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회: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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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고기로 만드는 요리. 날고기를 채썰어서 [[간장]], [[설탕]], [[참기름]], [[마늘]], [[깨소금]]과 같은 갖은 양념에 버무린 요리. 보통 [[배]]를 채썰어서 같이 올리고. 날[[달걀]] [[노른자]]를 넣어서 비비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뷔페]]에 가면 빠지지 않고 끼어 있는 요리 중 하나. 신선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수입 소고기를 파는 음식점도 육회나 [[육사사미]] 만큼은 [[한우]] 또는 적어도 국내산 [[소고기]]를 쓰는 게 보통이다. 구이로 쓰는 고기와는 달리 기름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우둔살과 같은 부위가 쓰이는지라 구이 종류와 비교하면 무게 당 가격은 싼 편이다. 물론 딱 고기 무게인 구이와 달리 육회는 양념과 배의 가격도 들어가긴 해도 그거 감안해도 구이보다는 싼 편. <s>그리고 [[배]]도 나름대로 비싸거든?</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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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고기로 만드는 요리. 날고기를 채썰어서 갖은 양념에 버무린 요리. 흔히 '경상도식'과 '전라도식'으로 구분하는데, 경상도식은 간장이 주가 되고 전라도는 고추장이 주가 되는 것으로 구분한다. 그밖에 [[설탕]], [[참기름]], [[마늘]], [[깨소금]]과 같은 양념들이 들어간다. 여기에 [[무]]나 [[배]]를 채썰어서 같이 올리는 곳도 많고, 날[[달걀]] [[노른자]]를 넣어서 비비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의 결혼식 [[뷔페]]에 가면 빠지지 않고 끼어 있는 요리 중 하나. 다만 이런 뷔페 육회는 정말 고급 아니면 냉동육이 많다. 냉동이 덜 풀려서 서걱서걱하는 샤베트 느낌이 나기도 한다.
 
신선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수입 [[소고기]]를 파는 음식점도 육회나 [[육사시미]] 만큼은 [[한우]] 또는 적어도 국내산 육우나 젖소 같은 국산 [[소고기]]를 쓰는 게 보통이다. 다만 [[결혼식]] [[뷔페]]에 나오는 육회는 방금 나온 거면 해동이 안 되어 있어서 서걱서걱 씹히는 맛이 나는 것으로 봐서는 수입 [[소고기]]일 확률이 거의 100%.
 
구이로 쓰는 [[고기]]와는 달리 기름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우둔살]](엉덩이)과 같은 부위가 쓰이는지라 [[구이]] 종류와 비교하면 무게 당 가격은 싼 편이다.<ref>우리나라에서 [[소고기]]나 [[돼지고기]]는 구이로 인기 좋은 부위가 비싸다.</ref> 물론 딱 [[고기]] 무게인 [[구이]]와 달리 육회는 양념과 배의 가격도 들어가긴 해도 그거 감안해도 [[구이]]보다는 싼 편. <del>그리고 [[배]]도 나름대로 비싸거든?</del> 좀더 고급진 육회는 [[홍두깨살]]<ref>[[우둔살]] 옆에 긴 원통 모양의 홍두깨처럼 붙어 있는 반힘줄모양근을 분리하여 다듬은 고기로, [[우둔]]의 일부로 볼 수도 있다.</ref>이나 치마살을 쓴다고 홍보한다.


그냥 날고기를 [[회]]처럼 썰어서 [[간장]]이나 [[참기름]]에 찍어먹는 요리는 [[육사시미]]로 부르는데, 이 두 가지 요리가 용어 문제로 좀 골치다. 자세한 것은 [[육사시미]] 항목 참조.
그냥 날고기를 [[회]]처럼 썰어서 [[간장]]이나 [[참기름]]에 찍어먹는 요리는 [[육사시미]]로 부르는데, 이 두 가지 요리가 용어 문제로 좀 골치다. 자세한 것은 [[육사시미]] 항목 참조.


