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항공: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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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11일 (월) 11:46 판
싱가포르의 플래그십 항공사. IATA 식별 기호는 SQ.
A380의 런칭 커스토머(첫 발주 항공사)이며, 737이나 A320과 같은 협동체 여객기가 한 대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협동체 여객기는 전부 단거리 위주의 자회사인 실크에어가 맡고 있으니까. 후진 건 동생한테 떠넘기는 치사한 형아.
인천과 샌프란시스코 사이 직항을 운항한다. 정확히 말하면 싱가포르에서 출발해서 인천 경유 샌프란시스코로 간다. 보통 우리나라 항공사보다 항공권 값이 싸니 갈 일 있는 사람들은 알아보자. 인천에서 미국 직항을 운항하는 또 다른 아시아권 항공사는 타이항공으로 방콕-인천-로스엔젤레스 구간을 운항한다. 하지만 타이항공이 2015년 10월부로 인천-로스엔젤레스 노선을 1년간 운항 중단하기로 한 관계로[1] 이제는 이원구간으로 인천-미주 노선을 굴리는 곳은 싱가포르항공이 유일하다. 굳세어라 SQ. 사실 싱가포르가 아메리카로 한 번에 가기는 좀 빡센지라 싱가포르-모스크바-휴스턴, 싱가포르-바르셀로나-상파울루와 같은 이원 구간을 굴리고 있다. 싱가포르-뉴욕 직항은 전부 비즈니스 클래스로 깔은 A340을 굴렸고 15,344 킬로미터(8,285 마일)이나 되어 세계 최장거리 노선으로 기록될 정도였으나 2013년에 단항하고 A340도 다시 에어버스에 되팔았다. 하지만 A350XWB의 초장거리 버전인 900 ULR을 도입하면서 2018년부터 이 노선을 다시 되살릴 예정이다. 이코노미 클래스는 감옥이 따로 없다. A340을 왜 전부 비즈니스로 깔았겠어.
에어뉴질랜드와 제휴를 맺고 있어서 만약 서울에서 싱가포르 경유 오클랜드 항공권을 예약하면 가격 차이 없이 싱가포르-오클랜드 구간을 에어뉴질랜드의 운항편으로 예약할 수 있다. 에어뉴질랜드의 서비스도 무척 질이 좋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으므로 뉴질랜드 갈 일 있으면 두 항공사의 서비스를 다 경험할 수 있는 1타2피를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뺑 돌아가므로 왕창 적립되는 마일지리는 덤. 물론 그만큼 공중에서 시간 버리는 거지만. 일찍 예약하면 가격도 의외로 별로 안 비싸다.
마일리지
마일리지 프로그램 이름은 크리스플라이어(KrisFlyer). 아시아권 항공사 중에서는 마일리지를 후하게 주는 편이다. 항공사들이 여러 가격의 항공권을 풀면서 마일리지 장난을 많이 치는 편인데, 싱가포르항공은 상대적으로 장난질이 적다. 비슷한 구간이라고 하면 옆 동네 타이항공은 자사 마일리지 프로그램에만 25% 적립해주는 가격으로 싱가포르항공은 100% 적립되는 경우가 많다. 플렉시 세이버 이상은 모두 100% 적립. 물론 10%(슈퍼 딜), 50%(스위트 딜)만 적립되는 항공권도 있는데, 좀 골때리는 건 기간이 많이 남아 있을 때에는 스위트 딜보다 플렉시 세이버가 더 쌀 때가 종종 있다. 아래는 이코노미 클래스 항공권의 종류(싱가포르항공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경우).
종류 | 마일리지 적립률 | 마일리지 승급 |
---|---|---|
슈퍼 딜(Super Deal) | 10% | 불가능 |
스위트 딜(Sweet Deal) | 50% | 불가능 |
플렉시 세이버(Flexi Saver) | 100% | 불가능 |
플렉시(Flexi) | 100% | 가능 |
마일리지 적립률이 50% 이하인 항공권은 타사 프로그램으로는 마일리지 적립이 안 될 수 있으므로 미리 탑승 클래스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안 주는 대신 파격가로 항공권을 푸는 경우가 많은데, 싱가포르항공은 파격가의 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서비스
스카이트랙스의 서비스 평가에서 단골로 1위를 하는 5성급 항공사인 만큼 서비스는 최상급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쇼미더머니의 절정을 달리는 카타르항공이나 에미레이트항공 같은 중동 항공사들에게 순위가 좀 밀리는 인상이 있지만 그래도 자타 공인 최고 서비스 항공사로 늘 손꼽힌다. 그게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지, 스타이트랙스 5성 같은 건 별로 내세우지도 않는다.
