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고기: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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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4일 (수) 14:28 판
캥거루도 먹나? 싶겠지만 원주민인 애보리진에게는 오래 전부터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그러나 근대 국가와 법체계가 형성된 이후에 캥거루고기가 합법화된 역사는 짧아서 1980년대에 들어서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에서 처음 캥거루고기의 유통 판매가 합법화 되었고 1990년에 들어서면 호주 전역으로 확대 적용된다.
친환경 고기?
우리가 소비하는 고기는 거의 다 가축으로 사육되어 도축되는 과정을 거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캥거루 고기는 개체 수 조절 프로그램으로 허가를 받아서 야생에서 사냥된 것들이다. 아무나 잡을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고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고 엄격하게 관리된다. 캥거루가 인구 수보다 더 많을 정도로 캥거루 천국인 호주인 데다가 인간 때문에 딩고[1]나 여우 같은 천적들이 많이 줄어들다 보니 캥거루 개체가 너무 많이 늘어서 생태계 균형에 문제가 생기고 다른 동물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캥거루 사냥이 허용되는 이유다.
물론 동물보호단체에서 캥거루 사냥을 가만히 보고 있을 리는 없으므로 호주 안에서 캥거루 사냥을 둘러싼 논란이 많다. 그런데 동물보호 단체는 반대하는데 생태학자나 관련 단체는 찬성하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허가만 받았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막 잡아도 되는 게 아니라 반드시 총을 사용해서 일격으로 신속하게 죽여야 하고, 잡은 고기를 해체하고 처리하는 방법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일단 잡은 캥거루는 냉장 상태로 도축장으로 수송하며, 여기서 정부에서 파견한 검역관이 한 번 검사를 거친 다음 통과해야 해체 작업으로 들어갈 수 있다. 야생에서 사냥으로 잡았다고 해도 처리 및 유통이 철저하기 때문에 안전한 식품이다.
고기 중에서는 상당히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자연 생태계 안에서 먹고살던 캥거루를 사냥으로 잡기 때문에 가공한 사료를 줄 필요도 없고, 온실가스 배출이나 수질 오염 같은 환경 문제도 공장식 축산으로 길러지는 소나 돼지 같은 다른 가축에 비해서 훨씬 적다는 것. 위의 캥거루고기 사진에도 포장에 Sustainable(지속 가능한), Open Range(방목)이라고 쓰여 있는데, 이러한 캥거루 고기의 특징을 뜻하는 말들이다. 진정한 의미의 '자연산' 고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생태적인 식단을 추구하는 호주인들 중에는 육류는 캥거루고기만 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를 vegetarianism(채식주의)와 섞어서 kangatarianism이라고 부른다.
먹는 방법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스테이크로 먹는 것. 하지만 갈아서 소시지나 미트볼, 햄버그 스테이크를 비롯한 갖가지 형태로 먹을 수 있다. 소, 돼지, 닭고기만큼 수요가 많지는 않지만 마트에서도 어렵지 않게 캥거루 스테이크나 캥거루 소시지를 살 수 있다. 여기[2]에서 원재료 형태로 판매되는 캥거루고기 제품들을 볼 수 있다. 소고기만큼은 아니지만 캥거루 스테이크를 파는 레스토랑이나 펍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잡육을 갈아서 반려동물 먹이용으로도 판다. 캥거루가 살아있었으면 개따위 발차기 한방에 게임 오버인데. 그밖에 스튜나 캐서롤, 커리에 넣어 먹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 캥거루 육포도 판다. 공항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다. 오히려 공항 바깥의 일반 가게에는 흔치는 않은 걸 보면 호주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고 보기는 어렵고, 기념품 성격이 강하다고 봐야 할 듯. 캥거루 육포 말고도 에뮤, 악어 고기도 육포로 판다. 캥거루와 에뮤는 호주의 국가 문장에도 등장할 정도로 호주를 대표하는 동물인데, 둘 다 잘만 먹는다... 반면 이웃 뉴질랜드에서는 자기 나라를 상징하는 동물인 키위새를 먹지 않는다.[3]