[[소고기]]로 만들지만 [[제주도]]에서는 [[말고기]]로도 만든다. 육회로도 먹고 [[육사시미]]로도 먹고 구워도 먹고 탕으로도 먹으니 거의 말이나 소나 비슷비슷. 먹어보면 큰 차이가 없다.
주로 [[소고기]]로 만들지만 [[제주도]]에서는 [[말고기]]로도 만든다. 육회로도 먹고 [[육사시미]]로도 먹고 구워도 먹고 탕으로도 먹으니 거의 [[말]]이나 [[소]]나 비슷비슷. 먹어보면 큰 차이가 없다.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서는 [[닭고기]]도 육회로 만들어 먹는다. [[소고기]]처럼 기름이 없는 [[닭가슴살]]이나 닭안심 부위가 주로 들어가는데 심지어 [[닭똥집]]도 들어간다. 다만 [[닭고기]] 육회에는 [[배]]나 [[설탕]]은 안 들어가고 [[마늘]]과 [[참기름]], [[깨소금]] 정도만 넣고 버무린다. [[일본]]도 [[말고기]]나 [[닭고기]]를 [[육사시미]] 형태로 먹는다.
 
[[파일:Yukhoe tangtangi.jpg|upright 1.5|섬네일|없음|육회 탕탕이.]]
 
육회에다가 [[낙지 탕탕이]]를 함께 내는 육회 탕탕이<ref>[[소고기]] 탕탕이라고도 부른다.</ref>도 육회 전문점의 인기 음식이다.<ref>이것 말고도 소갈비와 [[낙지]]로 끓이는 [[전골]] 요리인 갈낙탕, 소[[불고기]]와 [[낙지]]로 끓이는 불낙전골처럼 [[낙지]]와 [[소고기]]를 함께 쓰는 요리가 몇 가지 더 있다.</ref> 특히 [[소고기]]도 [[낙지]]도 구하기 쉬운 [[목포]] 일대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파일:Yukhoe made of horse meat.jpg|upright 1.5|섬네일|없음|[[제주도]]의 [[말고기]] 육회.]]
 
[[돼지고기]]는 우리나라에서는 구울 때도 바짝 익혀 먹는 만큼, 육회로는 잘 안 먹을 것 같지만 멧돼지 육회는 은근 별미로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산 주변에 있는 식당들 중에 멧돼지고기를 취급하는 가게를 찾아 보면 육회를 파는 곳들이 있다. 야생 멧돼지는 운동을 많이 하므로 기름기가 적고 근육이 발달해서 살이 뻑뻑한 편이라, 구워먹기보다는 육회로 먹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문제는 야생 멧돼지는 기생충을 품고 있을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농장에서 사료를 먹여 키운 돼지는 기생충이 있을 가능성이 낮지만<ref>그래서 요즈음의 돼지고기는 굳이 바짝 익혀먹지 않고 [[소고기]]처럼 구워먹어도 되지만 이미 사람들은 바짝 구운 [[삼겹살]]에 익숙해져 있고, 여전히 기생충에 대한 불안감은 있어서 [[돈카츠]] 같은 [[돼지고기]] 요리를 일본처럼 속이 약간 발그레한 정도로 익혀서 냈다가는 설익었다고 항의를 받기 일쑤다. 사실 이것조차도 덜익은 게 아니라 신선한 [[돼지고기]]의 [[육즙|체액 속 미오글로빈]] 때문에 생기는 일인데도 말이다.</ref> 야생에서 이것저것 잡아먹고 사는 멧돼지는 얘기가 다르다. 실제로 2011년에는 지인이 사냥한 멧돼지를 받아서 동네 주민 20여 명과 육회를 비롯한 여러 가지 요리를 해먹었다가 집단으로 선모충에 감염되어 병원에 실려간 사례도 있다.<ref>[https://news.v.daum.net/v/20111215204306774 "멧돼지 육회 먹고 기생충 집단 감염"], YTN, 2011년 12월 15일.</ref> 다만 소수긴 하지만 멧돼지 농장도 있고 여기서 사육되는 멧돼지는 집돼지와 교잡한 것이 많고, 통제된 환경에서 사료로 키우므로 기생충 위험은 보통의 사육돈 수준으로 낮다. 과연 그걸 손님이 확실히 구별할 수 있느냐가 문제긴 하지만.
 
