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3대돼지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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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면의 돼지국밥 골목[1]에 자리 잡은 돼지국밥집. 1946년에 문을 얼였으니 7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돼지국밥집이다. 일단 시장통 국밥답게 가게 바깥에 큰 가마솥을 놓고 팔팔 끓여대는 국물의 비주얼이 확 당긴다.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길거리 냄새 테러긴 하지만.

주메뉴는 물론 돼지국밥인데, 돼지, 내장, 순대국밥 세 가지가 있다. 섞어달라고 하면 섞어도 주고, 고기도 앞다리살과 삼겹살, 항정살을 갖춰 놓고 있어서 어떤 한 가지를 많이 달라거나 아예 그것만 달라고 하는 정도의 주문은 할 수 있다. 삼겹살 35%에 앞다리살 25% 항정살 40% 주세요 했다가는 책임 못 진다. 그밖에도 수육백반이나 찹쌀순대와 같은 메뉴가 있다.

Songjeong3dae pork soup and rice.jpg

요즘은 돼지국밥토렴하지 않고 밥이 따로 나오는 집이 많은데 여기는 토렴을 한다. 이 점으로도 점수를 줄 만하다. 다만 토렴하는 것을 보면 국자를 쓰지 않고 뚝배기째 국물에 담가서 토렴을 하는데 과연 바깥쪽은 잘 씻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긴 한다. 그래도 식기세척기를 쓰는 것을 보면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듯. 밥이 따로 나오는 따로국밥으로도 주문할 수 있다.

2019년 현재는 기본이 따로국밥이다. 아예 메뉴를 보면 (따로)국밥이라고 표시가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아주 팔팔 끓여서 나오지는 않기 때문에 밥을 말아서 바로 먹어도 입이 데일 정도로 심하지는 않지만 더 이상 토렴을 하지 않는 건 아쉬운 대목.

다대기가 국물에 들어 있는데, 자세히 보면 숟가락 위에 얹혀 있다. 돼지국밥의 내공은 다대기를 풀지 않은 하얀 국물일 때 제대로 드러나므로 처음에는 숟가락을 살살 들어 다대기를 덜어내고 먹어 보자. 이렇게 먹어도 잡내는 너무 심하지 않고 적절한 편이다.

깔끔한 맛에 고기도 푸짐해서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돼지국밥이다. 퍽퍽한 뒷다릿살[2]을 쓰지 않고 앞다리살을 쓴다고 자랑하는데, 고기는 같이 나오는 간장에 찍어먹어 보자.

순대국밥을 주문하면 순대와 고기가 같이 들어 있다. 순대찹쌀을 위주로 한 거라 당면순대와는 확실히 다른 맛을 보여 준다.

최근 들어서는 맛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그런 소리 안 듣는 집을 찾기가 더 힘들 듯. 전보다 덜 깔끔하고 누린내가 많아졌다는 불만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곳을 오랫동안 찾았던 사람들이라면 확실히 일리는 있다. 가격이 2~3년에 한 번 꼴로 500원씩 야금야금 오르고는 있는데 재료는 왠지 다운그레이드 되어 가는 모양새다. 그래도 그 내공이 죽지는 않아서 아직까지는 가볼만한 집. 그런데 이 집 까는 글을 보면 대연동 쌍둥이돼지국밥을 추천하는 글이 많은데, 또 쌍둥이돼지국밥 관련 글을 보다 보면 그 집에 대해 호되게 비판하는 글도 많다. 결국 취향 아니겠는가. 경쟁자가 사람 풀어서 디스하는 걸 수도 있고 뭐.

관광 관련 책이나 웹사이트에 많이 소개되었는지 외국 관광객들이 많은 편이다. 좌우로 국밥집이 꽤 많은데 점심 때에는 다들 손님이 많지만 이 집만 아침에 사람들이 거의 다 차 있고 상당수가 관광객이다. 물론 아직은 현지인들도 꽤 많이 찾기는 한다.

각주

  1. 서면역 1번 출구로 나와서 대로를 따라 걷다가 첫 골목 입구에서 우회전 한 다음 다시 첫 골목 갈림길에서 좌회전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또는 롯데백화점 서면점에서 서면역 로터리 방향으로 가다가 서면역 7번 출구 앞 도로에서 우회전한 다음 스타벅스가 있는 골목으로 꺾어져서 들어와도 찾을 수 있다. 서면로68번길을 따라 서면시장을 마주보고 대형 국밥집이 줄을 지어 영업하고 있다.
  2. 싸구려 취급 받는 뒷다리살이지만 이탈리아스페인에 가면 얘기가 다르다. 값비싼 생햄프로슈토하몽을 만드는 재료이기 때문. 이런 생햄은 다리 한짝에 100만 원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