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
콩을 주 원료로 발효시켜 만드는 장의 일종. 부재료로 쌀이나 보리, 밀가루와 같은 다른 곡물이 들어갈 수도 있다.
삶은 콩을 뭉쳐서 메주를 만들고, 이것을 그늘에 매달아 놓으면 곰팡이 균이 붙어서 발효가 된다. 발효된 메주를 소금물에 띄운 다음 건져내서 짓이겨 숙성시키면 된장이 완성된다. 처마 밑에 매달아서 곰팡이가 앉은 메주는 우리나라 시골의 정취를 상징하는 풍경 중 하나. 한편 메주를 띄운 소금물을 졸여서 만든 게 간장이다. 물론 요즘은 도시 가정들은 공장제 된장을 사먹는 집들이 많아서 제조 공정 자체도 속성으로 만들어진다. 공장 된장과 반대 개념으로 전통 방식으로 만든 것을 집된장이라고 하는데, 집된장과 공장 된장은 일단 색깔에서부터 확 차이가 난다. 집된장이 훨씬 색깔이 붉고 진하다. 맛도 집된장이 훨씬 묵직하고 진하다.
종종 청국장 또는 일본의 낫토와 비교되는데, 주 재료나 생긴 모습도 비슷하고 구수한 감칠맛을 낸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지만 만드는 방법이나 냄새, 맛이 된장과는 상당히 다르다. 청국장은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고 빨라서 전통 방식이라고 해도 3~4일 안에 완성되지만 된장은 과정이 훨씬 복잡하고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한국
일단 된장의 원조는 한국으로 보는 설이 우세하다. 중국의 <삼국지위지동인전> 기록에도 고구려가 장양(贓釀), 즉 장이나 술 담그기를 잘 했다는 기록이 있고 메주에 관해서도 중국 문헌에 '외국에서 온 것'이라는 기록이 여럿 발견되었다. 한국이 일본에 메주 만드는 기술을 전파했다는 기록은 다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메주가 중국에도 건너갔거나 아니면 일본을 거쳐서 들어갔거나, 아무튼 한국이 원조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스로, 된장국이나 된장찌개와 같은 국물 요리는 물론이고 무침[1], 볶음 요리에도 양념으로 된장을 쓸 수도 있고 날것 그대로 또는 고춧가루 혹은 고추장과 다진 마늘을 비롯한 양념을 해 버무린 쌈장은 쌈이나 채소를 찍어먹는 소스로도 사랑 받는다.
일본
일본에서는 미소(みそ,味噌)라고 부르며 역시 널리 쓰이는 필수 식재료다. 콩으로만 만들거나 밀가루만 조금 섞어서 만드는 게 보통인 한국의 된장과는 달리 일본의 미소는 콩과 쌀을 섞어 만든 시로미소가 가장 널리 쓰인다. 그 다음이 보리를 섞어 만드는 무기미소이고, 콩으로만 만드는 아카미소(핫초미소)는 나고야를 중심으로 한 추부 지방 쪽에서만 주로 쓰인다. 세계적으로는 일식이 먼저 널리 퍼졌기 때문에 한국의 된장국이나 찌개보다는 일본식 된장국인 미소시루가 역시 더 먼저 퍼졌다. 물론 국물만이 아니라 각종 요리의 양념으로도 널리 쓰인다. 사용 범위로 본다면 한국과 일본이 막상막하.
중국
중국도 된장이 소스로 널리 쓰이고 있는데 종류가 다양하게 갈라졌다. 두반장, 해선장, 첨면장과 같은 것들이 알고 보면 다 된장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이 중 첨면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춘장으로 변화했고, 짜장면의 주 재료로 우리에게도 무척 친숙한 중국식 된장.
그밖에
벌에 쏘였을 때 된장을 바르면 독기가 빠진다는 민간요법이 있다. 산성 독인 벌침 독을 염기성을 띠는 된장이 중화시킨다는 것인데, 옛날에야 별다른 치료약이 없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상처 감염 위험이 있으므로 별로 권장되지 않는 방법이다. 약국에서 파는 암모니아수로 중화 효과를 낼 수 있다. 소변을 바르면 낫는다는 민간요법도 소변의 암모니아 때문이며, 이 역시 2차 감염 위험이 있으니 삼가는 게 좋다.
속어로 말썽 부리는 개한테 "확 된장 발라버릴라!" 하는 말이 있다. 개를 잡은 다음 된장을 넣어서 삶은 게 유래다. 즉 "확 삶아 먹어버릴라!"라는 뜻.