[[제주도]] 향토음식으로 새끼돼지<ref>애저찜처럼 아직 출산하지 않은 자궁 속에 있는 새끼돼지로 만드는 게 원래 방식이다.</ref>로 만든 애저회도 있다. 육회와는 달리 고기를 잘게 다져서 만든다. [[제주도]]에서는 [[말고기]]도 꽤 먹는데 [[말고기]] 육회도 있다. [[말고기]]는 [[소고기]]와 비슷하지만 기름기가 적은데, [[소고기]]도 육회에 쓰이는 부위는 기름기가 적기 때문에 [[말고기]] 육회는 [[소고기]] 육회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무척 비슷한 맛이다. 서양식 육회라고 할 수 있는 [[스테이크 타르타르]]도 [[프랑스]]는 [[말고기]]도 많이 쓴다.
 
[[파일:Yukhoe bibimbab.jpg|upright 1.5|섬네일|없음]]
 
[[비빔밥]] 재료로도 쓰인다. 육회와 [[채소]]를 넣어서 비벼먹는 육회[[비빔밥]]은 육회를 파는 [[고깃집]]이나 [[비빔밥]] 전문점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외국의 육회==
 
[[일본]]에도 건너가서 ユッケ(육케)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당연히 한국의 '육회'에서 온 이름. 그런데 [[소고기]] 육회는 볼 수 없고 [[생선]]을 비슷한 방식으로 양념하고 무쳐서 ユッケ로 판다. 우리나라 같으면 [[무침회]]라고 했을 음식이지만 [[고추장]] 양념에 버무리기 때문에 육회와도 무침회와도 맛 차이가 많이 난다. 일본에서도 한국식 [[고기구이]]와 함께 [[소고기]] 육회도 전파되어 한때는 꽤 인기가 있었지만 2011년에 야키니쿠 체인점에서 소고기 육회를 먹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O157 대장균에 의한 요독성 용혈 증후군을 일으켜 그 중 다섯 명이 목숨을 잃는 사태가 벌어졌다. 유통기한이 지난 [[소고기]]를 사용한 게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이미 날고기 때문에 식중독 사고가 여러 차례 일어났기 때문에 일본 후생성은 1998년에 소고기에 관하여 '생식용식육의유통기준'이라는 제도를 만들어서 날고기로 먹을 목적인 고기에는 '생식용'이라는 표시를 붙이고 검사기준을 강화했는데, 이 규제를 만족시키는 데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가 '고기 덩어리의 표면에서 깊이 1cm 이상 부분까지 60℃에서 2분 이상 가열'이라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육회는 먹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물론 저렇게 가열 처리하고 나서 익은 부분은 제거한 다음에 그 안의 고기만 육회로 만드는 법도 있겠지만 버리는 부분이 너무 많아지므로 가격이 엄청 뛸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말고기]]는 '바사시'라고 해서 [[육사시미]]나 육회로 잘만 먹으며 [[닭고기]]도 [[육사시미]]나 [[타타키]]로 잘만 먹는다. 자국에서는 먹기 힘든 음식이 되다 보니 한국에 온 일본인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음식 중에 하나가 [[소고기]] 육회다.
 
서울에서 싸게 먹고 싶다면 종로 [[광장시장]] 쪽에 있는 육회 골목을 추천한다. [[젖소]]나 [[육우]]긴 하지만 그래도 국산을 사용하며 넉넉한 양에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남자 둘이 가서 육회에 육회비빔밥 하나 시키면 넉넉하게 배도 채우고 술도 마실 수 있다. 고든 램지도 여기서 육회를 먹었는데 뒤에 나오는 것처럼 같이 나온 낙지 탕탕이 때문에 꽤 논란이 일었다.
 
[[파일:Steak tartare.jpg|upright 1.5|섬네일|없음]]
 
서양 사람들은 날고기를 먹는 것을 미개하게 보네 어쩌네 하지만 서양에도 육회와 비슷한 음식이 있다. [[스테이크 타르타르]]<ref>[[타르타르 소스]]와는 관계 없다.</ref><ref>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 스테이크'라는 어법에 익숙해서 '타르타르 스테이크'라고 부르지만 '스테이크 타르타르'가 정확한 이름이다. 다만 영어권에서도 '타르타르 스테이크'라고 쓰기도 한다. 영어판 위키피디아에서도 그렇게 밝히고 있다. </ref>(steak tartare)라는 것인데, [[소고기]]나 [[말고기]]를 날것으로 다진 다음 뭉쳐서 모양을 만드는 음식이다. 심지어 육회처럼 [[날달걀]] 노른자를 넣어서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이 한국의 육회를 '타르타르'라고 부르곤 한다. 아래에 나오지만 고든 램지도 한국에서 육회를 보고 '타르타르'라고 불렀다.
 
