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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의 생화학 작용으로 원래 재료의 성질을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는 것. 어떤 특정한 물질을 에너지원, 즉 먹이로 삼는 미생물이 그 물질을 | 미생물의 생화학 작용으로 원래 재료의 성질을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는 것. 어떤 특정한 물질을 에너지원, 즉 먹이로 삼는 미생물이 그 물질을 분해시키는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그 결과물이 우리에게 유익하면 발효가 되고 해로우면 [[부패]]가 된다. <del>쉽게 말해서 미생물의 똥오줌을 우리가 좋다고 먹는 거다.</del> | ||
인류는 먼 옛날부터 발효를 잘 이용해 왔다. | 인류는 먼 옛날부터 발효를 잘 이용해 왔다. 인류가 냉장 냉동 기술을 통해 수분이 많은 식재료를 그대로 장기보관할 수 있게 된 건 아주아주 최근의 일이다. 이전에는 바짝 말리거나 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부패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중에는 막상 먹었을 때 독소가 없고 탈이 나지 않는 것도 있었을 것이다. 이후에 소금을 사용한다든가 해서 부패가 아닌 발효를 유도하는 방법도 터득했을 것이다. | ||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애용되어 온 [[술]]이 발효의 산물이다. <del>잠깐, 술은 몸에 해로운데???</del> 음식도 발효를 많이 활용하는데, 이전에 없던 새로운 향과 맛, 질감이 생겨나는 것도 그렇지만 저장성도 좋아진다. 그냥 두면 온갖 잡균이 끼어서 썩어버리는데, [[소금]]이나 [[식초]], [[설탕]]과 같은 물질을 이용해서 유익한 균만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보존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김치]]나 [[우유]]를 발효시키는 과정에 관여하는 [[유산균]]은 젖산을 만들어내어 다른 잡균이 서식하기 힘든 환경을 만든다. 문제는 젖산 농도가 높아지면 [[유산균]]도 못 사는 지경에 이른다는 거...<ref>[[김치]]는 [[유산균]]의 양이 많아지면서 익다가 정점을 지나면 젖산 때문에 시어지고, 온도가 충분히 낮지 않으면 나중에는 [[효모]]가 끼어들어서 군내가 난다. [[효모]]가 자라기 어렵도록 저온숙성한 [[묵은지]]는 군내가 나지 않는다.</ref> | |||
수많은 [[미생물]]이 발효에 쓰이지만 가장 친숙한 것은 [[빵]]이나 [[술]]에 쓰이는 [[효모]]와 각종 [[유제품]] 및 [[김치]]에 쓰이는 [[유산균]]. [[된장]], [[간장]]과 같은 장류에는 누룩곰팡이의 일종인 황누룩곰팡이나 간장국균이 주로 쓰이며, [[청국장]], [[낫토]]는 고초균을 사용한다. [[식초]]를 만들 때에는 초산균을 활용한다. | |||
완전히 통제된 환경에서 순종으로 배양한 미생물만을 쓰는 경우가 아니라면 잡균이 끼어 발효를 망칠 수도 있고, 발효가 잘 된 음식이라고 해도 미량의 독소가 들어 있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장류인데, 누룩곰팡이 계통 중에는 발암물질로 악명 높은 아플라톡신을 만드는 것들이 있다. 발효 과정에서 이런 놈들도 쓱 끼어들기 때문에 발효가 잘 된 장에도 아플라톡신이 미량 만들어지며, 이 때문에 된장이 항암효과가 있다는 주장에 반박하는 근거로 쓰인다. 시중에서 팔리는 장류에는 아플라톡신 함량 기준치가 정해져 있으며, 식약처에서 주기적으로 검사한다. 2020년 11월에는 [[된장]]과 메주 제품 517개 가운데 33개 된장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아플라톡신이 검출되어 긴급 회수 및 보관 물량 폐기조치가 내려졌다.<ref>[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001&oid=005&aid=0001373810 "된장에 웬 발암물질…33개 제품 아플라톡신 초과검출"], 국민일보, 2020년 10월 23일.</ref> 가정에서 장을 담글 때에는 메주를 1~2kg 수준으로 작게 만들고, 아플라톡신을 만드는 균은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므로 발효할 때 온도는 30°C 이하, 습도는 60% 이하로 조절하고 깨끗이 청소·소독하고, 오래 숙성하면 독소가 감소하므로 6개월 이상 숙성할 것을 권장한다. 고추씨 등을 넣어주면 아플라톡신이 20~30% 감소한다고 한다.<ref>[https://www.korea.kr/news/visualNewsView.do?newsId=148894719 "곰팡이 독소 걱정 없는 집된장 만드는 법"],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1년 10월 26일.</ref> | |||
