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중국의 특별행정구역. 포르투갈 식민지였으나 중국에 반환되었다. 그래서 안내문은 영어보다 포르투갈어를 더 흔하게 볼 수 있다.
홍콩과 마찬가지로 특별행정구역이기 때문에 중국과는 다른 정치 및 사회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여권도 다르다. 2049년까지는 지금의 사회 및 경제 체제를 유지하도록 조약으로 보장되어 있다. 그런데 중국 정부와 자주 충돌을 일으키는 홍콩과는 달리 마카오는 조용하다. 영국 식민지 상태로 있으면서 동아시아 금융과 비즈니스 중심지로 입지를 다진 홍콩에 비해, 마카오는 포르투갈 식민지 상태에서 딱히 덕본 게 없다. 에그타르트로 유명해진 거 빼고? 오히려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카지노 산업이 가파르게 발달했고 여러 모로 사정이 나아진 편이라 마카오 사람들은 대체로 중국 반환에 긍정적이다. 물론 홍콩처럼 자유가 후퇴하는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다. 아마도 홍콩보다는 수월하게 중국에 통합될 듯하다.
영토는 본토라 할 수 있는 마카오와 다리 건너 있는 섬인 타이파 및 콜로안으로 구성되어 있다.
카지노
마카오 하면 생각나는 것은 역시 수많은 카지노들. 처음 가본 사람들은 여기가 마카오인지 라스베이거스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그러니까 라스베이거스는 가봤다는 얘기? 실제로 MGM을 비롯한 라스베이거스 자본들이 대거 마카오에 진출해 있어서 으리으리하고 휘황찬란한 환락도시의 밤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동양의 모나코라고도 부르는데, 작은 도시국가에 카지노가 주요 수입원인 것도 그렇고, 모나코의 주요 도로를 막고 개최하는 F1 모나코 그랑프리가 대박 행사인 것처럼 마카오도 주요 도로를 막고 개최하는 마카오 그랑프리가 아시아권에서는 세계적으로 굉장히 유명한 모터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다.[1]
홍콩이 일찌감치 영국의 버프를 받아 비즈니스 도시로 금융계를 비롯한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곳을 동아시아권 전진기지로 활용한데 반해, 마카오는 모호한 처지였다. 중국 반환 뒤에는 뭘 먹고 살아야 하나 걱정될 정도. 결국 돌파구를 찾은 것은 카지노, 사실 마카오가 지금과 같이 카지노로 흥한 것은 중국에 반환된 후다. 그 이전에는 카지노는 그랜드 리스보아 하나 뿐이었다. 이때까지는 그랜드 리스보아 소유주인 스탠리 호라는 중국인이 마카오의 경제를 사실상 꽉 잡고 있었다. 카지노만이 아니라 백화점도 쥐고 있었는데, 부인의 생일이면 전 품목 대폭 할인 행사를 열었기 때문에 이 양반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마카오가 중국에 반환된 이후 중국 정부가 '니들은 홍콩처럼 되기는 힘드니 카지노로 먹고 살아라!' 하고 카지노 관련 규제를 대폭 풀어버리면서 약 10년 만에 규모 면으로만 보면 라스베이거스까지 뛰어넘는 거대한 카지노 도시로 발돋움 했다.
도시 전체에 호텔과 카지노가 깔려 있어서 종종 라스베이거스와 비교되는데 카지노 수는 오히려 마카오가 더 많다. 앞서 언급했듯 사실 마카오 카지노의 상당수는 라스베이거스 자본이다. 규모도 으리으리해서 처음 가 보면 질려서 감히 도박할 엄두가 안 날 정도. 딜러로 마카오 주민만 고용할 수 있게 되어 있으므로 젊은층도 일자리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때는 실업률이 1.7%로 완전고용 상태였다. 굳이 대학 안 가도 딜러 교육만 받으면 일자리는 있으니 이웃 홍콩에 비하면 학교도 별로고 교육열도 별로다.
본토인 마카오에 있는 카지노들은 좀 오래된 것들이 많은 반면 타이파 쪽은 비교적 새로 생긴 것들이다 마카오에 있는 MGM이나 Wynn, 스타월드 같은 카지노도 보는 사람 압도할 만큼 크지만 타이파 쪽에 있는 베네티안이나 갤럭시, 시티 오브 드림 같은 곳은 정말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크고 아름다운 규모를 자랑한다.