[[스테이크 타르타르]]는 몽골에서 유래해서 유럽 쪽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유럽]]에서는 특히 슬로바키아와 [[체코]]에서 흔히 볼 수 있고 [[프랑스]]에도 있다. 위 사진이 [[프랑스]]에서 찍은 것. [[미국]]에서는 [[독일]] 이민자들이 많이 건너왔던 위스콘신 주가 [[스테이크 타르타르]]와 친숙하다고 한다. 날고기이긴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육회는 고기를 채썰지만 [[스테이크 타르타르]]는 다지거나 갈아서 만든다는 것. 갈은 고기를 뭉쳐서 만드는 음식 중에 [[햄버그 스테이크]]나 [[솔즈베리 스테이크]] 같은 것들이 [[스테이크 타르타르]]로부터 발전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것과는 약간 다르지만 [[날고기]]를 얇게 저며서 [[레몬]]즙과 [[올리브유]], [[마늘]], [[케이퍼베리]]를 올려 만드는 [[카르파초]]라는 [[이탈리아요리]]도 있다. 유럽 쪽에는 이렇게 날고기를 사용한 요리가 이 나라 저 나라에 꽤 있다.
 
[[독일]]은 [[돼지고기]]를 사랑하는 나라답게 [[돼지고기]] 육회가 있다! 메트(Mett)라는 것인데 잘게 다진 [[돼지고기]]에 [[소금]]과 [[후추]], [[마늘]], 캐러웨이를 잘게 썰어서 [[고기]]와 버무린다. 여기에 다진 [[양파]]를 넣은 것은 즈바이벨메트라고 한다. [[빵]]이나 [[크래커]]에 올려서 먹는데, 다만 [[독일]] 안에서도 호불호가 엇갈려서 주로 북부 지방의 중년층들이 선호한다고 한다.<ref>[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1031029016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 생돼지고기를 빵과 함께… 독일 별미 ‘메트’"], 서울신문, 2019년 10월 31일.</ref> 독일 법률로는 섭씨 2도를 넘으면 안 되며, 얼음을 써서는 안 되기 때문에 [[드라이아이스]]를 주로 사용한다. 메트를 고슴도치 모양으로 뭉친 다음 [[양파]] 썬 것을 꽂아서 [[고슴도치]] 모양으로 만드는 메티겔(Mettigel)이라는 것도 있으며, 파티 음식으로 쓰인다. [[소시지]]로 만든 것은 메트부르스트(Mettwurst)라고 하는데, 그 상태에서 그냥 먹거나 [[훈제]]해서, 또는 익혀서 먹는다. [[벨기에]]와 [[덴마크]]에서는 비슷한 음식을 [[소고기]]로 만든다.
 
2017년 11월에 고든 램지가 한국을 방문해서 이것저것 한국 음식을 먹었는데, [https://www.facebook.com/gordonramsay/videos/1667752846581306/ 광장시장에서 육회 탕탕이를 보고 올린 페이스북 포스트]가 꽤 논쟁거리가 됐다. 고든 램지는 [[낙지]]가 육회 위에서 꼬물꼬물거리는 것을 영상으로 올리면서 "I think there’s something moving in my tartare !!" (내 [[스테이크 타르타르|타르타르]] 위에서 뭔가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아!) 하고 올렸는데 이걸 보고 경악하는 댓글이 있는가 하면 문화의 차이니 뭐라 할 게 아니라는 댓글도 올라오면서 아무튼 키배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ref>[http://www.huffington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61082 "고든 램지 페이스북에 올라온 '육회탕탕이' 영상을 두고 세계인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017년 11월 27일.</ref> 사실 [[산낙지]]를 그대로 먹는 우리 식문화는 외국에서는 엽기적이거나 잔인한 것으로 취급 받고 있어서 영화 &lt;올드보이&gt; 초반에 오대수가 [[산낙지]]를 먹는 장면을 본 외국인들 중에는 꽤나 충격 받은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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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한국음식]]
[[Category:한국음식]]

2024년 8월 14일 (수) 22:32 기준 최신판

Yukhoe.jpg

날고기로 만드는 요리. 날고기를 채썰어서 갖은 양념에 버무린 요리. 흔히 '경상도식'과 '전라도식'으로 구분하는데, 경상도식은 간장이 주가 되고 전라도는 고추장이 주가 되는 것으로 구분한다. 그밖에 설탕, 참기름, 마늘, 깨소금과 같은 양념들이 들어간다. 여기에 를 채썰어서 같이 올리는 곳도 많고, 날달걀 노른자를 넣어서 비비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의 결혼식 뷔페에 가면 빠지지 않고 끼어 있는 요리 중 하나. 다만 이런 뷔페 육회는 정말 고급 아니면 냉동육이 많다. 냉동이 덜 풀려서 서걱서걱하는 샤베트 느낌이 나기도 한다.