기내 서비스
기내 서비스는 모든 항공사를 통틀어 봐도 최상급에 속한다. 다만 은근히 요청한 걸 잘 까먹는다. 다시 요청하면 미안하다면서 금방 갖다 준다.
기내식도 괜찮은 편. 이코노미 클래스에도 제대로 잘 만든 메뉴를 제공하기 때문에 음식이나 음료를 잘 읽어 보고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음료 부분은 정말 이코노미 클래스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다. 질로 따지자면야 다른 항공사와 비슷하지면 다양성이라는 면에서는 정말 별 다섯 개를 줄 만하다. 비즈니스 클래스나 퍼스트 클래스는요? 안 타 봐서 잘...
장거리 구간에서는 종종 아이스크림 바가 디저트로 나온다. 조심하자. 냉동을 엄마나 심하게 했는지 엄청 딱딱하다. 멋모르고 깨물었다가는... "승객 여러분께 잠시 안내 말씀 드립니다. 혹시 기내에 치과의사가 계시면 저희 승무원에게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싱가포르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여성 승무원 복장이 독특하다, 싱가포르 전통의상을 바탕으로 한, 발목까지 내려오는 롱 스커트.남자들이여 실망하지 말라. 옆이 트여 있다. 말만 들으면 헐렁할 것 같지만 직접 보면 상반신의 라인이 도드라져 보여서 은근히 매력이 있다. 신발도 기본은 샌들 형태다. 비상 사태 때 제대로 뛸 수나 있을까? 뛰기 힘드니 마지막까지 기내에 남아 있으라는 깊은 뜻일 거야 아마. 단화 형태의 신발도 있지만 대부분은 샌들을 신는다. 여성 승무원은 옷 색깔로 승무원의 직급이 구별된다. 남성 승무원은 그냥 정장 차림이다. 넥타이의 색깔로 직급이 구별된다. 그러니까 넥타이 풀면 계급장 떼는 셈. 기본적으로 남자나 여자나 보라색 → 녹색 → 빨간색 순으로 직급이 올라간다.
이코노미 클래스에서는 칵테일을 비롯한 음료 선택의 폭이 꽤 넓다. 다른 항공사도 안 되는 건 아니겠지만 아예 메뉴에 블러디 메리나 스크류 드라이버, 싱가포르 슬링과 같은 주요 칵테일들을 써 놨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 건 장점. 혹시 소맥 같은 건 안 되나요? 싱가포르의 항공사 답게 싱가포르 슬링 칵테일을 제공한다. 간단하게 미리 혼합된 칵테일 믹스에 파인애플 쥬스를 섞어서 플라스틱 컵에 담아 준다. (이코노미 클래스 기준) 한국의 거지같은 칵테일 바에서 마시는 것보다 낫다. 주문해서 마셔 보자.
맥주는 싱가포르 국적 항공사이므로 당연히 타이거맥주가 기본. 하이네켄을 비롯한 다른 맥주도 있다. 인천 노선이라면 한국 맥주도 제공한다. 그걸 뭐하러 마셔 타이거맥주가 있는데.
기내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이 정말 괜찮다. 비디오는 물론이고 오디오 서비스도 정말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영국 연간 차트 히트곡을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연도별로 서비스하는데 들어보면 포크와 비틀즈 시대부터 하드록, 메탈, 뉴웨이브, 리듬앤블루스, 얼터너티브록, 힙합에 이르기까지 팝 음악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들을 수 있다. 팝 음악 좋아하는 분들은 꼭 들어보자. 단 기본 제공하는 이어폰은 음질이 참혹한 수준이라 자기 이어폰 혹은 헤드폰에 기내 단자 어댑터는 필수다. 귀찮으면 그냥 비즈니스 클래스 타든가. 헤드폰 좋은 거 줬다 뺏으니까.
일부 신형기종은 기내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와이파이와 GPRS 방식으로 쓸 수 있다. 물론 유료. 정도가 아니라 기내 서비스가 다 그렇지만 더럽게 비싸다. 15 메가(기가 아니다)바이트에 거의 만원 꼴이다.