한민족을 스스로 가리켜 발효민족이라 할 정도로 [[한식]]은 발효음식으로 넘쳐난다. [[김치]]와 각종 [[장류]], [[젓갈]]을 비롯해서 우리 식탁을 차지하는 주요한 음식들이 발효를 거친 것들이다. 그러나 서양을 비롯한 세계 대다수 나라들도 음식에 발효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일단 빵도 식감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효모]]를 이용한 발효 과정을 거치며,<ref>다만 빵의 발효는 1~2시간 정도로 짧으며 빵 안에 겅기구멍을 많이 만들어서 식감을 부드럽게 하는 게 목적이지 발효를 통한 독특한 향미를 만드는 게 주 목적은 아니다.</ref> [[치즈]], [[요구르트]]와 같은 유제품도 발효를 거친다.<ref>특히 이들 유제품은 발효 과정에서 유산균이 유당을 분해하기 때문에 유당불내증으로 유제품을 못 먹는 사람들도 발효시킨 유제품은 잘 먹을 수 있다.</ref> 고기도 발효시키는데 [[하몽]], [[프로슈토]] 같은 [[생햄]]은 염장한 고기를 장기간 그늘애서 말리면서 발효를 통한 특유의 향미를 만든다. [[소시지]] 중에도 [[살라미]]와 같은 건조 소시지들이 발효를 통한 특유의 향미를 낸다. | |||
[[피클]] 역시 한국의 [[김치]]처럼 절임을 통한 발효 과정을 통해 맛을 더한 음식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파스타]]나 [[피자]]에 [[피클]] 반찬삼아 곁들여 먹는데, 정작 서양 사람들의 눈에는 괴이하게 보이는 풍경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반찬 문화가 발달해 있는 데다가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에는 [[고기]]에 [[김치]]나 파채라든지, [[프라이드 치킨]]과 함께 나오는 [[치킨무]]와 같이 느끼한 맛을 잡아줄 수 있는 [[절임]]이나 [[무침]]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 |||
[[홍어]]를 삭혀서 암모니아 냄새 팍팍 풍겨가면서 먹는 모습을 보면서 경악하는 외국인도 있다지만 [[스웨덴]]의 [[수르스트뢰밍]]처럼 삭힌 [[홍어]]보다 천배 만배 괴이한 음식도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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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7일 (토) 18:25 기준 최신판
미생물의 생화학 작용으로 원래 재료의 성질을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는 것. 어떤 특정한 물질을 에너지원, 즉 먹이로 삼는 미생물이 그 물질을 분해시키는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그 결과물이 우리에게 유익하면 발효가 되고 해로우면 부패가 된다. 쉽게 말해서 미생물의 똥오줌을 우리가 좋다고 먹는 거다.
인류는 먼 옛날부터 발효를 잘 이용해 왔다. 인류가 냉장 냉동 기술을 통해 수분이 많은 식재료를 그대로 장기보관할 수 있게 된 건 아주아주 최근의 일이다. 이전에는 바짝 말리거나 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부패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중에는 막상 먹었을 때 독소가 없고 탈이 나지 않는 것도 있었을 것이다. 이후에 소금을 사용한다든가 해서 부패가 아닌 발효를 유도하는 방법도 터득했을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애용되어 온 술이 발효의 산물이다. 잠깐, 술은 몸에 해로운데??? 음식도 발효를 많이 활용하는데, 이전에 없던 새로운 향과 맛, 질감이 생겨나는 것도 그렇지만 저장성도 좋아진다. 그냥 두면 온갖 잡균이 끼어서 썩어버리는데, 소금이나 식초, 설탕과 같은 물질을 이용해서 유익한 균만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보존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김치나 우유를 발효시키는 과정에 관여하는 유산균은 젖산을 만들어내어 다른 잡균이 서식하기 힘든 환경을 만든다. 문제는 젖산 농도가 높아지면 유산균도 못 사는 지경에 이른다는 거...[1]
수많은 미생물이 발효에 쓰이지만 가장 친숙한 것은 빵이나 술에 쓰이는 효모와 각종 유제품 및 김치에 쓰이는 유산균. 된장, 간장과 같은 장류에는 누룩곰팡이의 일종인 황누룩곰팡이나 간장국균이 주로 쓰이며, 청국장, 낫토는 고초균을 사용한다. 식초를 만들 때에는 초산균을 활용한다.