신선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수입 소고기를 파는 음식점도 육회나 육사시미 만큼은 한우 또는 적어도 국내산 육우나 젖소 같은 국산 소고기를 쓰는 게 보통이다. 다만 결혼식 뷔페에 나오는 육회는 방금 나온 거면 해동이 안 되어 있어서 서걱서걱 씹히는 맛이 나는 것으로 봐서는 수입 소고기일 확률이 거의 100%.

구이로 쓰는 고기와는 달리 기름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우둔살(엉덩이)과 같은 부위가 쓰이는지라 구이 종류와 비교하면 무게 당 가격은 싼 편이다.[1] 물론 딱 고기 무게인 구이와 달리 육회는 양념과 배의 가격도 들어가긴 해도 그거 감안해도 구이보다는 싼 편. 그리고 도 나름대로 비싸거든? 좀더 고급진 육회는 홍두깨살[2]이나 치마살을 쓴다고 홍보한다.

그냥 날고기를 처럼 썰어서 간장이나 참기름에 찍어먹는 요리는 육사시미로 부르는데, 이 두 가지 요리가 용어 문제로 좀 골치다. 자세한 것은 육사시미 항목 참조.

주로 소고기로 만들지만 제주도에서는 말고기로도 만든다. 육회로도 먹고 육사시미로도 먹고 구워도 먹고 탕으로도 먹으니 거의 이나 나 비슷비슷. 먹어보면 큰 차이가 없다.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서는 닭고기도 육회로 만들어 먹는다. 소고기처럼 기름이 없는 닭가슴살이나 닭안심 부위가 주로 들어가는데 심지어 닭똥집도 들어간다. 다만 닭고기 육회에는 설탕은 안 들어가고 마늘참기름, 깨소금 정도만 넣고 버무린다. 일본말고기닭고기육사시미 형태로 먹는다.

육회 탕탕이.

육회에다가 낙지 탕탕이를 함께 내는 육회 탕탕이[3]도 육회 전문점의 인기 음식이다.[4] 특히 소고기낙지도 구하기 쉬운 목포 일대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제주도말고기 육회.

돼지고기는 우리나라에서는 구울 때도 바짝 익혀 먹는 만큼, 육회로는 잘 안 먹을 것 같지만 멧돼지 육회는 은근 별미로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산 주변에 있는 식당들 중에 멧돼지고기를 취급하는 가게를 찾아 보면 육회를 파는 곳들이 있다. 야생 멧돼지는 운동을 많이 하므로 기름기가 적고 근육이 발달해서 살이 뻑뻑한 편이라, 구워먹기보다는 육회로 먹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문제는 야생 멧돼지는 기생충을 품고 있을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농장에서 사료를 먹여 키운 돼지는 기생충이 있을 가능성이 낮지만[5] 야생에서 이것저것 잡아먹고 사는 멧돼지는 얘기가 다르다. 실제로 2011년에는 지인이 사냥한 멧돼지를 받아서 동네 주민 20여 명과 육회를 비롯한 여러 가지 요리를 해먹었다가 집단으로 선모충에 감염되어 병원에 실려간 사례도 있다.[6] 다만 소수긴 하지만 멧돼지 농장도 있고 여기서 사육되는 멧돼지는 집돼지와 교잡한 것이 많고, 통제된 환경에서 사료로 키우므로 기생충 위험은 보통의 사육돈 수준으로 낮다. 과연 그걸 손님이 확실히 구별할 수 있느냐가 문제긴 하지만.

