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시
名古屋
일본의 도시. 도쿄와 오사카 사이에 있지만 오사카에 훨씬 가깝다. 신칸센 안 타도 긴테츠 특급으로 2시간이면 오사카에 갈 수 있다. 인구 수로 보나 경제 규모로 보나 분명 일본 제3의 도시인데도 불구하고 존재감으로 보면 삿포로나 후쿠오카에 비해서 훨씬 떨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라서 도쿄나 오사카, 후쿠오카, 심지어 오키나와는 있는 여행 가이드가 없다. 삿포로는 여행 에세이라도 나와 있는데 나고야는 그런 것조차도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구할 수 있는 거라고는 일본 퉁쳐서 다루는 비즈니스 여행 책자.[1]
그래도 한때는 우리나라에 꽤 친숙했다. 선동열이 나고야 주니치 드래곤즈에 있었기 때문. '나고야의 태양(sun)'이라는 별명으로 종종 뉴스를 탔는데 정작 일본에서는 이렇게 부르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 듯하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부풀렸다고 보는 게 맞겠다.
한편으로 보면, 워낙에 비즈니스 쪽으로 발달한 지역이라 굳이 관광에 목숨 걸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일단 근처에 일본 최대는 물론 세계 최대 자리를 놓고 박터지게 경쟁하는 도요타가 있다. 본사가 있는 곳은 아예 시 이름을 도요타시로 바꿔 버렸다. 한 시간 거리인 스즈카에는 F1 일본 그랑프리 개최지인 스즈카서킷이 있고 그 옆에는 혼다의 연구개발 본부가 있다. 그밖에도 나고야 주변으로 거대 기업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세금 수입이 엄청나다.
호텔 예약을 비롯해서 일본 관련 각종 사이트를 사용할 때 좀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지역을 고를 때 도쿄나 오사카, 후쿠오카는 목록에 뜨는데 나고야는 없다. 그 이유는 도쿄나 오사카는 따로 부(府)라는 행정구역이 있는데 나고야는 그 정도는 아니고 아이치현 소속이기 때문이다. 나고야를 선택하려면 아이치를 선택하면 된다.
나고야를 한자로 쓰면 名古屋(우리말로 읽으면 '명고옥')이다. 그런데 줄여서 쓸 때는 名만 쓰는데 이게 음독으로는 '메이'(보통 일본인들 발음으로는 '메-')가 되어서 이 동네 기업은 정식 이름과 약칭이 완전히 말이 다를 때가 많다. 그 대표격이 나고야철도주식회사(名古屋鉄道株式会社). 주식회사를 빼도 나고야철도는 일본어로는 '나고야테츠토우'가되는데, 줄여서 名鉄이라고 할 때에는 메이테츠가 된다. 오히려 약칭을 많이 써서 이 회사의 철도노선을 메이테츠센(名鉄線)이라고 한다. 일본 사람들이야 워낙에 익숙해져 있겠지만 이런 거 처음 보는 사람들은 엄청 헷갈린다.
음식
나고야메시
나고야메시(名古屋めし)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나름대로의 음식 문화를 형성하고 있지만 왠지 고급스럽지 않다는 인식이 많다. B급 미식의 메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가장 독특한 점이라면 된장을 엄청 좋아한다. 쌀로 만든 시로미소가 아니라 콩으로 만든 아카미소가 워낙에 유명해서 아이치현 특산인 핫쵸미소(八丁味噌) 소스로 별의 별걸 다 만든다. 핫쵸미소 소스를 쓴 돈카츠, 함바구, 쿠시카츠는 나고야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 동네 된장 사랑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심지어 된장을 넣은 맥주까지 만든다. 고만해 미친놈들아
나고야는 닭으로 유명한데, 나고야코친(名古屋コーチン)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해서 닭고기를 쓴 여러 가지 요리들이 있다. 대중들에게 가장 유명한 음식이라기보다는 술안주로는 테바사키(手羽先)가 있다.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 참조.
널리 알려진 나고야메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킷샤텐
킷샤텐 문화가 굉장하다.일본이야 어딜 가도 킷샤텐이 널려 있지만 이 동네의 특징은, 특히 아침시간에는 엄청난 서비스가 따라온다는 것. 커피 한 잔만 시켜도 배부른 아침을 즐길 수 있다. 워낙에 자동차 문화가 발달해 있고 아침 저녁으로는 교통지옥인지라 아예 아침 일찍 차 끌고 나와서 킷샤텐에서 시간 때우다가 출근하는 사람이 많고, 이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킷샤텐들의 경쟁이 결국 서비스 퍼주기 경쟁으로 이어진 것. 교통지옥도 모자라서 찻집지옥이다. 사실 둘 다 차와 관계가 있다.
위 사진은 일본 나고야 지역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는 체인점인 코메다커피(Komeda's Coffee)의 모닝 세트 메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가격이 없다... 400엔짜리 블벤드 커피만 시키고 저 세 가지 중에서 하나 고르면 정말 공짜로 나온다. 콘파치 같은 이 지역 체인점은 물론 독립 운영되는 킷샤텐도 예외는 아니다.
교통
철도
철도 교통은 약간 모호한 점이 있다. 나고야는 아이치현 소속인데 아이치현의 서쪽 끄트머리에 가깝다. 사철을 보면 나고야철도, 즉 메이테츠는 북쪽과 동쪽으로 치우쳐 있고, 서쪽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하는 긴테츠가 다 먹고 있다. 그러니까 기후 쪽으로 가려면 메이테츠 노선을 이용해야 하고, 미에현에 속하는 아래쪽 스즈카나 이세로 가려면 긴테츠를 이용해야 한다. 이러다 보니 긴테츠 레일 패스를 사서 나고야 주변을 여행하려고 했다가는 돈만 까먹는다. 다만 긴테츠 레일 패스 와이드를 사면 메이테츠의 공항선을 이용할 수는 있다. 여행 기간이 길다면 긴테츠 레일 패스 와이드를 사서 오사카 일대와 나고야 일대를 퉁쳐서 여행하면 엄청나게 절약된다. 특히 긴테츠 레일 패스 와이드는 난카이 공항선과 메이테츠 공항선을 두 번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사카로 들어가서 나고야로 나오거나 그 반대의 여행 경로를 짤 수도 있다.
일본 대도시 거점 철도역들이 다 그렇듯 나고야 철도 교통의 거점인 나고야역도 JR, 메이테츠, 긴테츠가 분리되어 있어서 거대한 권역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지하철역까지 두 개 노선이 끼여 있으니 길 잃어버리기 쉽다. 안내문을 잘 따라고, 지기가 탈 열차가 어느 회사 소속인지도 미리 확인하자. 그래도 건물끼리 이어져 있어서 밖에 나갔다가 들어와야 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신주쿠역에 비하면 여긴 천국이지 뭘.
항공
항공 교통의 중심지는 센트레아 나고야 중부국제공항이다. 간사이국제공항처럼 바다를 메워서 만든 인공섬이다.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 참조.
관광지
비즈니스 위주로 발달한 도시라 관광지로는 별로 볼 게 없다... 는 게 우리나라 쪽 시각이지만 찾아보면 이것 저것 은근히 볼 게 있다. 주변 지역까지 묶으면 나름대로 괜찮은 관광 루트를 짤 수 있다. 다음은 자주 언급되는 관광지.
진짜 별로 없기는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