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공항
호주 멜버른은 물론 빅토리아 주 항공교통의 중심지. 털라마린공항(Tullamarine Airport)이라고도 한다. IATA 코드명은 MEL. 근처에 있던 에센돈공항이 멜버른의 관문 구실을 했지만 수요 감당이 안 되자 새로 건설, 1970년에 개항했다.
시드니공항과 마찬가지로 패스트트랙 제도가 있다. 항공권을 발급 받을 때 익스프레스 카드(Express Card)라는 1회용 종이 카드를 주는데, 이걸 보여주면 보안검색이나 입국심사를 전용 창구에서 받을 수 있다. 사람이 많이 몰릴 때는 시간을 정말 많이 절약할 수 있다. 잘못 걸리면 출입국 절차에 30분은 족히 잡아먹을 수도 있는데 익스프레스 카드가 있으면 10분도 안 걸린다. 비즈니스 클래스나 우수 회원에게 각 항공사가 제공한다. 자격이 된다면 꼭 챙기자. 다 끝내고 나가면서 출입국심사대에 줄서있는 사람들을 보면 우월감 짱이다. 이런 불쌍한 평민들 같으니라고~ 그리고 나서 이코노미 클래스에 앉는 순간 너도 평민. 도착용 익스프레스 카트도 따로 있어서 입국심사와 세관 검사를 전용 줄에서 받을수 있다. 다만 도착용 카드는 체크인 할 때 카운터에서 주는 항공사도 있고, 비행기 탈 때 게이트 앞에서 주는 항공사도 있으니 좀 헷갈릴 수 있다. 특히 경유편으로 갈 때에는 출발지 카운터에서는 익스프레스 카드를 잘 모를 수도 있다. 이럴 때는 너무 싸우지 말고 일단 경유지에 가서 문의하자.
한국 여행객들이 여권에 커버 씌우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입출국 심사 받을 때 미리 벗겨놓자. 출입국심사 직원들이 벗기라고 한다. 심지어는 한국에서 비행기 들어오면 입국심사대에서 한국말 전혀 못하는 백인 직원이 벌떡 일어나서 대기줄애 있는 사람들애게 "껍데기! 껍데기!" 하고 외치면서 여권 커버 벗기는 시늉을 하는 광경을 가끔 볼 수 있다. 한국서 온 여행객들이 오죽들 커버 씌우고 다니면 껍데기란 말을 배웠을까... 한국어 전파에 앞장서는 자랑스런 한국인들. 직원들이 괜히 커버 벗기라고 하는 거 아니다. 여권 위변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말 좀 듣자. 그리고 그렇게 여권 애지중지 안 해도 안 찢어진다. 표지 엄청 튼튼하다.
터미널
여객터미널은 모두 네 개가 있는데. 주루룩 붙어 있기 때문에 걸어서 오갈 수 있을 정도다. 제1-3터미널은 안쪽으로도 통로가 있어서 밖으로 안 나가고 오갈 수 있다.
제1터미널은 콴타스와 제트스타 국내선, 제2터미널은 국제선, 제3터미널은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국내선이 쓰고 있다. 셋이 나란히 붙어있기 때문에 별다른 교통수단 없이 걸어서 오갈 수 있다. 다만 원래 화물 관련 시설로 쓰던 외따로 떨어진 제4시외버스터미널은 타이거에어가 쓴다. 어찌나 항공사랑 딱 어울리는지. 그러나 제3터미널 옆에 새로 제4터미널을 신축하면서 접근성이나 시설은 많이 나아졌다. 다만 항공사가 나아진 것은 아니다. 제1터미널에 콴타스하고 같이 있던 제트스타가 신축한 제4터미널로 옮겨 왔다. 하지만 항공사에 관계 없이 국제선은 무조건 제2터미널이다.
제2터미널과 제3터미널 사이에 멜버른의 유명 펍 가운데 하나인 P.J. 오브리언(P.J. O'brien's)의 지점이 있다. 비행기 탈 때 시간 남으면 한 번쯤 가보자. 단, 일반 구역 안에 있으므로 퍼마시다가 늦지 않도록 주의하자. 아침 7시부터 문을 열고, 빅 브렉퍼스트에 기네스 1 파인트를 더한 세트를 판다. 하긴 기네스가 색깔이나 맛이나 커피랑 비슷하니까.