제주도 향토음식으로 새끼돼지[7]로 만든 애저회도 있다. 육회와는 달리 고기를 잘게 다져서 만든다. 제주도에서는 말고기도 꽤 먹는데 말고기 육회도 있다. 말고기소고기와 비슷하지만 기름기가 적은데, 소고기도 육회에 쓰이는 부위는 기름기가 적기 때문에 말고기 육회는 소고기 육회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무척 비슷한 맛이다. 서양식 육회라고 할 수 있는 스테이크 타르타르프랑스말고기도 많이 쓴다.

Yukhoe bibimbab.jpg

비빔밥 재료로도 쓰인다. 육회와 채소를 넣어서 비벼먹는 육회비빔밥은 육회를 파는 고깃집이나 비빔밥 전문점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외국의 육회

일본에도 건너가서 ユッケ(육케)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당연히 한국의 '육회'에서 온 이름. 그런데 소고기 육회는 볼 수 없고 생선을 비슷한 방식으로 양념하고 무쳐서 ユッケ로 판다. 우리나라 같으면 무침회라고 했을 음식이지만 고추장 양념에 버무리기 때문에 육회와도 무침회와도 맛 차이가 많이 난다. 일본에서도 한국식 고기구이와 함께 소고기 육회도 전파되어 한때는 꽤 인기가 있었지만 2011년에 야키니쿠 체인점에서 소고기 육회를 먹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O157 대장균에 의한 요독성 용혈 증후군을 일으켜 그 중 다섯 명이 목숨을 잃는 사태가 벌어졌다. 유통기한이 지난 소고기를 사용한 게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이미 날고기 때문에 식중독 사고가 여러 차례 일어났기 때문에 일본 후생성은 1998년에 소고기에 관하여 '생식용식육의유통기준'이라는 제도를 만들어서 날고기로 먹을 목적인 고기에는 '생식용'이라는 표시를 붙이고 검사기준을 강화했는데, 이 규제를 만족시키는 데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가 '고기 덩어리의 표면에서 깊이 1cm 이상 부분까지 60℃에서 2분 이상 가열'이라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육회는 먹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물론 저렇게 가열 처리하고 나서 익은 부분은 제거한 다음에 그 안의 고기만 육회로 만드는 법도 있겠지만 버리는 부분이 너무 많아지므로 가격이 엄청 뛸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말고기는 '바사시'라고 해서 육사시미나 육회로 잘만 먹으며 닭고기육사시미타타키로 잘만 먹는다. 자국에서는 먹기 힘든 음식이 되다 보니 한국에 온 일본인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음식 중에 하나가 소고기 육회다.

서울에서 싸게 먹고 싶다면 종로 광장시장 쪽에 있는 육회 골목을 추천한다. 젖소육우긴 하지만 그래도 국산을 사용하며 넉넉한 양에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남자 둘이 가서 육회에 육회비빔밥 하나 시키면 넉넉하게 배도 채우고 술도 마실 수 있다. 고든 램지도 여기서 육회를 먹었는데 뒤에 나오는 것처럼 같이 나온 낙지 탕탕이 때문에 꽤 논란이 일었다.

Steak tartare.jpg

서양 사람들은 날고기를 먹는 것을 미개하게 보네 어쩌네 하지만 서양에도 육회와 비슷한 음식이 있다. 스테이크 타르타르[8][9](steak tartare)라는 것인데, 소고기말고기를 날것으로 다진 다음 뭉쳐서 모양을 만드는 음식이다. 심지어 육회처럼 날달걀 노른자를 넣어서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이 한국의 육회를 '타르타르'라고 부르곤 한다. 아래에 나오지만 고든 램지도 한국에서 육회를 보고 '타르타르'라고 불렀다.

스테이크 타르타르는 몽골에서 유래해서 유럽 쪽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유럽에서는 특히 슬로바키아와 체코에서 흔히 볼 수 있고 프랑스에도 있다. 위 사진이 프랑스에서 찍은 것. 미국에서는 독일 이민자들이 많이 건너왔던 위스콘신 주가 스테이크 타르타르와 친숙하다고 한다. 날고기이긴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육회는 고기를 채썰지만 스테이크 타르타르는 다지거나 갈아서 만든다는 것. 갈은 고기를 뭉쳐서 만드는 음식 중에 햄버그 스테이크솔즈베리 스테이크 같은 것들이 스테이크 타르타르로부터 발전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것과는 약간 다르지만 날고기를 얇게 저며서 레몬즙과 올리브유, 마늘, 케이퍼베리를 올려 만드는 카르파초라는 이탈리아요리도 있다. 유럽 쪽에는 이렇게 날고기를 사용한 요리가 이 나라 저 나라에 꽤 있다.