2015년부터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를 도입했다. 2016년부터는 서울 노선에도 들어간다.
한국어로 된 것들이 은근이 오타가 있다.
인천-싱가포르 구간의 AVOD 운항지도. 시속 179 미터로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다. 참고로 사람의 걸음걸이가 보통 시속 4 킬로미터, 즉 시속 4000 미터다.사람 걸음걸이의 20분의 1 속도도 안 되니 이쯤 되면 달팽이 속도인데도 그 큰 비행기가 하늘에 떠 있다! 오오~ 싱가포르의 놀라운 과학 기술 수준. 그런데 A330은 유럽에서 만든 건데?오오~ 유럽의 놀라운 과학 기술 수준.
사실은 시속 197마일의 오타다.
기내에서 제공되는 인쇄물(메뉴, 기내면세품 카탈로그)에 있는 한국어 글꼴도 아주 못생긴 것을 썼다. 다행히 2015년부터는 좀 괜찮은 글꼴로 바꾸었다.
공항
싱가포르항공으로 싱가포르 환승편을 이용할 때에는 싱가포르공항에서 20 SGD 바우처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종종 한다. 터미널 별로 전용 데스크가 있으니 미리 위치 파악해서 꼭 받아 가자. 단, 왕복편을 묶어서 한 번 뿐이다. 갈 때 받아가고 나서 올 때 또 받으려고 징징대지 말자. 영어 못 하면 더더욱.
싱가포르공항 환승 대기 시간이 다섯 시간이 넘어가면 싱가포르 무료 관광을 할 수 있다. 오오~! 공항 안내 데스크에서 신청하면 된다. 낮코스보다 밤코스가 좀 더 길다. 그보다 더 오래 있을 예정이라면 스톱오버 홀리데이 패키지를 이용할 수 있다. 호텔을 예약하면 공항과 호텔 간 교통편을 무료 제공하는데 그냥 대중교통 패스 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자체 미니버스를 운영한다. 공항에 도착한 다음 스톱오버 홀리데이 카운터로 가면 버스를 배정해 주고 돌아올 때 만날 시간도 미리 예약한다. 베이직 패키지는 딱 호텔과 교통편만 제공하지만 각종 시설의 할인 및 무료 입장을 비롯한 다양한 스톱오버 관광 상품을 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싱가포르를 경유해서 다른 곳으로 갈 예정이라면 하루 이틀쯤 시간을 내서 싱가포르 관광을 즐기기에 좋은 패키지다.
대부분 스얼 회원 항공사들은 자기네 비즈니스 클래스 라운지를 스얼 회원들에게 개방하는데 싱가포르항공은 스얼 회원용 라운지를 자사 회원 라운지와 분리해서 운영한다. 비즈니스/퍼스트 클래스 라운지는 실버크리스 라운지, 스타얼라이언스 골드용 라운지는 크리스플라이어 골드 라운지라고 부른다. 저쪽은 이름에 실버가 들어가고 이쪽은 골드가 들어가니 스얼 골드용 라운지가 이름만 보면 더 좋아 보이지만 물론 자사 고객용 라운지보다 좋을 리가 없다. 일단 시설은 크리스플라이어 골드 쪽이 완전 꽝. 터미널 3 쪽은 도떼기시장 분위기인데다가 안에 화장실도 없다. 샤워시설이나 안마의자 같은 건 기대도 하지 말자. 그나마 터미널 2 쪽이 훨씬 넓어서 사정이 낫다. 음식과 음료 제공은 그저 그렇다. 딱 하나 좋은 건 타이거비어 생맥주 무한 제공. 다만 싱가포르가 아닌 다른 나라 공항에서는 이런 식으로 분리 운영하지 않으므로 실버크리스 라운지가 있다면 그리로 갈 수 있다.
2015년에는 인천공항에 싱가포르항공 라운지를 열었다. 그 전까지는 아시아나항공의 탑승동 라운지를 이용했는데 자체 라운지를 따로 만들었다. 이용해 본 소감은 이렇다. 그냥 만들지 말지, 젠장. 무엇보다도 뻥 뚫린 곳이라 겨울이나 초봄에는 춥다. 제공되는 음식이나 음료도 아시아나항공 라운지보다는 떨어지는 편. 아시아나항공 회원 등급이 라운지 입장이 될 정도라면 싱가포르항공 탑승권 들고 가도 받아주니 그냥 아시아나항공 탑승동 라운지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