐슈의 본진 철도역이 된 것.
주의할 것은 코쿠라역은 당연히 큐슈에 있지만 이곳을 지나는 신칸센은 산요 신칸센 노선이라서 JR니시니혼이 관리한다. 즉 JR큐슈가 판매하는 패스로는 여기서 하카타역 가는 신칸센도 못 탄다. 여기서 JR큐슈 패스 들고 하카타역을 가고 싶으면 특급 소닉 같은 재래선을 타고 가야 한다. 반대로 JR니시니혼의 패스로는 하카타역 가는 재래선을 못 탄다. 단, 두 회사가 공동으로 발매한 산요산인북큐슈패스라면 둘 다 탈 수 있다. 역 안에 신칸센과 재래선 창구 구역이 분리되어 있으므로 어느 쪽을 탈지에 따라 맞는 창구를 찾아야 한다.
키타큐슈공항도 있다. 국내선 위주의 공항이지만 국제선도 있어서 한국에서도 저가항공사 위주로 정기편 운항 중이다. 심지어 양양공항에도 정기편이 있다! 양양공항에서 운항하는 일본 정기편은 이거 딱 하나뿐이다. 스타플라이어가 키타큐슈공항을 허브로 삼고 있다. 접근성 면에서 지하철 두 정거장으로 하카타역에 꽂아주는 후쿠오카공항만은 못하지만 논스톱 버스로 약 35분 정도 걸리므로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고, 후쿠오카공항이 용량이 꽉 차서 더 이상 출도착 편수를 늘리는 게 불가능한지라 후쿠오카공항 쪽 슬롯을 잡지 못한 항공사들로서는 키타큐슈공항이 그나마 생각할 수 있는 대안인 실정. 혼슈에 있는 시모노세키에서도 같은 야마구치현에 있는 우베공항보다는 키타큐슈공항이 더 가까워서 비행기 탈 일이 있으면 키타큐슈로 온다.
시내 교통은 버스와 모노레일로 짜여 있다. 교통카드는 JR큐슈의 스고카와 니시테츠의 니모카[1]를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모노레일역에서는 모노스고카(mono Sugoca)를 판매한다. 그냥 스고카랑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관광
후쿠오카시에 비해서는 지명도가 떨어지지만 단기 관광지로서는 은근히 나쁘지 않다. 사실 후쿠오카는 시내에는 먹고 놀고 쇼핑하는 거 말고는 관광지랄 게 정말 변변치 않아서 인근 다자이후나 카라츠 같은 곳을 엮어서 가게 되는데, 키타큐슈시는 일단 코쿠라성이 있고, 모지코역 일대에는 근대에 잘 나갔던 건축물이나 유적들이 꽤 많은 데다가[2] 근처에 큐슈철도기념관이 있다. 2박 3일 정도 단기 여행으로는 멀리 안 가고 키타큐슈 그리고 바로 붙어 있는 시모노세키를 묶어서 보면 재미있게 놀다 올 수 있다. 또한 벳푸온천 관광을 생각하고 있다면 후쿠오카보다는 여기에 자리를 잡는 것도 괜찮다. 특급 소닉으로 편하게 벳푸까지 갈 수 있다. 벳푸에서는 오이타시가 훨씬 가깝고 한국에서 직항편도 있지만 오이타는 정말 별 게 없다.
쇼핑은 코쿠라성 건너편에 있는 크고 아름다운 쇼핑몰 리버워크가 본진. NHK 키타큐슈가 같은 건물에 있다. 코쿠라역에서 코쿠라성으로 가는 길에는 중심 상점가가 있다. 가게와 음식점, 술집들이 몰려 있어서 키타큐슈에서 먹고 마시고 놀기에는 최적의 장소 중 하나.
탄가시장에서는 재래시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밥만 사서 주변 가게를 돌면서 반찬을 사다먹을 수 있는 <다이가쿠도(大学堂)>가 유명하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프로그램에서 백종원이 소개해서 우리나라에도 알려졌다. 시장 안에 한국인 관광객들을 잡기 위해 한국어 안내판을 둔 가게들도 곳곳에 있으니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키타큐슈에 갔다면 한번쯤 들러볼하다.
치안
우리나라에 필적할 정도로 치안이 좋은 편인 일본이지만 키타큐슈시만큼은 꽤 악명이 높은 편이다. 그동안 야쿠자 세력이 많이 움츠러들었지만 키타큐슈만큼은 예외라고 말할 정도로 야쿠자 세력이 활개를 치고 다녔기 때문. 물론 일반인들을 함부로 건드리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에 멀쩡하게 길을 가다가 야쿠자한테 피해를 당하거나 하는 일은 없지만 유흥가 일대를 중심으로 밤에는 함부로 나다나지 말라는 얘기들이 많았다.[3] 그나마 최근에는 경찰 당국에서 상당히 압박을 하고 있는지라 이 지역 야쿠자 세력들도 점점 위축되어 가고 있는 중.
이 지역을 호령하고 있는 주요 야쿠자 세력으로는 쿠도카이(구도회)가 있는데, 2019년 11월 24일, 기타큐슈시 고쿠라키타구에 있는 구도회 본부 건물 해체가 시작되었다. 계속된 당국의 압박으로 궁지에 몰린 쿠도카이가 공익재단 후쿠오카현폭력추방운동추진센터에 이 건물을 결국 매각한 것인데, 당국에서는 쿠도카이의 상징과 같은 건물을 아예 때려부숴버리기로 한 것.[4] 자신들의 이권을 방해하는 기업이나 시민단체 사람들에게 총질을 하거나 집을 수류탄으로 공격할 정도로 잔인하고 악명이 높았지만, 경찰에 따르면 쿠도카이 조직원은 2008년에 1,210명이었지만 2018년에는 570명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그 중 절반은 형무소 신세다. 여기에 더해서 전 총재인 노무라 사토루도 여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서, 본부 건물 철거와 함께 쿠도카이의 몰락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물론 이는 키타큐슈의 치안에는 좋은 소식.
음식
로바타야키가 유명하다. 로바타야키의 원조는 센다이시지만 큐슈 쪽에서 로바타야키라고 하면 바로 키타큐슈가 첫손에 꼽힌다. 여러 가지 신선한 채소와 해산물을 중심으로 숯불로 구워낸다. 쌀겨를 재료로 한 일본식 된장으로 발효향이 강한 누카미소에 등푸른 생선을 절인 다음 조려내는 누카다키(ぬかだき)도 이쪽의 명물 요리 중 하나.
코쿠라역에 있는 카시와우동 역시 잘 알려져 있다. 여기와 토스역의 카시와우동은 역 플랫폼의 명물. 그밖에는 북부 큐슈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요리들이 있으며, 오징어 한 마리를 모양을 유지해서 회로 쳐 내는 이카이키즈쿠리도 먹어볼 만한 요리. 다만 이카이키즈쿠리는 키타큐슈만이 아니라 후쿠오카, 나가사키 일대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