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일본의 인스턴트 라멘이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붙은 이름. 라멘의 '멘'이 어차피 '면'을 뜻하는 것이고 라멘 자체도 중국에서 건너온 거니 라면을 일본어로 볼 필요는 없다. 인스턴트 라멘이 원류지만 일본과는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발전했으므로 라면을 따로 구분해도 될 듯.
처음에는 물론 일본 인스턴트 라멘을 베꼈다. 어차피 처음에는 생산설비도 일본에서 들여왔으니 별 수 있나. 처음에는 일본의 치킨라멘을 베꼈지만 우리 입맛에는 낯선지라 환영을 못 받았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개 개량을 거듭하면서 일본과는 차이가 점점 벌어졌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 매운맛. 일본 사람들이 신라면 처음 먹는 모습을 보면 겨울에도 얼굴이 땀으로 범벅이 될 정도인 사람들이 많다. 보고 있으면 좀 불쌍할 정도. 분명히 맵다고 경고를 했건만. 또한 일본 인스턴트 라멘은 닭고기나 돼지뼈 국물 위주로 가지만 한국 라면은 소고기 베이스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도 차이다.
시장 점유율은 압도적으로 농심이 1위를 차지하고 있고, 한국 라면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삼양라면은 80년대 이후부터 농심에 야금야금 시장을 갉아먹히더니 우지 파동으로 결정타를 맞고 2위로 내려앉은 후 회복을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뒤로는 한국야쿠르트의 팔도라면, 그리고 오뚜기식품 정도가 있다. 편의점 PB 상품들은 대부분 팔도라면 아니면 오뚜기라면이다.
스타일별 분류
가장 기본형이라 할 수 있는 라면은 역시 소고기탕면. 매운 맛을 낸 뜨거운 소고기는 존나 찔끔 넣고 조미료를 듬뿍 때려넣은 국물에 면을 익힌 것. 매운 맛이 별로 없는 것부태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 것까자 제품에 따라서 매운 맛의 정도는 가지가지다. 어쨌거나 시판되는 라면 가운데 대다수는 이 범주에 들어간다.
비빔면은 비빔국수를 좋아하는 한국인에게 특화된 라면. 면과 건더기만 먼저 익힌 다음 찬물에 면을 헹구고 물기를 뺀다. 그릇에 면을 담고 비빔장 스프를 넣어서 비벼 먹는다. 심지어 사발면으로도 나와 있다 있는데 물을 버리고 찬물에 면을 헹구는 작업이 필요하므로 편의점에서 바로 먹기는 어렵다는 게 문제라, 별 인기는 없다. 면을 헹구지 않고 뜨거운 상태로 비벼먹거나 스프를 넣고 살짝 볶아서 먹는 볶음면 종류가 편의점에서 먹기는 더 낫다.
짜장면도 인기 좋은 스테디셀러 라면 중 하나. 면과 건더기만 먼저 익히고 물기를 뺀 후 짜장스프(분말 또는 액상) 및 유성스프(기름)를 넣어서 비벼 먹는다. 단, 면을 헹궈서 차게 하지 않으며 춘장스프를 넣고 볶기도 하므로 볶음면 쪽으로 볼 수 있다.
해산물탕면도 제품의 비율은 적지만 스테디셀러. 소고기 대신 뜨거운 해산물은 존나 찔끔 넣고 조미료를 듬뿍 때려넣은 국물에 면을 익힌 것. 매운 건 짬뽕, 가락국수나 우동에서 모티브를 따온 제품이 많다.
칼국수는 종류는 적지만 나름대로 스테디셀러에 속한다. 보통 기름에 튀기지 않은 넓적한 건면에 멸치국물 또는 닭고기 국물맛을 기본으로 한다.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이 좋아한다. 요즈음은 칼국수처럼 넓적한 면발로 만든 소고기탕면이나 짜장면도 나와 있다. 다만 이쪽은 기름에 튀간 면(유탕면)이다.
그밖에 다른 종류의 면요리 또는 면요리가 아닌 것을 재현한 것들도 여럿 있다. 냉면, 냉모밀도 있고 심지어 스파게티 라면도 있다. 원래는 면요리가 아닌 것으로는 설렁탕, 곰탕을 모티브로 한 것들이 나름대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설렁탕이나 곰탕도 원래 소면 또는 당면 사리가 종종 들어가니 아주 뜬금 없는 건 아니다.
최근 들어서는 편의점의 PB 상품을 위주로 유명 음식점이나 연예인을 내세운 라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밖에
라면 봉지를 가로 두 번, 세로 두 번, 합쳐서 네 번 접으면 스프 봉지 안에 쏙 들어간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런 라면이 많다. 정리할 때 편하니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