맛
먹어 보면 기름기가 별로 없는 소고기 느낌이다. 실제로 지방 함량이 100g 당 1~1.4g 정도로 닭가슴살과 막상막하 수준이다. 야생에서 사냥한 고기는 누린내가 많이 나서 어지간히 소스와 향신료를 처바르지 않고서는 먹기 힘든 게 많은데 캥거루 고기는 야생 사냥으로 잡은 녀석 치고는 그런 냄새가 적은 편이다. 야생에서 뛰어놀던 동물은 근육이 발달해서 고기가 질기고 맛이 없는데, 캥거루고기는 육질도 괜찮은 편이다. 스테이크라면 레어로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 다만 가둬 놓고 디룩디룩 살찌워서 지방이 잔뜩 낀 마블링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기름기 맛이 별로 없고 퍽퍽하게 느껴질 듯. 그런데 호주의 내수용 소고기도 대부분 방목해서 풀을 먹여 키우는지라 기름기가 많지 않다. 그런 면에서 보면 호주에서는 소고기와 캥거루고기가 편차가 적다. 따라서 소고기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이라면 대체로 캥거루고기로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호주인들도 캥거루고기를 많이 먹는 편은 아니다. 호주인 중에서 1년에 네 번 이상 먹는다는 사람은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래도 고기 요리를 하는 호주 레스토랑에 가 보면 캥거루 스테이크도 자주 볼 수 있다. 호주에서는 반려동물 사료로도 쓰인다. 슈퍼마켓에 가면 반려동물용으로 갈은 냉장 날고기를 파는데 캥거루고기도 그 중 하나. 어떻게 개를 먹어요. 인류의 친구인데. 딴 동물은 친구 아니니까 먹어도 되고 개가 먹어도 돼요.
영양
겉보기에도 기름이 별로 없고, 먹어 봐도 기름이 빠진 소고기 같은 느낌인데 실제 성분도 그렇다. 캥거루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반면 지방은 2% 정도에 불과하다. 오오~! 물론 기름범벅 마블링에 길들여진 한국 사람들에게는 뻑뻑하게 느껴진다. 사실 소고기도 우리에 가둬 놓고 처묵처묵 하지 않고 바깥에서 방목해서 기르면 지방 함량이 많이 줄어든다. 호주 소고기가 미국 소고기보다 마블링이 별로고 덜 부드럽다고 느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다가 소들은 방목한다고 해도 느릿느릿 다니지만 캥거루는 워낙에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놈들이라서 더더욱 기름이 적을 수밖에.
한국에서
한국에서 캥거루고기? 뭔 소린가 싶겠지만 진짜로 한국에 캥거루고기를 파는 식당이 있다. 심지어 방송까지 탔는데. 재미있는 것은 캥거루고기를 파는 두 식당이 모두 부산에 있다. 사하구에 있는 송촌, 그리고 다대포에 있는 이가네보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캥거루 꼬리곰탕이나 꼬리찜을 판다고 한다. 즉 소꼬리 대신 캥거루 꼬리를 이용하는 것. 그 우람하고 긴 꼬리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간다. 동대축산유통&무역에서 한국에 캥거루고기를 수입 유통하고 있다. 웹사이트는 여기로.
군대 급식 중 하나인 꼬리곰탕에 소꼬리가 아닌 캥거루 꼬리를 쓴다는 루머가 많이 돌았지만 확인해 본 결과는 근거 없는 루머라고 한다. <일요신문>이 국방부에 확인해 본 바, "군에서 급식하고 있는 꼬리곰탕은 현재 1종류이며, 원료 배합비율은 소꼬리 14.6%와 사골액즙 85.4%로 구성되어 있다. 뭐야 꼬리는 얼마 안 되잖아. 사골액즙에는 수의과학검역원의 검역을 필한 검증된 사골추출액(5.5%)과 정제수(94%), 식품공전 및 식품첨가물 공전에 적합한 조미성분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골이 캥거루 사골?[4] 또한 군대리아 버거가 닭머리를 사용한다는 소문도 근거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긴 그때 대통령이 누구셨는데 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