그런데 카지노가 몰려 있는 쪽은 카지노 말고는 정말 별거 없다. 먹을 데도 많지 않고 그냥 번쩍거리는 간판만 가득하다. 대부분 사치품이나 전자제품 파는 가게들... 이런 데만 돌아다니다 보면 마카오는 카지노 말고는 개뿔 없네?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도나광장을 중심으로 한 구시가지 쪽으로 가보면 정말 도시 번화가 풍경이 펼쳐지고, '여기도 정말 사람 사는 동네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침체기
동양의 라스베이거스란 별명까지 얻으면서 환락 도시로 승승장구하는 마카오였으나... 중국이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경기에 찬물 정도가 아니라 아이스 워터를 끼얹어 버렸다. 2015년 1분기 GDP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5%나 떨어져 버렸다. 그렇다고 감히 중국 공산당에다 대고 전쟁 좀 살살 좀 하라고 그럴 수도 없고... 이것 말고도 마카오가 고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주식시장. 후강통 이후 본토에서 홍콩시장 거래가 쉬워졌고 반대로 외국 투자자들도 상하이증시 투자가 쉬워져서 주가가 팍팍 뛰다 보니 '뭐하러 마카오에 베팅하러 가나 주식시장에 베팅하지,' 하는 분위기가 부자들 사이에 퍼진 것. 다급해진 마카오는 중국인 입국 및 체류 조건을 대폭 완화했지만 당분간은 고전을 면치 못할듯. 그런데 중국 주식시장도 2015년부터는 개판이 되어 가고 있다. 그래도 새로운 카지노와 호텔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개판 되기 전부터 시작한 공사니 안 할 수도 없고 뭐.
통화
자체 통화인 마카오 파타카가 있다. 홍콩 여행 가는 사람들 중에는 페리로 한 시간이면 갈 수 있고 무비자 입국인 마카오도 일정에 넣는 경우가 많은데 파타카 환전을 따로 할 필요는 없다. 마카오에서도 거의 다 홍콩 달러가 통한다. 다만 파타카가 환율로는 좀 더 싸지만 마카오에서 홍콩 달러를 쓰면 그냥 1:1로 퉁쳐버린다. 그러다 보니 상인들 중에는 오히려 홍콩 달러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거스름돈은 파타카로 준다... 반면 파타카는 홍콩에서 안 통한다. 파타카가 좀 더 싸다고는 하지만 환전 수수료 생각하면 그냥 홍콩 달러 쓰자. 어차피 우리나라에서는 파타카로 바로 환전도 안 된다. 더 깨는 건 카지노에서는 파타카를 안 받고 홍콩 달러만 받는다. 파타카밖에 없으면 환전소에서 홍콩 달러로 환전 먼저 해야 한다. 본격 자국 통화 능욕 모드.
교통
인구가 700만이나 되는 홍콩과 비교하면 40만이 조금 넘는 마카오는 여러 가지로 단순하다. 시내 대중교통은 도시철도는 없고[2] 버스와 택시가 다 커버하고 있다. 대부분 큰 호텔과 카지노는 페리 터미널과 공항을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마카오 천지에 널린 게 호텔 카지노니 셔틀버스만 잘 타면 상당히 돈을 절약할 수 있다. 공항이나 페리 터미널에서 호텔 갈 때는 돈 쓰지 말고 이거 타자. 자기가 묵을 호텔에서 셔틀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해도 근처에 있는 호텔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에서 내려서 그 호텔 안 들어가도 뭐라 안 한다. 심지어 미성년자들도 잘만 타고 다닌다. 게다가 버스 안에는 무료 와이파이까지 제공하는데 속도도 괜찮게 나온다.