독일돼지고기를 사랑하는 나라답게 돼지고기 육회가 있다! 메트(Mett)라는 것인데 잘게 다진 돼지고기소금후추, 마늘, 캐러웨이를 잘게 썰어서 고기와 버무린다. 여기에 다진 양파를 넣은 것은 즈바이벨메트라고 한다. 이나 크래커에 올려서 먹는데, 다만 독일 안에서도 호불호가 엇갈려서 주로 북부 지방의 중년층들이 선호한다고 한다.[10] 독일 법률로는 섭씨 2도를 넘으면 안 되며, 얼음을 써서는 안 되기 때문에 드라이아이스를 주로 사용한다. 메트를 고슴도치 모양으로 뭉친 다음 양파 썬 것을 꽂아서 고슴도치 모양으로 만드는 메티겔(Mettigel)이라는 것도 있으며, 파티 음식으로 쓰인다. 소시지로 만든 것은 메트부르스트(Mettwurst)라고 하는데, 그 상태에서 그냥 먹거나 훈제해서, 또는 익혀서 먹는다. 벨기에덴마크에서는 비슷한 음식을 소고기로 만든다.

2017년 11월에 고든 램지가 한국을 방문해서 이것저것 한국 음식을 먹었는데, 광장시장에서 육회 탕탕이를 보고 올린 페이스북 포스트가 꽤 논쟁거리가 됐다. 고든 램지는 낙지가 육회 위에서 꼬물꼬물거리는 것을 영상으로 올리면서 "I think there’s something moving in my tartare !!" (내 타르타르 위에서 뭔가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아!) 하고 올렸는데 이걸 보고 경악하는 댓글이 있는가 하면 문화의 차이니 뭐라 할 게 아니라는 댓글도 올라오면서 아무튼 키배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11] 사실 산낙지를 그대로 먹는 우리 식문화는 외국에서는 엽기적이거나 잔인한 것으로 취급 받고 있어서 영화 <올드보이> 초반에 오대수가 산낙지를 먹는 장면을 본 외국인들 중에는 꽤나 충격 받은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각주

  1. 우리나라에서 소고기돼지고기는 구이로 인기 좋은 부위가 비싸다.
  2. 우둔살 옆에 긴 원통 모양의 홍두깨처럼 붙어 있는 반힘줄모양근을 분리하여 다듬은 고기로, 우둔의 일부로 볼 수도 있다.
  3. 소고기 탕탕이라고도 부른다.
  4. 이것 말고도 소갈비와 낙지로 끓이는 전골 요리인 갈낙탕, 소불고기낙지로 끓이는 불낙전골처럼 낙지소고기를 함께 쓰는 요리가 몇 가지 더 있다.
  5. 그래서 요즈음의 돼지고기는 굳이 바짝 익혀먹지 않고 소고기처럼 구워먹어도 되지만 이미 사람들은 바짝 구운 삼겹살에 익숙해져 있고, 여전히 기생충에 대한 불안감은 있어서 돈카츠 같은 돼지고기 요리를 일본처럼 속이 약간 발그레한 정도로 익혀서 냈다가는 설익었다고 항의를 받기 일쑤다. 사실 이것조차도 덜익은 게 아니라 신선한 돼지고기체액 속 미오글로빈 때문에 생기는 일인데도 말이다.
  6. "멧돼지 육회 먹고 기생충 집단 감염", YTN, 2011년 12월 15일.
  7. 애저찜처럼 아직 출산하지 않은 자궁 속에 있는 새끼돼지로 만드는 게 원래 방식이다.
  8. 타르타르 소스와는 관계 없다.
  9.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 스테이크'라는 어법에 익숙해서 '타르타르 스테이크'라고 부르지만 '스테이크 타르타르'가 정확한 이름이다. 다만 영어권에서도 '타르타르 스테이크'라고 쓰기도 한다. 영어판 위키피디아에서도 그렇게 밝히고 있다.
  10.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 생돼지고기를 빵과 함께… 독일 별미 ‘메트’", 서울신문, 2019년 10월 31일.
  11. "고든 램지 페이스북에 올라온 '육회탕탕이' 영상을 두고 세계인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017년 11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