완전히 통제된 환경에서 순종으로 배양한 미생물만을 쓰는 경우가 아니라면 잡균이 끼어 발효를 망칠 수도 있고, 발효가 잘 된 음식이라고 해도 미량의 독소가 들어 있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장류인데, 누룩곰팡이 계통 중에는 발암물질로 악명 높은 아플라톡신을 만드는 것들이 있다. 발효 과정에서 이런 놈들도 쓱 끼어들기 때문에 발효가 잘 된 장에도 아플라톡신이 미량 만들어지며, 이 때문에 된장이 항암효과가 있다는 주장에 반박하는 근거로 쓰인다. 시중에서 팔리는 장류에는 아플라톡신 함량 기준치가 정해져 있으며, 식약처에서 주기적으로 검사한다. 2020년 11월에는 된장과 메주 제품 517개 가운데 33개 된장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아플라톡신이 검출되어 긴급 회수 및 보관 물량 폐기조치가 내려졌다.[2] 가정에서 장을 담글 때에는 메주를 1~2kg 수준으로 작게 만들고, 아플라톡신을 만드는 균은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므로 발효할 때 온도는 30°C 이하, 습도는 60% 이하로 조절하고 깨끗이 청소·소독하고, 오래 숙성하면 독소가 감소하므로 6개월 이상 숙성할 것을 권장한다. 고추씨 등을 넣어주면 아플라톡신이 20~30% 감소한다고 한다.[3]
한민족을 스스로 가리켜 발효민족이라 할 정도로 한식은 발효음식으로 넘쳐난다. 김치와 각종 장류, 젓갈을 비롯해서 우리 식탁을 차지하는 주요한 음식들이 발효를 거친 것들이다. 그러나 서양을 비롯한 세계 대다수 나라들도 음식에 발효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일단 빵도 식감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효모를 이용한 발효 과정을 거치며,[4] 치즈, 요구르트와 같은 유제품도 발효를 거친다.[5] 고기도 발효시키는데 하몽, 프로슈토 같은 생햄은 염장한 고기를 장기간 그늘애서 말리면서 발효를 통한 특유의 향미를 만든다. 소시지 중에도 살라미와 같은 건조 소시지들이 발효를 통한 특유의 향미를 낸다.
피클 역시 한국의 김치처럼 절임을 통한 발효 과정을 통해 맛을 더한 음식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파스타나 피자에 피클 반찬삼아 곁들여 먹는데, 정작 서양 사람들의 눈에는 괴이하게 보이는 풍경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반찬 문화가 발달해 있는 데다가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에는 고기에 김치나 파채라든지, 프라이드 치킨과 함께 나오는 치킨무와 같이 느끼한 맛을 잡아줄 수 있는 절임이나 무침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홍어를 삭혀서 암모니아 냄새 팍팍 풍겨가면서 먹는 모습을 보면서 경악하는 외국인도 있다지만 스웨덴의 수르스트뢰밍처럼 삭힌 홍어보다 천배 만배 괴이한 음식도 있다.
각주
- ↑ 김치는 유산균의 양이 많아지면서 익다가 정점을 지나면 젖산 때문에 시어지고, 온도가 충분히 낮지 않으면 나중에는 효모가 끼어들어서 군내가 난다. 효모가 자라기 어렵도록 저온숙성한 묵은지는 군내가 나지 않는다.
- ↑ "된장에 웬 발암물질…33개 제품 아플라톡신 초과검출", 국민일보, 2020년 10월 23일.
- ↑ "곰팡이 독소 걱정 없는 집된장 만드는 법",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1년 10월 26일.
- ↑ 다만 빵의 발효는 1~2시간 정도로 짧으며 빵 안에 겅기구멍을 많이 만들어서 식감을 부드럽게 하는 게 목적이지 발효를 통한 독특한 향미를 만드는 게 주 목적은 아니다.
- ↑ 특히 이들 유제품은 발효 과정에서 유산균이 유당을 분해하기 때문에 유당불내증으로 유제품을 못 먹는 사람들도 발효시킨 유제품은 잘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