하지만 카지노가 모여 있는 곳은 구도심과는 떨어져 있기 때문에 중심가 쪽으로 나가려면 돈 내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일반 시내버스 요금도 싸서 3.20 파타카 정도 밖에 안 한다. 우리 돈으로는 500원도 안하는 엄청 저렴한 가격. 택시비는 대략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면 된다. 마카오도 마카오패스(Macau Pass)라는 교통카드를 도입했다. 전자화폐 기능도 가지고 있어서 편의점을 비롯한 일부 가게에서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바깥에서 마카오로 들어가는 방법은 크게 항공과 페리, 육로가 있다. 육로는 당연히 중국 본토 주하이시 쪽에서 들어가는 것이고, 마카오공항이 있어서 인천이나 부산에서 마카오로 가는 직항편이 운항되고 있다. 하지만 운항 편수가 많지 않아서 또는 마카오에 별로 볼 게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홍콩에서 페리를 통해서 마카오로 들어가는데, 한 시간 밖에 안 걸리므로 큰 부담이 없다. 인천-마카오는 에어마카오와 진에어, 부산-마카오는 에어부산에서 운항하는데 잘해야 하루에 한두편 남짓이다. 참고로 아시아나항공에서 인천-마카오 예약이 가능한데 알고 보면 에어마카오 공동운항이다. 반면 홍콩은 일단 인천에 캐세이퍼시픽이 5편을 때려박고 있고 부산에도 자회사인 드래곤에어가 홍콩 직항을 운항한다. 여기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하루에도 몇 편씩 홍콩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고 그밖에 여러 저가항공사들도 가세하고 있으므로 시간 선택의 폭이 무척 넓다. 경쟁이 많으므로 값싼 항공권을 구하기도 쉽다. 게다가 홍콩국제공항에서 입국하지 않고 페리를 타고 바로 마카오로 갈 수도 있다. 출입국심사를 홍콩이 아닌 마카오에서 하며 짐도 마지막 목적지까지 부쳐주므로 굉장히 편리하다. 자세한 것은 홍콩국제공항 항목 참조. 사실 도박하러 갈 거 아니면 마카오에 오래 있을 이유도 없으니 홍콩 놀러간 김에 잠깐 마카오 다녀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선전공항과 마카오를 직접 잇는 페리도 있지만 홍콩공항과 같은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으므로 일단 입국심사를 거쳐야 한다. 즉 중국 비자가 필요하다. 선전은 72시간 무비자 대상도 아니므로 짤없다. 다만 마카오 페리 터미널에서는 중국 항공사들의 체크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문제는 유료라는 거...
돈이 덤빈다면 홍콩-마카오를 페리 말고 헬리콥터로 가는 방법도 있다. 페리 터미널 옥상에 헬리콥터 착륙장이 있어서 수시로 헬리콥터가 내리고 뜬다. 15분밖에 안 걸리므로 월등히 빠르지만 워어어얼등히 비싸다. 페리로는 홍콩만이 아니라 중국 선전으로도 오갈 수 있다.
관광
한국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나오면서 한국에서 관광지로 인기가 올라갔지만[3] 관광지로서 그닥 매력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홍콩에 비하면 쇼핑으로 보나 관광지로 보나 여러 모로 매력은 떨어진다. <꽃보다 남자>로 유명해진 세도나광장에 가봐도 그냥 평범한 공터에 그닥 매력적이지 않은 분수가 있는 정도다. 다만 그 주위로는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 분위기를 팍팍 풍기는 유럽풍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마카오에 관광을 왔다면 기본 코스는 세도나광장과 세인트폴성당 유적이다. 마카오 페리 터미널에서 가려먼 3번 버스를 타면 딱 세도나광장 바로 근처에서 내릴 수 있다. 굳이 무료로 가겠다면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고 호텔 앞에서 내려서 걸어가는 게 가장 가깝다. 세도나광장에서 인파가 주로 흐르는 쪽을 따라가면 십중팔구는 세인트폴성당 유적까지 갈 수 있다. 사진 몇 방 찍어주고 오던 길로 돌아가서 버스 타고 숙소로 가면 된다.
이벤트
마카오가 자랑하는 가장 큰 이벤트는 뭐니뭐니해도 마카오 그랑프리. 포뮬러 3가 메인 이벤트지만 웬만한 F1 경기도 울고 갈 정도로 명성이 높다. 코리아 그랑프리는 울다 지쳐 잠들었습니다. 원래 F1 말고는 못쓰게 하는 그랑프리란 타이틀을 FIA가 허락한 게 괜히 그런 게 아니다.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 참조.
먹고 마시기
디저트 쪽으로는 좀 알려진 것들이 있는데, 일단 포르투갈에서 유래된 에그타르트가 마카오에 와서 꽃피었고 한국으로도 유입되었다. 아몬드 쿠키도 마카오가 자랑하는 명물. 그런데 달걀이나 아몬드나 마카오산은 아닐 거다. 자체 맥주인 마카오맥주도 있는데, 솔직히 별로다. 홍콩의 블루걸이나 마카오의 마카오맥주나. 그냥 기념 삼아 한번 마시고 딴 거 마시자.
기본적인 음식 문화는 홍콩과 비슷한 광동식 중국음식이다.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만큼 포르투갈음식점도 가끔 보이고, 한국음식점도 찾아보면 있다. 물론 국제 도시인 만큼 동서양의 어지간한 요리들은 찾으면 다 음식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