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giovese.
적포도 품종의 하나.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에서 주로 생산되며 키안티를 위시한 이 지역 와인의 주요한 원료가 된다.이름은 '주피터의 피'를 뜻하는 라틴어 sanguis Jovis에서 왔다.
산미가 강하면서도 산뜻한, 그러면서도 구운 고기 같은 향미도 깃들어 있는 와인이 나온다. 너무 무겁게 눌러대지 않아서 해산물 계열을 제외한 어떤 종류의 파스타와도 잘 어울린다. 치즈 중에서는 역시 이탈리아산인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와 잘 어울린다.[1] 다만 뒷심이 딸려서 절정을 지나면 하락 곡선이 가파르다. 평범한 산죠베제 와인이라면 산미와 태운 고기 향미만 남는다. 아끼면 똥 되는 와인. 디캔팅 어쩌고 할 필요 없이 그냥 마개 따고 천천히 마시면 된다.
토스카나를 대표하는 품종이며 토스카나에서 가장 대중적인 DOCG 와인이라 할 수 있는 키안티[2]의 주 품종이긴 한데, 오히려 토스카나의 전통 와인에 반기를 든 반항아격인 수페르 토스카나 와인에는 밀리는 분위기다. 이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 같은 프랑스 보르도 계열의 품종이 주로 쓰이는지라, 산죠베제는 아예 안 들어가거나 들어가도 보로드 계열 품종의 조연, 혹은 엑스트라 신세에 머물고 있다. 요즈음은 신대륙에서도 산죠베제를 재배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어서 미국이나 호주 등지에서 만든 산죠베제 와인도 볼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마이너한 정도.
산죠베제를 품종 개량해서 알을 크게 만든 것을 산죠베제 그로소라고 한다. 쉽게 말해 큰 산죠베제. 산죠베제 거봉. 브루넬로라고도 부른다. 이걸로 만드는 게 토스카나에서 가장 비싸기로 소문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로, 이 녀셕은 뒷심 부족이라는 산죠베제의 단점이 별로 없고 강한 농축도 속에서도 우아함이 공존한다.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보다 아랫 등급의 와인으로 로소 디 몬탈치노라는 것도 있는데, 여기에도 산죠베제와 함께 브루넬로를 일부 넣기도 하며, 브루넬로의 작황이 별로인 해에는 일부 메이커는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포기하고 로소 디 몬탈치노에 브루넬로를 퍼넣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로소 디 몬탈치노의 품질이 확 올라간다. 작황이 나빴다고 해도 썩어도 준치라고, 브루넬로가 그냥 산죠베제보다는 확실히 낫기 때문. 토스카나 지역에서는 전통의 브루넬로와 신진세력 수페르 토스카나와 누가누가 더 비싸나 겨루는 중이다.
산죠베제는 이탈리아 품종인만큼, 산죠베제 와인은 이탈리아음식과 잘 맞는 편이다. 무게감이 강하지 않고 향도 아주 진하지 않은, 조금 가벼운 스타일의 산미가 강한 레드 와인이므로 소고기 같은 맛이 무거운 붉은색 고기보다는 닭고기 같은 흰색 고기와 가금류 종류들이 잘 어울린다. 치즈나 크림 소스와도 궁합이 좋은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