접근성
시드니공항이나 브리스번공항과는 달리 공항철도 노선이 없다. 애덜레이드공항도 철도로 갈 수 없지만 거기는 아예 도시철도 노선이 없어서 그런 거고, 도시철도망이 상당히 잘 갖추어져 있는 멜버른이 공항철도가 없는 것도 뭔가 요상하다. 만든다는 떡밥은 꽤 오래전부터 돈 모양인데 아직 삽 뜰 조짐도 없다. 그냥 버스 타자.
서던크로스역과 멜버른공항 사이를 논스톱으로 24시간 운행하는 스카이버스(SkyBus)가 가장 널리 쓰이는 대중교통 수단이다. 보통 때에는 10분 간격으로,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심야시간대에는 15-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보통 때는 20분, 러시아워 때는 30분 가량 걸린다. 심야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굴절버스를 운행하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기도 하다. 서던크로스역 버스 터미널에서는 소형 버스로 주요 호텔까지 데려다 주는 환승 서비스도 제공한다.
문제는 가격이 무려 18 AUD 욕 나오는 가격. 우리나라의 리무진 공항버스보다 시간도 짧고 가격은 비싼데도 좌석은 그냥 시내버스 수준이다. 우리나라 공항버스는 기사님이 큰 가방을 짐칸에 실어주고 빼주고 하지만 여긴 그런 거 없다. 자기가 가지고 타서 객실 안 짐칸 선반에 넣었다 뺐다 해야 한다. 예전에는 가격을 약간 깎아주는 왕복권을 팔았지만 그나마도 없어졌다. 에이 18 AUD. 다만 10개 묶음으로는 좀 싸게 판다. 너무 욕 나오는 가격이라 생각하셨는지 2016년에는 19 AUD로 올랐다. 2011년만 해도 16 AUD였는데 2013년에 18 AUD로 올렸고 2016년에 또 1 AUD 올린 것. 이 추세 대로라면 2019년에 20 달러 고지도 돌파할 기세. 이로서 스카이버스는 호주에서 가장 비싼 공항버스가 되었다. 시드니나 브리스번과는 달리 공항철도가 없고 거의 스카이버스 독점에 가까운지라 이런 짓이 가능한 듯.[1] 아직 공항철도는 삽도 못 뜬지라 스카이버스의 폭리는 당분간 계속될 분위기다.
타이거에어 이용하는 분들, 특히 크고 아름다운 짐을 가지고 가는 분들에게는 애도를 표해야 하는데 터미널 4는 스카이버스 정류장과 한참 떨어져 있다. 카트? 그쪽은 그런 거 없슈. 터미널 4가 새로 터미널 3 옆에 신축되면서 사정은 많이 나아졌다.
사전 예약제로 문앞까지 와서 픽업해가는 소형 공항버스도 있고(물론 요금은 스카이버스보다 비싸다), 일반 버스도 몇 편 있다.
2015년 말에 일반 버스를 위한 정류장이 터미널 4에 가깝게 옮겨온다고 한다. 타이어에어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고 콴타스 타는 사람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하지만 스카이버스 정류장은 종전과 같다. 저가항공사 타는 사람들은 버스도 싼거 타라는 배려.
그나마 아발론공항보다는 훨씬 나은 편. 멜버른에서 아발론공항으로 가려면 서던크로스역에서 하루 다섯 번 출발하는 버스가 전부. 거리도 멀다. 하긴 아발론공항에서 운항되는 비행편이 제트스타 의시드니행 다섯 편밖에 없는지라... 접근성이 나쁜 변두리 공항에 들어가는 건 저가항공사의 기본 전략 중 하나다. 접근성 나쁜 공항일수록 이용료가 싼 편이니까. 그렇다고 이 공항을 이용하는 제트스타가 아발론만 이용하냐 하면 그건 아니고, 멜버른공항 쪽 항공편이 훨씬 더 많다.
택시야 겁나게 비싸고, 옛날에는 담배 한 보루면 공항 픽업 나오는 교포들이 많았다. 이제는 50 개비까지만 면세라서 시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